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인터넷 홍보 총력, 대선 후보별 개성있는 홍보 눈길
대선이 불과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정치권을 제외하고는 아직 대선 열기는 아직 달아오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과 마찬가지로 벌써 대선열기가 뜨거운 곳이 있으니 바로 온라인상이다. 각종 포털사이트들과 커뮤니티는 이미 본격적으로 대권을 놓고 각 당의 지지자와 후보 지지자들 간에 열띤 격론이 펼쳐지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문은 현재 압도적인 지지율로 앞서고 있는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 진영. 한나라당은 지난 16대 대선의 아픈 기억을 되새기면서 이번 대선에는 온라인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미 한나라당은 이명박 대선후보의 핵심 비전인 ‘대한민국 7?4?7’을 본 뜬 747명의 ‘인터넷 홍보전사’를 발족키로 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중앙선대위 홍보미디어 기획단 산하에 엠비즌(MBizen)을 신설하고 ‘정예요원’ 선발에 나서고 있다
한나라당 ‘정예요원’으로 승부
이들은 직장인이나 학생, 자영업자, 인터넷 논객 등 다양한 계층으로 구성돼 자신의 인터넷 블로그나 댓글 등을 통해 한반도 대운하 등 이 후보의 핵심 공약을 홍보하고 잘못 알려진 정보에 대해서는 적극 해명에 나서게 된다.
이를 위해 한나라당은 이방호 사무총장이 참석한 가운데 여의도 당사에서 16개 시?도 선대위 인터넷 책임자 회의를 열고 7?4?7 홍보전사 선발을 포함한 인터넷 홍보 강화 전략에 대해 논의한다. 한나라당은 선거법 등 실무 교육을 거친 뒤 내달 중 7?4?7 홍보전사 발대식을 개최할 계획이다.
앞서 한나라당은 정당 최초로 휴대전화를 통해 동영상이나 메시지를 실시간으로 올릴 수 있도록 모바일 홈페이지를 개설하는 등 지난 2002년 대선과 달리 이번에는 온라인상에서 우위를 점해 대선승리의 발판을 삼는다는 전략이다.
김우석 선대위 온라인네트워크 팀장은 “각 시?도당 별로 활동 중인 인터넷 인력들 가운데 자원봉사자로 적극 활동할 747명을 선발해 전국적 홍보 네트워크를 구축할 것”이라면서 “이들은 횡적으로 연결돼 중앙과 지방을 아우르는 홍보 전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후보마다 특색있게 홍보
이명박 후보 측은 이번 대선에서 ‘웃음’을 주요 코드로 삼았다. 이 후보는 지난 7월부터 온라인대선캠프 ‘MB플라자’를 오픈하고 130여개가 넘는 각종 동영상 UCC를 게재하여 네티즌들을 공략하고 있다. ‘대장금 이명박 스파게티 도전기’ ‘커피프린스MB-내가 커피 한잔 타줄까?’ ‘무릎팍도사의 명빠기 천기누설’ ‘소녀들의 대통령’ 등 인기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을 패러디한 코믹한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네티즌 용어가 십분 활용된 자막과 연출도 한몫을 한다. 서울중평초등학교를 방문해 가진 사인회 현장은 ‘초글링 러시 이명박 초압박사건’이라는 명랑한 제목으로 올랐다. 한동안 정치권의 논란이 됐던 ‘이명박 X파일’도 홍보전에 역이용되고 있다. ‘이명박 안티 적극 관람가’라는 상영등급을 단 ‘이명박 X파일-최측근 대폭로’ 시리즈가 그 것. 총 10편으로 구성된 홍보용 동영상에는 부인 김윤옥 씨가 직접 출연 ‘소문의 세컨드에 대한 진실’ ‘겉 다르고 속 다른 MB 가면속의 진실’ ‘사장월급 증발사건’ 등으로 폭소를 선사한다. 최근에는 3D 커뮤니티로 주목받고 있는 ‘세컨드라이프’에 이명박 캠프를 열기도 했다.
정동영 후보 측은 친숙함으로 온라인에서 승부를 보고 있다. 지난 10월 15일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로 결정된 정동영 후보는 홈페이지를 통해 ‘인간 정동영 고백하기’를 시도하고 있다. 마치 친구에게 마음을 털어놓듯 자신을 드러내는 고백형 홍보전으로 네티즌의 마음을 두드리고 있는 곳. 정 후보의 온라인대선 홍보를 맡고 있는 채널은 줄잡아 10여개. 대선캠프인 ‘정동영과 통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정통들 다음 카페’ ‘정통들 네이버 블로그’를 비롯해 ‘정동영 싸이월드 미니홈피’ ‘정동영 티스토리’ ‘정동영 한줄 블로그 플레이토크’ 등이 있다. 홈페이지에 자신의 MSN. 네이트온 아이디를 공개해 누구든 정 후보를 친구로 등록해 메신저 대화를 할 수 있게 한 점도 그런 노력의 일환.
이들 사이트는 네티즌들과의 일대일 소통창구다. “후보가 되고 첫 날 평화시장에 다녀왔습니다. 그곳에 가니 새벽에 물건 갔다 놓고 수금해야 원단을 뗄 수 있기 때문에 계단에서 꾸벅꾸벅 졸기도 했던 젊은 시절 기억들이 되살아났습니다”라며 부친을 여의고 어렵게 공부하던 학창시절을 고백하기도 하고. 네티즌들과 함께한 모임사진에는 “싸이월드와 플레이톡을 통해 스스로에게 가장 기쁜 건 정치인이라는 벽을 깨고 사람들과 직접 온라인으로 소통하는 기쁨을 알아간다는 것”이라고 고백하기도 했다.
휴머니즘-문국현, 토론형-권영길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무소속 문국현 후보는 블로그를 통해 인간적인 매력을 드러내고 있다. 머리 위로 하트를 그리고 있는 사진이 메인으로 설정된 문후보 네이버 블로그에는 ‘인간 문국현’. ‘문국현 스타일’ 등을 통해 그의 다정다감한 면모를 소개한다. ‘검은 봉다리’라는 글에는 “평소에도 손님들이 오면 직접 주스를 꺼내 대접하는 문후보는 (수행비서 없이) 늘 옆구리에 뭔가를 끼고 다닌다. 하지만 명색이 대선후보인데 검은 봉다리는 좀…”이라며 그의 소탈한 모습을 소개했다. ‘아직도 내가 꼰대로 보여?’라는 글에서는 둘째딸의 목소리를 빌어 “대학 입학하고 처음으로 곤드레만드레가 되어서 들어온 날. 직접 꿀물을 타주셨던 게 우리 아빠”라는 증언이 이어진다. 미니홈피에서도 선크림을 바르는 모습. 강아지 ‘왠지’와 노는 모습. 딸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등 정많은 아버지의 모습을 담아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흐뭇한 미소를 짓게 한다.
온라인 선거전에 강한 면모를 보여 온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인터넷을 건전한 정책논쟁의 장으로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다. 홍보의 바탕은 열린 블로그다. 권 후보가 제시하는 여러가지 의제가 인터넷을 통해 토론되고. 여러 네티즌들의 피드백을 받고. 다양한 형태의 고민을 나누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공식홈페이지를 다음 주 참여형 홈페이지로 개편하고 ‘네티즌과 함께하는 10대 공약’을 만들어갈 예정이다. 누군가가 교육정책에 관한 글을 올리면. 여러 사람이 의견을 달아서 잎을 만들고 그런 제안이 하나의 나무 형태가 되면 쌍방향으로 만들어진 정책을 대선 공약으로 가져가게 된다. 권영길 캠프의 최승기 공보실장은 “올해의 대선홍보는 텍스트에서 멀티미디어로 바뀌었고. 인터넷언론 등 몇몇 곳이 아니라 여러 채널로 이뤄지고 있다”면서 “하지만 원칙은 삶의 이야기 속에서 정책을 풀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단발성 홍보보다는 내용으로 승부하겠다”고 밝혔다.
네이버, 대선 앞두고 네티즌 입막기?
한편, 대형 포털사이트인 네이버가 대선을 100일 앞두고 대선일인 12월 19일까지 정치기사에 대한 댓글을 없애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네이버는 “누리꾼들이 개별 기사에 단편적인 의견을 표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대선에 대한 심층적인 토론을 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누리꾼들이 공직 선거법 위반 사례를 막기 위함”이라고 개편 취지를 밝혔지만, 인터넷에서 여론 형성의 주요한 도구였던 ‘댓글’을 막았다는 점에서 이용자들의 비판이 일고 있다. 네이버는 정치 기사의 댓글은 막았지만,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위협하는 기사에 대해서는 다른 잣대를 적용했다. 네이버는 ‘박철-옥소리 부부 파경’ 기사 등 개인의 인신공격이나 명예훼손 가능성이 큰 연예기사에 대한 댓글 서비스는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정치 토론장’으로 정치 기사에 대한 댓글이 일원화되면서 누리꾼들은 대선 및 정치 기사의 경우 각 당의 후보자 지명에 이어 공약, 후보 및 선대위 활동 등 개별 사안에 대한 비판 등의 의견을 펼 수 있는 장을 잃었다. 인터넷 여론에 대한 찬반의견이 엇갈리고, 정치적 사안에 대해서는 논란이 뜨거웠지만 네이버는 2002년 대선, 2004년 탄핵·총선 등 정치적 공방의 국면에서 정치기사에 댓글을 감춘 적이 없다. 오히려 이번 대선을 앞두고는 인터넷 기사댓글에 대해 예전과 달리 정부쪽의 각종 ‘예방장치’가 가동 중인 상태다.
정보통신부는 제한적 본인확인제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기간 동안 실명제를 적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명제나 본인확인제도 적용하지 않던 시절에도 댓글을 유지해오던 네이버가 정부쪽의 예방조처가 가동되는 데도 ‘공직 선거법’을 이유로 댓글 자체를 차단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논리다. 네이버가 정치나 선거 기사 댓글에 대한 블라인드 기능을 강화해 인신공격과 인권침해, 욕설 및 비방, 특정 후보 지지 글에 대한 관리를 철저히 해 ‘공직 선거법’ 위반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네이버는 ‘대선에 대한 심층적 토론’을 위해 ‘정치기사 댓글’을 없애고, ‘정치토론장’으로 일원화했다고 하지만, 현실을 들여다보면 ‘심층적 토론’은 어려워 보인다. 네이버는 정치기사에 대한 댓글을 없애면서 ‘정치토론장’으로 묶었다. 하지만, 정치 토론방에서 ‘대선에 대한 심층적 토론’이 이뤄지고 있지는 않다. 남북 이산가족 상봉, 국정감사 등 대선과 상관없을 수 있는 기사들까지 ‘정치토론장’으로 일원화돼 한 주제에 대한 찬반양론이 오갈 수 있는 분위기 자체가 조성되지 않고 있다. 대선에 대한 수많은 의견과 토론이 오로지 하나의 토론방으로 묶였다. 때문에 각 후보자별 토론도 불가하고, 각 정당별 토론도 이뤄질 수 없다. ‘한반도 대운하’나 ‘교육 평준화’ 등과 같은 대선에서 주요한 정책적 이슈가 된 사안에 대해서도 토론이 불가능하다. 네이버의 정치토론장에는 ‘대선토론’ 당도 따로 있지 않다. 반면 네이버뉴스의 이용자 규모보다 훨씬 소규모의 뉴스사이트들도 각 정당별은 물론 ‘17대 대선’ ‘국회·여야’ ‘노무현대통령’ 등의 소분류 토론방을 유지하고 있다.
17대 대선 탈·불법 벌써부터 극성
오는 12월 치러지는 제17대 대통령 선거 관련 범법행위가 지난 2002년 제16대 대선 때 보다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무부가 밝힌 17대 대선사범 현황 및 분석에 따르면 선거를 65일 남겨둔 지난 10월 15일 현재 307명을 입건, 이 가운데 60명을 기소하고 31명을 불기소 처리했다. 나머지 216명은 아직 수사 중이다.
이는 16대 선거 같은 기간에 비해 총 입건 수에서 326.4%(72명) 증가한 수치다. 이때에는 38명을 기소했으며 9명은 불기소, 25명은 수사하고 있다. 다만 구속자 수는 법원의 영장기각이 급증(16대 5.9%→17대 40.7%)하면서 각각 16명으로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범죄단서별 고소?고발 인원 및 점유율도 22명(30.6%)에서 140명(45.6%)로 536.4% 늘어나 당내 경선에서 정치공세성 고소?고발이 그만큼 치열했음을 반영했다.
유형별 입건자 수는 인터넷 등을 이용한 흑색선전이 107명(34.9%)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금전선거사범 64명(20.8%), 불법선전사범 19명(6.2%) 등이었다. 기타는 117명(38.1)이다.
16대 당시에는 흑색선거사범이 42명(58.3%), 기타가 30명(41.7%)이고 금전선거사범과 불법선전사범은 없었다. 법무부는 각 후보 측이 조직적으로 상대후보를 비방하는 글을 집단으로 인터넷에 올리고 포럼?산악회 활동?강연회를 빙자한 집회, 경선 청중동원, 향응 및 교통편의 제공 등의 경우가 많이 적발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당내 경선 과정의 명의도용과 불법경선운동 사범, 명예훼손?무고 등 상호 고소?고발이 빈번한 것도 하나의 이유라고 법무부는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정성진 법무부 장관은 대통령선거사범을 공정하고 중립적으로 처리할 것을 검찰에 지시했다.
그는 UCC 등을 활용하여 흑색선전과 불법선거운동에 대해 ‘사이버선거범죄 대책본부’를 중심으로 단속활동을 강화하고 금품선거사범도 압수수색?계좌추적 등을 통해 출?용처, 배후 세력을 철저히 규명토록 주문했다. 아울러 불법 대선자금을 수수하는 경우 지위나 당락에 관계없이 엄정 대처하고 선거분위기에 편승, 집단이익을 관철시키려는 불법행동도 엄단하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