태풍 '미탁' 제주에 큰 상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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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미탁' 제주에 큰 상흔
  • 고기봉 기자
  • 승인 2019.10.04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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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지대 침수피해 무분별한 개발 행위로..

[시사매거진=고기봉 기자] 제18호 태풍 ‘미탁’의 북상으로 제주에 강한 바람과 폭우가 쏟아지면서 시설물 파손과 침수 등 피해가 잇따랐다. 2일 새벽 3시쯤에는 서귀포시 성산읍 신풍리 마을에서는 갑자기 몰아친 돌풍으로 주택 5동과 창고 1동, 컨테이터 창고 2동이 파손되고 감귤 비닐하우스 6동이 순식간에 무너지며 아수라장이 됐다.

서귀포시 성산읍 신풍리 지붕 강풍으로 날아가고 감귤 하우스 농장이 파손됐다.

 이로 인해 3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고, 10가구·30명이 성산읍 숙박시설에서 임시로 거주하고 있는 상태다. 강인식 신풍리장은 "밤사이 몰아친 돌풍으로 마을주민이 유리 파편에 맞아 병원으로 이송돼 수술을 받는 등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며 "더불어 태풍이 오기도 전에 산간지역에 많은 비가 내려 마을내 농경지가 상당수 침수됐다. 

서귀포시 성산읍 신양리 양어장 파손이 심각하다.

최근 파종한 월동무 등 싹을 막 틔우기 시작한 농작물이 태풍으로 큰 피해를 보게 됐다"고 우려했다. 서귀포시 성산읍 지역에서 발생한 잦은 침수피해 원인은 각종 개발로 상시적으로 물을 저장하는 소류지·연못 등 유지(溜池)의 매립 영향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지목상 유지는 물이 고이거나 상시적으로 물을 저장하고 있는 댐, 저수지, 소류지, 호수, 연못 등의 유지를 말한다.

서귀포시 성산읍 오조리 침수지역(개발 행위)은 배수로 확보가 필요하다.

 특히 오조리 일대 침수피해 원인은 매립지의 일부는 절대보전지역이었지만 토지주가 불법 매립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침수 피해가 계속되고 있다. 이처럼 지형상 우수 저류기능을 하고 있는 유지가 개발 영향으로 점차 사라지면서 발생하는 침수피해를 막기 위해 제주도는 개발행위 규제 강화, 우수처리방안 수립, 토지매입 등 중장기 저지대 침수 피해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제주도는 하천 상류에 저류지를 건설하는 등 방재대책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여전히 도내 곳곳에서 물난리가 끊이지 않아 방재대책이 구멍 났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제주도내에 지금도 물난리를 겪는 곳이 한 두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제주 동부지역은 물난리가 빈발할 정도로 집중호우에 취약하다. 

집중호우가 내렸다하면 침수피해가 벌어지기 일쑤다. 도대체 제주도는 그동안 재해 예방을 위해 무엇을 해왔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가뜩이나 제주 동부지역은 폭우가 내릴 경우 침수피해가 예상되는 곳이다. 

서귀포시 성산읍 오조리 무우 밭의 물에 잠겨 있다.

이번에도 동부지역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어김없이 많은 피해를 남겼다. 이런 물난리를 앞으로 얼마나 더 겪어야 하는지 답답하기 그지없다. 이참에 침수 등 재해가 우려되는 지역에 대한 세밀한 점검을 통해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재해는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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