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세상의 스토리텔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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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세상의 스토리텔러
  • 취재_정재우 부장
  • 승인 2007.1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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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적 DNA를 가지고 위대한 교회를 개척하라
낮은 문턱의 ‘수원중앙침례교회’ 고명진 목사
한국 기독교 발전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가는 이 시대의 진정한 종교지도자를 찾아 떠나는 여정을 통해 복음 확장과 교회성장의 틀을 넘어 한국사회 발전을 이끄는 그들의 희망적인 메시지와 만나볼 수 있기를 바란다. 복잡다단한 현대사회의 아픔을 응시하며 봉사와 나눔으로 이뤄내고 있는 따뜻한 세상의 스토리텔러, 그 주인공을 만나본다.

개척 반세기, 재적인원 2만여명. 새로운 도약기를 거쳐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수원중앙침례교회. 중앙교회의 시작은 김장환 원로목사가 목회를 시작한 195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우리 민족의 어려웠던 시절, 지역과 한국사회의 희망을 일깨워야 했던 지난 반세기를 뒤로하고 급변하는 시대와 새로운 사고의 세대가 요구하는 요청을 수용하며 그들과 삶의 자리를 공유하고 있다. 그 선두에서 “목사도 하나님앞에 한 마리 양에 불과하다”는 고명진 담임목사가 사역하는 낮은 문턱의 교회를 찾았다.



과연 그 교회
“교회는 이 시대의 가정 및 사회 구성원과 더불어 올바른 가치관을 세우고 다음 세대의 리더십을 키우고, 지역 사회와 함께 성장하기 위한 모임의 장소일 뿐입니다.”
고명진 목사가 바라보는 하드웨어적인 교회의 성격이다. 지역의 각종 행사 요청에 교회의 공간을 서슴없이 제공하고 있는 고명진 목사는“행사를 진행하기에 교회만큼 음향시설이 잘된 곳은 없습니다”라며 환한 웃음을 보였다. 매주 설교노트를 꼼꼼히 손으로 작성하며 늘 새로운 아이디어로 무장한 그. 건축비용대비 가장 높은 효율성을 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던 고명진 목사의 교회에 대한 낮은 문턱에 관한 생각이다. 수원의 옛 중심부에 위치해 오랜 세월 계절의 변화를 느끼게 하는 빛바랜 중앙교회 외관의 붉은벽돌은 소위 잘나가는 교회들의 위용스러운 자태를 찾아볼 수 없다. 도로변, 인도의 보도블럭에서 몇 발자국 벗어나면 곧바로 교회의 현관문을 열 수 있다. 고명진 목사는 주일에 교회를 찾는 교인들이 고급승용차를 타고 오는 것에 개의치 않는다. 다만, 나누고 베푸는 일에서도‘에쿠스, 아우디, 벤츠 급’으로 불우한 이웃과 사회를 위해 기여할 것을 요구한다. 이는 사회의 취약한 곳으로 관심을 모으는 교회가 해야 할 몫의 일부라고 말한다.“나눔의 삶을 통해 약한 자와 병든 자, 그리고 상처 난 자의 친구가 되어주신 예수님의 뜻을 오늘에 실천해야 한다”고 말하는 고명진 목사는 이 시대가 요구하는 교회의 역할 중 일부라고 강조했다.
중앙교회는 김장환 원로목사가 지명한 3명의 후보자 중 공개적으로 후임목사를 선임하는 과정에서 전체 교인의 투표를 거치는 민주적인 절차를 밟았다. 일부 대형화된 교회의 세습문제나 신도들 간의 갈등 등 한국교회의 어두운 면을 불식시키며 신임을 얻은 후에야 담임목사로 부임한 중앙교회의 고명진 목사는 한국교회 리더십 교체의 좋은 본보기로 거론되고 있다. 부임 이후 교회운영 전반에서 각종 권한을 이양하고 위원회별 자율적인 조직 구성을 유도하는 등 혁신을 통한 변화를 이끌고 있다. ‘과연 그 교회’의 고명진 목사를 비롯한 전체 교인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이다.


4남매의 아빠
3대째 기독교 집안에서 자란 고명진 목사는 부모님의 영향이 컸던 어린시절 자연스럽게 목회자로서의 삶에 눈을 떴다. 그러나 그가 목회에 대한 소명의식을 확고히 다진 계기는 따로 있었다. 중학교 입학을 앞둔 어느해 겨울, 그에게 숙명처럼 다가왔던 체험적인 경험은 일생을 몸담아 헌신하겠다는 생각을 어린 고명진 목사의 가슴에 새겼다. 입버릇처럼 커서 목사가 되겠다는 말을 주변에 했던 그는 대학 진학을 앞두고 잠시 방송국 아나운서의 꿈을 갖기도 했지만 목사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일보다 가치있는 일을 찾지 못했다. 2005년, 반세기동안 한국 기독교의 역사를 써내려온 중앙교회의 담임목사로 부임했다.
고명진 목사는 슬하에 1남 2녀를 낳았다. 그러나 지금은 4남매를 키운다. 9년 전, 학생들을 상담하기 위해 찾아간 인근 학교에서 어려운 가정환경에 놓여있던 재학생의 딱한 사정을 우연히 접하고 온가족이 흔쾌히 받아들여 자녀가 늘었다. 고명진 목사가 비중있게 다루고 있는 문제 중 하나가‘다음 세대의 올바른 가치관과 실력있는 지도자를 세우는 것’이다. 자라나는 청소년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이 남다른 이유다. 중앙교회는 관내 30여 곳의 중?고등학교에 장학금을 기부하고 있으며, 낙도의 학교를 대상으로 도서보급을 꾸준히 추진해 오고 있다. 일부 선발된 학생들을 대상으로 매년 미국 IVY League 탐방에 참석시켜 선진 교육을 체험케 함으로써 미래 한국사회의 주역으로 성장하기 위한 세계관을 심어주고 있다.
고명진 목사는“복음화율이 50%를 상회하는 청소년과 청년, 이들에 대한 적극적인 선교와 교육을 통해 차세대 민족의 가치관을 세우고 발전시킬 지도자로 육성하는 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의무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반세기 지역사회를 위해 헌신하고 나눔을 실천해온 중앙교회,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갈 적임자를 만나 한국 기독교 발전을 위한 또 다른 변화의 기회를 끊임없이 모색하고 있다.

반세기를 묵묵히 지켜온 지역사회의 버팀목
“어려운 이웃과 나아가 지역민 모두와 더불어 성장하고자 합니다.”고명진 목사가 지향하는 교회의 모습이다. 중앙교회는 신체적 장애나 어려움에 처해있는 교우를 돕고 소외된 이웃을 위한 다양한 봉사활동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100여명의 무의탁 노인을 대상으로 월 1회 생필품을 제공함으로써 기본적인 의식주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다. 비교적 낙후된 지역의 소년소녀 가장과 장애인, 독거노인 등 200여 세대의 영양결핍과 제때 식사를 해결하지 못하는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반찬나누기’봉사에 교인들의 참여가 꾸준히 늘고 있다. 정기적인 목욕봉사로 지원을 받는 중증 장애인이 매월 30여명에 이른다. 목욕탕을 처음 찾아갔을 때 좋지 않은 시선을 받던 어려움이 봉사 후 식사와 여가시간을 함께 한 봉사자들이 동행 귀가하는 등 꾸준한 활동에 힘입어 좋은 소문이 많아지면서 지역민들의 이해도 넓어지고 있다.
중앙교회가 지역사회를 섬기는 구체적인 실천방안은 또 있다. 다양하고 실질적인 교육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어려운 이웃의 자립을 돕는다. 사랑의 주말학교, 장애청소년학교를 비롯해 현장학습을 통해 사회 구성원의 일원으로 설 수 있도록 지원한다. 결손가정과 소년소녀가장들에게‘방과 후 교실’을 열어 실력을 키워줌으로써 어려운 환경에 놓인 이들의 현실이 좀 더 나은 미래와 만날 수 있도록 이끈다.
사회봉사를 해오며 시행착오도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이를 감당해오며 종합적인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적절한 수급대상자를 파악해 실질적인 지원을 이뤄내고 있는 질적 성장을 만들어냈다. 막연하고 힘들게만 여겨졌던 사회봉사가 마음과 사랑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인식의 전환을 가져온 것도 큰 소득이다. 건강한 교회 공동체를 꾸려가는 비결이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을 중앙교회는 몸소 실천해 보이고 있다.
“사회복지를 추구하고 실행하는 일에서 교회는 선택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고 고명진 목사는 강조한다. 어려움을 겪는 이웃을 돌아보는 일은 자신과 그들을 하나님의 품에서 엮는 매듭이며 기독교 사회복지는 성경적 근거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실천하도록 목회자가 이끌어야 한다고 밝혔다. 1992년 중앙교회 내에 설치된 특수전도사역부로 시작된 복지목회는 사회사업부로 명칭이 변경되는 2000년에 접어들면서 전문사역자 확보를 통해 전문성이 부여되는 전환기를 맞는다. 장애인을 위한 봉사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고 대상이 점차 확대되는 등 체계를 갖추기 시작했다. 고명진 목사가 부임한 2005년 이후 교회중심의 복지사역은 외부전문사회복지기관의 수탁운영으로 지역사회에 한걸음 더 다가서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한국교회의 긍지와 자부심을 드러내는 일, 복지목회를 통해 가능하다는 진단이다.


신앙지수는 감사지수
매년 11월, 첫 수확을 하나님께 바쳐 감사하던 일에서 비롯된 추수감사절이 되면 중앙교회에는 교인들 각 가정에 나눠준 감사저금통이 예배당 가득 쌓인다. ‘어느 집 몇째가 교통사고로 입원을 했다’는 얘기라도 전해 들으면 안타까운 마음에 쾌유를 빌고, 내 가족의 무사함에 감사함을 일기로 남긴 후 소액을 저금한다. 일상생활을 통해 만나는 크고 작은 일들에서 늘 감사한 마음을 잃지 않는 중앙교회 교인들의 따뜻한 정성이 모여 지난 2006년 한 해 동안 감사저금통으로 조성된 3억여 원이 사회복지시설 등 어려운 이웃을 위해 소중히 사용되었다.“정직과 성실한 삶을 통해 늘 감사한 마음가짐을 잃지 않는 것은 우리 사회를 변화시키는 큰 힘이 될 것입니다.” 기자와 마주한 고명진 목사가 강조하던 ‘성경다운 교회로 바로 서야한다’는 대목을 교회 전체 구성원들이 실천에 옮기고 있는 값진 사례이다.

새로운 비전 체계 수립
“교회라는 대형화된 모임에서는 체계적인 하드웨어 설계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적인 설계도 필요하다”고 고명진 목사는 말한다. 중앙교회는‘하나님을 영화롭게 사람을 존귀하게 여기는 교회’로 더욱 성장하기 위한 Vision On ‘사랑나눔 축제’ 한마당을 지난달 14일 이례적으로 지역주민과 함께 성대하게 치렀다. 한국 기독교를 말하는 자리에서 단순히 교인의 숫자를 늘리고 외형적인 확장에 무게를 두는 일부 교회의 얘기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는 게 현실이다.
중앙교회는 이번 비전 선포식을 통해 지금까지의 인적네트워크 인프라를 기반으로 영혼구원, 사역체계 구축, 인재양성, 섬김과 나눔의 실천위주 4대 프로젝트(예수.솔로몬.BK.요셉프로젝트)를 수립하고 핵심가치 역량을 발휘해 ‘과연 그 교회’의 위상을 정립해갈 예정이다. 이를 위한 핵심가치(Values)로 경건한 영성과 건강한 체력의 기반 위에서, 균형 잡힌 성숙한 인격과 탁월한 역량으로 사역해야 함을 천명했다. 이 모든 가치는 유기체적으로 관계한다. 이를 통해 중앙교회는 영혼구원과 섬김, 나눔의 공동체 역할을 통해 지역사회가 자랑하는 교회로 남고자 한다. 또한 기독교 부흥을 이끄는 공동체로서 한국교회의 긍지로 남을 것을 표방했다. 이와 함께 민족의 소망을 이룩하고 선교의 모델을 정립시킴으로써 복음의 영향력이 세계에 미치는 등불이 될 수 있도록 비전을 실현해갈 방침이다.
중앙교회가 세운‘과연 그 교회’의 비전체계가 의미하는 것들이 한국교계에 신선한 충격과 도전으로 받아들여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 4월 Mission 2020 선교 비전을 제시한바 있는 중앙교회는 전략적 선교지역으로 정한 몽골, 캄보디아를 포함해 해외 16개국을 대상으로 한 해외선교활동에도 역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200여명의 선교사를 양성하고 20개 선교센터와 200여개의 교회를 추가로 세울 방침이다. 한국 기독교 발전을 위한 중앙교회가 표방한 비전과 가능성을 통해 그동안 말 많고 탈 많았던 한국교계의 한계와 고민의 매듭을 풀 실마리를 찾을 수도 있으리라는 기대가 높아진다. 중앙교회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복음 확장과 교회 성장의 새로운 비전이 한국교회의 대안적 모델로 주목받을 날이 멀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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