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매거진=주진현 기자] 서문조는 홍남복(이중옥 분)이 자신의 방에 들어온 것 같다며 흥분한 윤종우(임시완 분)를 달랬다.
차분하게 윤종우의 입장을 공감하다가도 “근데 아까 그 아저씨 진짜 죽이고 싶었죠?”, “자기는 자신이 여기에 안 어울린다고 생각하죠? 나는 이 사람들하고 다르다. 그런데 사실은 불안하죠? 이 사람들처럼 되면 어떡하지”라고 말하며 윤종우 내면의 분노와 불안함을 꿰뚫어 보는 듯한 말로 그를 놀라게 했다.
아무것도 모른 채 죽음의 위기를 넘긴 종우는 제 방에 누군가 들어왔었다는 판단을 내렸다.
방을 나설 때마다 노트북 사이에 끼워뒀던 먼지가 사라졌고, 분명히 끄고 나갔던 노트북 전원도 켜져 있었기 때문. 곧바로 총무실에 달려가 CCTV를 확인한 종우는 영상 속에서 303호 앞에 선 홍남복을 보고 폭발했다.
비록 영상에 노이즈가 섞여 그가 제 방에 들어갔는지는 찍히지 않았지만, 분명히 그랬으리라는 확신이 선 것.
화를 내는 종우에게 가소롭다는 듯 비웃으며 “죽고 싶지?”라고 받아친 홍남복. 그때, “무슨 일이세요?”라는 유기혁의 목소리가 들렸다.
최근 고시원에서 볼 수 없었던 그의 목소리에 놀라 뒤돌아본 종우의 눈에 “진정하시죠”라는 유기혁이 보였다.
의아함이 가시기도 전, 다시 앞을 보자 서문조가 서있었다.
벽에 걸려 있다가 떨어진 가방을 맞고 깨어난 종우를 구멍으로 지켜보던 서문조(이동욱)가 웃음을 터뜨리며 방을 나서 변득수의 귓가에 무어라고 속삭였고, 타인들이 돌아섰다.
이처럼 이동욱은 ‘서문조’ 캐릭터로 분해 매회 상상 이상의 강렬한 살인마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부드러워 보이지만 날카롭고, 아는 듯 모르는 듯 속을 꿰뚫어 보는 대사들로 안방극장에 긴장감과 쫀쫀함을 선사했다.
이동욱은 등장인물들과의 각기 다른 관계들을 그려내며 예측 불가한 전개로 극을 더 풍성하고 몰입도 있게 만들고 있다.
앞으로 이동욱이 그려낼 서문조의 활약에 기대가 모인다.
술에 취한 자신을 깨워 “에덴 고시원, 거기서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예요?”라고 물어보는 소정화에게, 전에 없던 두려운 눈빛으로 “무서워요. 저 진짜 무서워요. 그 고시원 사람들 다 이상한 사람들이에요”라고 고백한 종우. 그제야 바닥에 떨어진 휴대폰을 주워들었고, ‘오빠. 나 지금 고시원 앞이야. 오빠 보러 올라갈게’란 지은의 메시지를 발견했다.
이미 고시원 앞에 도달한 지은은 “종우 씨 만나러 왔구나”라며 묘한 미소를 띠는 서문조와 마주친 상태. 아무것도 모른 채 지옥의 문턱까지 찾아온 지은의 일촉즉발 위기 속에서 종우가 여자친구와 지옥을 탈출할 수 있을지, 궁금증을 폭발시킨 엔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