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통신 시장 주도권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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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통신 시장 주도권 확보
  • 글_이준호 기자
  • 승인 2007.1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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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한국이 낳은 최첨단 기술 국제표준 채택
제네바에서 열린 ITU(국제 전기 통신 연합)회의에서 국제 표준으로 채택
지난 11월 18일 세계통신 시장을 선도할 한국의 와이브로 기술이 국제 표준으로 채택됨에 따라 한국이 세계의 3세대 통신 시장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이로서 와이브로 사업과 관련해 정보통신부는 오는 2012년 전 세계 와이브로 장비 시장 규모가 31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며, 와이브로 표준 채택에 따른 생산유발 효과, 고부가가치 유발 효과 등 한국이 얻게 될 이익이 앞으로 5년간 20조원을 넘을 것이라고 설명하며, 고용창출 효과도 향후 5년간 7만5000여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와이브로란 ‘Wireless Broadband Interne’의 약자로 넓은 지역에까지 도달하는 무선 인터넷이라는 뜻으로 기존의 무선 인터넷과의 차별성은 이동성을 강화한 것이다. 기존의 3G 무선 인터넷 서비스는 해당 기지국 범위에 머물러야만 사용할 수 있었던 것에 비해 이동성을 강화하여 휴대 전화와 같이 시속 100Km 이상의 고속 이동 중에도 현재의 유선 인터넷 속도 이상으로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 또한 기존의 무선인터넷보다 저렴한 사용료와 인프라 설비 구축비용으로 더욱 실용적이라 할 수 있다. 포스데이타 관계자는 “와이브로가 국제표준 중 하나로 승인받음으로써 3세대 이동통신 주파수 확보가 용이해졌다”면서 “다른 3G 이동통신에 비해 망 설계와 구축이 쉽다는 점에서 새로운 이동통신서비스로 각광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ITU 국제표준으로 채택됨으로써 미국, 유럽 등 선진시장은 물론 아프리카 등 3세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중요한 기반을 확보한 것이다. 와이브로는 대용량의 데이터통신이 가능한 데다 전송속도와 전달거리 등에서 기존 서비스보다 우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4세대 이동통신 무선접속 기술로의 업그레이드도 용이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와이브로 기술 종주국의 의미
지금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이동통신은 코드분할다중접속(CDMA)이라는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이것은 미국 퀼컴사가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국내 휴대전화업체는 매년 기술 사용료를 지불하고 있으며, 지난 10년간 국내 휴대전화업체들이 퀼컴에 지불한 로열티만 해도 3조원 이상이다. 그러나 국내에서 개발한 새로운 통신망인 와이브로 기술을 사용한다면 미국 회사에 지불하고 있던 로열티의 지불은 물론 역으로 이를 사용하는 국가들로부터 기술 사용료를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정보통신부와 국내 기업들이 주축이 돼 개발한 와이브로 기술은 작년 12월 국제 전기 전자학회(IEEE)에서 모바일 와이맥스 표준기술로 인정받았다. 차세대 휴대인터넷 표준을 준비하던 외국의 기술은 와이브로 외에 두가지가 더 있었다. 소니에릭슨ㆍ노키아ㆍ퀄컴ㆍ모토롤라그룹이 함께 개발하고 있는 CDMA LTE(Long Term Evolution)와 퀄컴이 개발하고 있는 MBWA(IEEE 802.20)가 그것인데 와이브로가 세계 최초로 표준기술로 인정받음으로써 이들보다 한 발 앞선 기술력을 인정받은 것은 물론 세계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교두보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국가적인 쾌거라 하겠다. 더구나 유럽 시장에서 큰 경쟁력을 갖고 있는 WCDMA와 같은 3세대 이동통신 기술과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는 점이 중요하게 평가된다. 특히 와이브로가 3G 국제표준으로 인정받음으로써 글로벌 로밍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IMT-2000 주파수를 사용할 수 있는 자격을 얻음과 동시에 기존의 이동통신 서비스와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는 든든한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와이브로가 앞으로 IMT-2000 주파수 대역을 쓸 수 있기 때문에 다른 나라들에서 새롭게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를 준비할 때 와이브로를 선택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하며 “와이브로는 가장 보편화된 네트워크 기술인 IP기술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기존의 3세대 이동통신과 비교해 보다 쉽고 저렴한 비용으로 차세대 이동통신망을 구축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고 말하며 이번 표준 채택을 계기로 세계의 통신 시장에서 보다 큰 경쟁력을 갖게 되었다고 전했다.

국내의 와이브로 상용화 현황
한국은 지난 8월말 서울에서 각국 전문가들을 초청해 특별회의를 열고 서비스 시연을 하는 등 와이브로의 국제표준 채택에 많은 공을 들여왔다. 당시만 해도 중국과 독일 등이 표준채택에 반대 입장을 고수하였으나 이번 제네바 ITU회의에서 중국은 표준채택 결의안에 자국이 반대했다는 내용을 명기하는 조건을 내세워 한발 물러섰고, 독일은 기술적 문제가 있는 부분을 연구해 보완하는 것을 조건으로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세계 표준채택으로 와이브로 도입을 준비하고 있는 국가들의 도입 시기를 앞당기고 중동, 남미 등 여러 국가들이 서비스 도입에 가세해 와이브로 기술의 세계 시장 진출의 기폭제로 작용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는 올해 6월부터 SK텔레콤과 KT가 서울 일부지역에서 와이브로 서비스를 시작하여 기술개발국가로서 서비스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와이브로는 현재의 3G 이동통신 기술들과 비교해 데이터 업로드 속도가 빨라 자유로운 양방향 통신이 가능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신사 입장에서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또한 4세대(4G) 이동통신의 핵심 기술로 이야기 되고 있는 직교주파수분할(OFDM) 및 다중입출력(MIMO) 기술을 이미 채택하고 있어 전파 송수신 성능이 우수하고, 이 기술을 채택한 나라나 통신사가 향후 4G세대로 진화함에 있어서도 비용과 노력이 적게 드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KT 관계자는 “이러한 장점들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최근에 개발된 기술이고, 아직 상용서비스에 채택한 나라들이 극소수라는 점이 와이브로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었다”라며, “3G 이동통신 국제표준이 됨으로써 이러한 장점들이 더욱 부각되는 발판이 만들어졌다”고 강조했다. 차세대 이동통신 표준의 양대 산맥이라고 할 수 있는 와이맥스와 IMT-2000에 모두 국제표준으로 채택된 유일한 기술이라는 점도 앞으로 와이브로가 갖게 될 경쟁력 중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한편, 와이브로가 3G 이동통신 국제표준에 채택됐지만,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최초의 상용서비스 국가인 우리나라에서 서비스를 보다 활성화시키는 문제가 시급하게 요구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보통신부 측은 “와이브로가 3G 이동통신 국제표준에 채택된 것을 계기로, 국내 시장에서 서비스를 활성화시키는 데 적극 나서겠다”고 말하며 와이브로 표준채택과 더불어 상용화에도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세계 각국의 3세대 통신망 계획
미국 3위의 이동통신회사인 스프린트넥스텔은 2008년까지 25억달러를 투입해 모바일 와이맥스를 이용한 무선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며, 향후 2010년까지 미국 인구의 3분의 1 이상이 이용할 수 있는 네트워크 확장 사업에 추가로 25억달러를 배정하는 등 총 50억달러를 투입할 예정이다. 스프린트넥스텔은 이를 통해 경쟁사인 버라이즌의 FiOS 광케이블프로젝트나 AT&T사의 U-Verse 인터넷TV 서비스보다 더 넓은 네트워크 영역을 제공하면서도 저렴한 가격으로 서비스할 계획이다. 스프린트넥스텔은 향후 3년내 5천만대의 모바일 와이맥스 단말을 보급하고 비즈니스 모델도 다각화한다는 방침이다.
일본은 시장경쟁 활성화를 위해 기존 이동통신사를 배제하고 신규사업자에게 우선 사업권을 부여한다는 원칙아래 올해 말 전국망 모바일 와이맥스 서비스 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또한 일본의 NEC는 대만 정부 주도의 사회 인프라 정비 등을 목적으로 하는 M-Taiwan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모바일 와이맥스를 대만 화롄시에서 실시하고 있으며, 일본 도시바와 노텔은 와이맥스 기지국을 공동 개발하기로 제휴를 맺었다.
이탈리아에서도 모바일 와이맥스 사업자 선정 작업이 활발히 진행 되고 있다. 내년 1월부터 사업자 검토를 시작할 예정인 이탈리아는 크게 7개 권역으로 나눠 각 권역마다 2개의 라이선스를 발급할 계획이다.
영국도 오프콤(OFCOM)이 내년 1분기중 192Mhz 부분을 경매로 넘기겠다고 결정하면서 모바일 와이맥스 서비스를 전국적으로 실시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상태이고, 중국 화웨이(華爲)사는 지난 8월 사우디통신회사(SaudiTelecom)에 모바일 와이맥스 상용 네트워크를 구축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모바일 와이맥스 사업권에는 현재 NTT도코모 컨소시엄, KDDI컨소시엄, 소프트뱅크 컨소시엄 등 3개 희망자가 나선 상태이며, 세계 최초로 와이브로를 상용화한 KT는 NTT도코모 컨소시엄에 참여를 선언한 바 있다. 특히, 전 세계 통신기술이 IP 기반으로 진화하는 가운데 와이브로 기술이 All-IP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경쟁 관계에 있는 WCDMA, 3G, LTE 기술 보다 4G 표준에 근접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무선 접속기술에 있어서도 OFDMA 기반 스마트 안테나 기술과 미모(MIMO, Multiple Input Output) 기술을 적용해 경쟁 기술인 3G LTE 보다 구축비용 대비 최고의 데이터 전송 속도를 구현할 수 있고, VoIP 음성이 탑재되면 사업 모델에 있어서도 가장 우수한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뿐만 아니라, 와이브로는 이동통신 서비스 뿐만 아니라 IP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모바일TV, 텔레매틱스, VOD 등 인터넷 미디어 서비스 등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또, 적용 단말에 있어서도 WCDMA 기반 기술에 비해 휴대폰, PDA, PMP, UMPC, 노트북 등 다양한 단말에 쉽게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현재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을 중심으로 삼성전자, KT, SK텔레콤 등이 올 연말까지 웨이브2 기술이 적용된 와이브로 에볼루션(Wibro Evolution) 개발을 완료하고, 이를 ITU-R 4G 표준 채택에 다시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정통부는 와이브로의 3G 표준 채택으로 향후 5년 간 9조7000억 원의 추가적인 장비 수출 창출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향후 5년 간 21조3000억 원의 수출 전망치를 31조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CDMA 기술개발에 이은 상용화로 전 세계 휴대폰 제조 시장을 이끌어 온 우리나라는 3G 표준 채택에 이어 4G 표준 채택까지 이어질 경우 차세대 이동통신 시장에서의 리더 입지를 확실히 굳힐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와이브로의 성장 가능성
그동안 3세대 통신시장의 국제표준 선정에서 경쟁 상대였던 중국과 독일의 방해공작을 이겨내고 우리의 와이브로 기술이 글로벌 스탠더드가 됨으로서 우리 경제에 수십조원의 경제 이득을 안겨 줄 것으로 기대되며 한국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아 졌다. 우선 수출분야에서 유선 인터넷망을 설치할 때 기존에 비해 절반정도의 비용으로 설치가 가능하기 때문에 초고속 인터넷망이 제대루 갖추어지지 않은 개발도상국에선 와이브로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그럴 경우 국내 기지국 장비와 단말기 개발 업체들도 세계무대로의 진출이 활발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현재의 우리 IT업계를 냉정히 되돌아 볼 필요도 있다. 무엇보다 와이브로와 같은 원천기술을 개발해야 할 고급인력들의 해외유출과 이공계 기피 현상을 먼저 극복해야 한다. 또 와이브로가 해외시장에서 확고하게 뿌리 내릴 수 있도록 내수 시장의 뒷받침도 이루어져야 한다. 국내에서 와이브로 서비스를 시작한지 1년이 지난 현재 KT의 가입자는 7만 2천여명에 불과 하며, SK텔레콤도 1만명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또 서울 전역과 수도권 일부지역에서만 서비스가 되고 있어 아쉬움과 음성 서비스를 어떤 방식으로 지원할지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와이브로 사업자인 KT는 투자재원을 이유로 서비스 권역을 내년 중 수도권 전역으로 확대할 방침을 세우고는 있지만 부산 등 5대 광역시에는 아직 계획조차 세우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또 기존의 이동통신서비스와 얼마만큼의 절충을 하고 효과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모색하는것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국내 시장에서 단말기, 통신장비, 음성 지원 등 다양한 서비스를 시험해 볼 수 있는 여건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글_이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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