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쳐’ 쉽사리 예측할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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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쳐’ 쉽사리 예측할 수도 없다.
  • 온라인뉴스팀 기자
  • 승인 2019.08.19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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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CN

[시사매거진=온라인뉴스팀] OCN 토일 오리지널 ‘WATCHER(왓쳐)’(연출 안길호, 극본 한상운, 제작 스튜디오드래곤/ 이하 ‘왓쳐’)가 종반으로 향해갈수록 무결점 심리스릴러의 저력을 발휘하였다.

촘촘하게 깔아온 인물들의 섬세한 심리와 그들의 현재를 지배하고 있는 전사(前史), 사건 이면에 숨겨진 욕망과 이해관계가 수면 위로 드러나며 품격이 다른 서스펜스로 전율을 선사하였다.

반전은 짜릿했고 긴장감이 지배하는 이야기는 몰입감이 넘쳤다.

그야말로 차원을 넘어서는 심리스릴러의 묘가 후반부로 치달을수록 고조되고 있는 것.

‘왓쳐’가 이토록 뜨거운 반응을 일으키고 있는 이유는 장르물의 문법을 답습하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사건’이 아닌 ‘사람’이 복선과 반전의 중심에 있다.

도치광(한석규), 김영군(서강준), 한태주(김현주)을 비롯해 모든 인물은 선과 악, 편과 적의 경계가 모호할뿐더러, 다음 수를 쉽사리 예측할 수도 없다.

매 순간 기민하게 반응하고 선택하는 인물이 있고, 그들의 복잡한 내면과 감정이 복선이자 반전이 된다.

누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판이 완전히 뒤바뀐다.

각자의 당위에 맞게 움직이니 하나의 깃발 아래 모여들지도 않는다.

이는 자극적인 사건 없이도 스릴과 긴장감을 만들어내며 심장을 조여 가는 ‘왓쳐’만의 결정적 차별점으로 손꼽힌다.

안길호 감독은 “조금씩 서사를 쌓아가는 대본, 이를 120% 이상 표현하는 배우들 덕”이라고 공을 돌렸다.

“기존의 장르물과 다르게 심리적인 요소와 인물에 집중되어있는 만큼 배우들의 연기가 서스펜스와 긴장을 더 힘 있게 만들어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개 과정에서 촘촘히 깔리는 복선과 반전도 철저하게 사건이 아닌 인물과 심리가 중심이다.

시청자에게도 감시자의 역할을 부여하며 끊임없이 의심하게 만들고, 혼란스럽게 만드는 ‘왓쳐’만의 서스펜스를 그려내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 안길호 감독은 사소한 눈빛이나 표정도 놓치지 않는 디테일로 내밀하고 은밀한 심리전의 묘미를 살리고 있다는 평가다.

한 인물에 집중하지 않고 각자의 시선에서 사건을 담담하게 쫓으며 해석의 가능성도 폭넓게 열어뒀다.

이는 시청자들의 추리력을 발동시키고 몰입력을 높이는데 주효했다.

안길호 감독은 “3명의 주인공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만드는 것은 어렵지만, 한 사람의 시선과 감정을 따라가지 않고 연출의 주관을 최대한 배제했다. ‘왓쳐’라는 제목처럼 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어떤 사건이나 상황에 대한 이해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유지하고자 노력했다”고 밝혔다.

속내를 알 수 없는 냉철한 도치광과 한태주 사이에서 감정에 솔직하고 행동이 앞서는 김영군. 뜨겁고도 차가운 김영군의 온도차를 서강준이 노련하게 그려내고 있다.

아버지 김재명(안길강 분)이 죽는 순간까지도 가장 믿고 싶었던 도치광을 의심해야 하고, 자신의 기억조차 믿지 못하는 혼란스럽고 날 선 감정을 예리하게 세공해 긴장감의 텐션을 높이고, 몰입도를 끌어올렸다.

특히, 지난 방송에서 김재명을 살해한 ‘거북이’ 박찬희(김대건 분)와 마주하고 토해내는 폭발적인 감정은 시청자들까지 감정 이입하게 만들었다.

조수연(박주희 분), 홍재식(정도원 분)과 주고받는 능청스러운 연기는 웃음을 유발하기도. 이렇듯 과감한 연기는 한석규, 김현주, 허성태, 주진모, 김수진 등 최고의 배우들 사이에서도 확실한 서강준의 진가를 보여주고 있다.

안길호 감독이 꼽은 명장면 역시 배우들의 연기력이 두드러졌던 순간들이다.

“도치광의 취조실 장면에서 신들린 모습이나 김영군이 아버지를 잃고도 절제된 슬픔을 보여줬던 장면, 과거의 실마리를 가지고 있는 이동윤 검사가 죽은 뒤 한태주가 아쉬워하는 장면들은 상상 이상으로 좋은 연기였다”는 안길호 감독. 절제된 연기로 감정을 오롯이 담아내야 하는 연기는 결코 쉽지 않다.

한석규, 서강준, 김현주를 비롯한 모든 배우들이 놀라운 균형감각으로 이를 완성하였다.

“주인공뿐 아니라 허성태, 박주희, 주진모, 김수진, 정도원 배우도 각자의 역할을 기대 이상으로 해주며 극을 빛내주고 있다. 모든 배우들이 현실감 있고 절제된 연기력으로 집중력 있는 드라마를 만들어주고 있어서, 연출자로서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뜨겁게 달려온 ‘왓쳐’가 4회만을 남겨두고 있다.

‘장사회’가 진실을 풀 열쇠로 떠올랐지만, 여전히 풀어야 할 수수께끼가 남아있다.

안길호 감독은 “초반부에는 사건을 통해 세 인물의 서사와 관계성을 쌓았고 중반부터 이들의 공조, 충돌, 갈등을 통한 해결이 그려졌다. 남은 4회에서 그동안 쌓아온 서사의 결말이 드러날 뿐 아니라, 서로 의심하고 경계했던 관계가 변화한다. 이제 진실과 정의를 향해가는 도치광, 김영군, 한태주와 그것을 마주했을 때 인물들의 감정선을 지켜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끝까지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