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맞춤 생산 서비스’ 통한 극대화된 고객만족도 제공
철강은 조선, 기계업종과 더불어 올해 급부상 중인 대표적 업종으로 손꼽힌다. 수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소위 ‘굴뚝주’로 낙인돼 정보기술(IT)이나 바이오 관련 주에 외면을 받아왔던 업종이다. 2005년 10월 거래소에 상장된 대한제강도 마찬가지 입장이었다.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훌쩍 뛰어넘은 ‘건실한’ 향토기업이지만, 부산에 본사와 공장을 두고 있다는 이유로 전국적으로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최근 이 기업이 주목을 받고 있다. 그간 투자자들의 관심 밖에 있다가 ‘알짜기업’으로 소문이 퍼지면서 이젠 증권가는 물론 ‘알만한’ 이들은 하나같이 대한제강(주)을 업계 최고의 투자가치로 평가하고 있다.
업계 4위 자리 고수, 속이 알찬 ‘건실한 기업’
올해로 창업 53주년을 맞이한 이 기업은 고철을 모아 쇳물로 만든 다음, 압연과정을 거쳐 콘크리트용 봉강(철근)을 만드는 것이 주된 업무다. 창립자는 고(故) 오우영 회장으로, 현 오완수 회장의 선친이기도 하다. 부산을 대표하는 향토기업이자 철강업계 시장 점유율 9.64%로 4위를 마크하고 있는 건실한 기업이다. 사하구와 강서구 등지에 공시지가만 474억 원(2006년 3월 기준)에 이르는 4만평 규모의 땅을 보유하고 있다. 대한제강은 또 안정적인 수익과 성장성을 고루 갖추고 있다. 매출은 2005년 3,530억 원에서 2006년 3,650억 원으로 늘었고 2007년에는 4,030억 원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2008년부터는 신설되는 전기로 가동으로 매출이 5,400억 원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도 꾸준하다. 2005년과 2006년 각각 380억 원과 300억 원을 기록한 데 이어 2007년에는 330억 원 수준으로 전망되며 2008년에는 460억 원으로 추정된다. 특히 대한제강(주)의 자랑은 ‘스피드 경영’이다. 대대적인 경영혁신으로 결재 등 업무처리 능력이 타의추종 한다는 것. 지난해 10월초만 하더라도 2만1,000원대의 주가가 현재(9월 7일 기준) 5만9,000원대까지 상승했다는 사실이 이러한 점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요즘 조선업종이 잘 나간다는 말을 듣고선 중견기업들이 너도나도 달려들고 있는데, 바람직한 현상만은 아닌 것 같아요. 우선 주력업종을 충분히 키워놓고 사업을 확장하는 게 회사도 살고 지역경제도 활성화될 수 있다는 걸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기업인은 늘 겸손하고 미래를 생각할 줄 알아야 해요.” 창립자 고(故) 오우영 회장의 장남이자 40년 넘게 오직 ‘철’에만 전념해온 오완수(68) 회장의 지론(持論)이다.
준공 앞둔 녹산공장에 큰 기대, 지역경제 보탬 될 것
최근 불거졌던 강경노조를 비롯해 사용자인 기업 측의 일방적인 기업운영은 회사 발전의 저해요소가 될 수밖에 없다는 뜻에 무게를 둔 오 회장은 “올바른 기업문화 형성만이 회사와 지역경제를 동시에 살릴 수 있는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지나친 강경노조가 있거나 고용자를 배려하지 않은 경영을 하는 기업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뜻했다.
“무엇보다 경영자와 구성원 간 이해와 협력이 기업운영의 출발점이 돼야 하고, 최우선이 돼야겠죠.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우선 오너의 경영마인드가 확고해야 합니다. 더불어 전 구성원들이 회사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자기희생을 아끼지 않아야겠죠.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오 회장은 현재 한창 공사 중인 녹산공장의 완공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마지막 업적으로 남기고 싶은 게 바로 녹산공장입니다. 내년 상반기까지 적잖은 투자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우리 회사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볼 수 있겠죠. 지역경제에도 보탬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연산(年産) 100만ton 규모의 전기로 공장을 건립중인 이 기업은 최고 수준의 설비 완공을 목표로 전 임직원이 힘을 모으고 있다.
관리지원팀 홍락구 팀장은 “부대설비 일체를 국산화로 추진해 최단 시간 내 저렴한 투자비로 세계 최고 수준의 설비를 완공할 계획”이라며 “모든 구성원들이 역량을 집중하고 협력업체와 긴밀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성공적인 전기로 공장 건립을 이뤄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오거돈 전 장관, 오성익 정책홍보관리실장과도 형제지간
10형제 중 장남인 오 회장은 막내인 오형근 대표이사와는 20년 넘게 생사고락(生死苦樂)을 함께 해온데다, 오 회장의 아들도 현재 부사장으로 근무하고 있어 향후 대한제강(주)의 미래를 걱정할 게 없다고 자신한다. “막내 동생은 업계에서도 워낙 성실하고 능력이 뛰어난 경영자로 소문나 있어 앞으로 회사를 잘 이끌어 나갈 거라 생각됩니다.”
한편 부산시장 권한대행을 지내기도 했던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오성익 기획예산처 정책홍보관리실장도 형제지간이다. “선친의 뒤를 이어 회사를 이끌어온 지도 어느덧 40년이 흘렀네요. 정말 세월은 빠른 것 같아요.” 그는 스물여덟의 젊은 나이에 경영을 시작해 평생을 철강업에 바친 정통 ‘철강맨’으로 불린다. 지금도 적지 않은 나이지만 하루도 빼놓지 않고 현장을 둘러보는 일부터 시작한다고. “힘든 일이 왜 없겠어요. 주변에선 이제 지겨울 만큼 오랫동안 일했으니 쉬라고들 말하죠. 하지만 모두들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 노력하고 연구하는데 혼자만 놀고 있으면 뭐 하겠어요.”
경영인으로서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그는 좋은 학벌이나 뛰어난 두뇌를 가진 인재보다는 성실함이 앞서는 인재상을 강조했다. “오랜 시간 한 가지 일에 뜻을 두고 최선을 다한다면 이루지 못할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우리 회사에서도 뛰어난 머리를 가진 사람보다는 매사에 긍정적인 마인드로써 성실하고 열정을 지닌 사람을 선호합니다.”
노사간 화합과 결집력 없으면 살아남지 못해
40여 년을 현장에서 직원들과 함께 보내면서 평생을 기업을 일궈오는 데 바쳤다 해도 과언이 아닌 그는 솔선수범하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몸에 베였다고 한다.
“힘든 시절이 왜 없었겠어요. 기업을 경영한다는 건 자신과의 고된 싸움의 연속입니다. 지난날을 돌이켜보면 저 불타는 용광로와 같은 열정이 없었다면 과연 오늘의 우리 회사가 있었을까하는 생각도 가집니다.”
평생을 다른 분야에는 눈을 돌리지 않고 오직 ‘철강’ 한 분야에만 주력해온 그는 이젠 철을 보면 따뜻한 마음이 우러나온다고 한다. 일반인들은 쉽게 공감할 수 없는 말이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의 유행어가 됐을 정도다. “‘따뜻한 철’이라는 말 들어 보셨어요? 우리 회사는 언론을 비롯해 고객들로부터 ‘따뜻한 철’을 만들어 내는 회사라 불립니다. 그만큼 사용자 편의를 고려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말이겠죠. ‘고객 맞춤 생산 서비스’를 통한 고객만족도의 극대화는 우리 회사의 최대 자랑거리로 불리고 있습니다.”
철강업계를 비롯해 수많은 중소, 대기업들이 도산을 연속했던 IMF 외환위기 당시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결을 묻는 기자에게 쓴 웃음을 한 번 짓기도 했던 오 회장은 당시 동종업체들이 줄줄이 무너지는 것을 보며 가슴을 쓸어내렸다고 말했다.
“많이 힘든 시기였죠. 벌써 10년이 흘렀네요. 우리 회사도 넉넉한 상황은 아니었죠. 하지만 끈끈한 애사심을 발휘한 직원들의 힘으로 우리 회사를 지탱하고 살릴 수 있었답니다. 노사 간의 화합과 결집력, 이것이 지금의 발전을 이루게 한 원동력이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이 회사에도 노조는 존재하고 있으며, 대기업일수록 노조가 필요하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는 그다. 하지만 파업이나 근로자들의 억지 요구는 기업발전을 저해하는 원인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강경노조로 고생하고 있는 몇몇 대기업들의 문제만이 아니라 봅니다. 이젠 국민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해결방안을 고안해야 할 때입니다. 사용자와 근로자 어느 한 방향으로 치우쳐서는 안 됩니다. 늘 객관적인 시각에서 노사간 갈등을 해결하고 기업의 발전을 위한 고민을 해야 합니다. 선진국에 비해 여전히 불안한 기업여건을 보이는 것도 아직 이러한 부분에 미흡하기 때문이라 볼 수 있습니다.”
성공적인 기업경영을 일궈 온 오 회장은 앞으로 녹산공장의 완공과 함께 제2의 도약을 준비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앞으로 대표이사와 부사장을 중심으로 모든 임직원들이 힘을 모아야 할 것입니다. 나만 살고자 하면 모두가 도태됩니다. 서로를 위해, 회사를 위해 열심히 임하다 보면 개인의 발전도 뒤따르기 마련이죠. 앞으로 침체된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고 나아가 세계 최강의 철강산업을 이끌 수 있는 기업의 모습을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
공급자 위주 시장 탈피, 고객이 최우선… ‘Blue Wave 2010’
대한제강㈜는 환경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인간의 무한한 능력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삶의 질을 높이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주주 및 회사 구성원, 고객 등 모든 이해 관계자들이 함께 누리는 행복이 이 회사의 궁극적인 이유라고 밝히고 있다. 이러한 소신을 기본으로 앞으로도 고품질의 제품과 서비스 향상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는 게 이 회사의 기업철학.
최근 몇 년간 사상 최대의 경영성과를 계속 갱신하고 있으며, 재무적으로도 동종업계 중 가장 우량한 재무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향후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회사, 가장 일하고 싶은 철강회사, 그리고 가장 존경 받는 철강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국내 제강회사 최초로 ‘ERP 시스템’을 도입하고 디지털 경영체계를 구축함으로써 내부 관리체계의 효과적인 선진화와 효율을 향상하고 있는 상태다.
지난 반세기동안 회사를 지속시켜온 힘과 향후 100년을 지켜갈 힘은 바로 성실과 정도(正道), 그리고 책임이라는 가치를 앞세우고 있는 대한제강㈜. 지난 반세기를 황무지를 개간하고 그 위에 새로운 건축물을 세우는 개척의 시간으로 삼고, 앞으로의 50년은 그 건축물을 토대로 무한히 성장하고 시대를 리드하는 ‘발전의 시간’으로 삼겠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이를 위해 무한 성장을 리드할 구성원들과 새로운 기업 가치를 정립하고, 새로운 50년을 이끌 핵심 가치로서 열정(熱情-Passion), 창의(創意-Creative), 팀워크(Teamwork)를 추구하면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오는 2010년까지 철강산업에 유래가 없는 차별화된 가치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기도 하다. ‘Blue Wave 2010’이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기존의 공급자 중심의 왜곡되고 안일한 철강시장구조에서 탈피, 철저한 고객중심의 내부역량 강화와 고객가치 증대를 추구하는 혁신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2010년 창의력과 성실성을 겸비한 우수한 인재들과 함께 고객과 가장 가까운 ‘디지털 스틸 이노베이터’로 거듭나겠다는 게 궁극적인 목표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