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매거진=온라인뉴스팀] 시청자들의 반응은 시청률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11일 방송된 12회 시청률이 케이블, IPTV, 위성을 통합한 유료플랫폼에서 가구 평균 6.1% 최고 6.7%를 기록, 자체 최고를 경신하며 케이블과 종편을 포함한 동시간대 1위에 올랐다.
‘왓쳐’가 이토록 뜨거운 반응을 일으키고 있는 이유는 장르물의 문법을 답습하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사건’이 아닌 ‘사람’이 복선과 반전의 중심에 있다.
도치광(한석규 분), 김영군(서강준 분), 한태주(김현주 분)을 비롯해 모든 인물은 선과 악, 편과 적의 경계가 모호할뿐더러, 다음 수를 쉽사리 예측할 수도 없다.
매 순간 기민하게 반응하고 선택하는 인물이 있고, 그들의 복잡한 내면과 감정이 복선이자 반전이 된다.
누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판이 완전히 뒤바뀐다.
각자의 당위에 맞게 움직이니 하나의 깃발 아래 모여들지도 않는다.
이는 자극적인 사건 없이도 스릴과 긴장감을 만들어내며 심장을 조여 가는 ‘왓쳐’만의 결정적 차별점으로 손꼽힌다.
안길호 감독은 “조금씩 서사를 쌓아가는 대본, 이를 120% 이상 표현하는 배우들 덕”이라고 공을 돌렸다.
“기존의 장르물과 다르게 심리적인 요소와 인물에 집중되어있는 만큼 배우들의 연기가 서스펜스와 긴장을 더 힘 있게 만들어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개 과정에서 촘촘히 깔리는 복선과 반전도 철저하게 사건이 아닌 인물과 심리가 중심이다.
시청자에게도 감시자의 역할을 부여하며 끊임없이 의심하게 만들고, 혼란스럽게 만드는 ‘왓쳐’만의 서스펜스를 그려내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 안길호 감독은 사소한 눈빛이나 표정도 놓치지 않는 디테일로 내밀하고 은밀한 심리전의 묘미를 살리고 있다는 평가다.
한 인물에 집중하지 않고 각자의 시선에서 사건을 담담하게 쫓으며 해석의 가능성도 폭넓게 열어뒀다.
이는 시청자들의 추리력을 발동시키고 몰입력을 높이는데 주효했다.
안길호 감독은 “3명의 주인공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만드는 것은 어렵지만, 한 사람의 시선과 감정을 따라가지 않고 연출의 주관을 최대한 배제했다. ‘왓쳐’라는 제목처럼 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어떤 사건이나 상황에 대한 이해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유지하고자 노력했다”고 밝혔다.
15년 전 비극적 사건이 세 사람의 교집합이지만 진실을 쫓는 목적은 선명하게 다르다.
‘거북이’와 무일 뇌물장부를 두고도 배후를 잡아야 한다는 도치광, 살인범을 잡아야 한다는 한태주, 둘 다 잡자는 김영군은 팽팽히 대립하고 판을 뒤엎기를 서슴지 않는다.
끊임없이 경계하고 의심하면서도 공조를 이어가는 비리수사팀의 특수한 삼각구도에서 김영군의 존재감은 서강준의 열연으로 비로소 빛이 나고 있다.
안길호 감독이 꼽은 명장면 역시 배우들의 연기력이 두드러졌던 순간들이다.
“도치광의 취조실 장면에서 신들린 모습이나 김영군이 아버지를 잃고도 절제된 슬픔을 보여줬던 장면, 과거의 실마리를 가지고 있는 이동윤 검사가 죽은 뒤 한태주가 아쉬워하는 장면들은 상상 이상으로 좋은 연기였다”는 안길호 감독. 절제된 연기로 감정을 오롯이 담아내야 하는 연기는 결코 쉽지 않다.
한석규, 서강준, 김현주를 비롯한 모든 배우들이 놀라운 균형감각으로 이를 완성하였다.
“주인공뿐 아니라 허성태, 박주희, 주진모, 김수진, 정도원 배우도 각자의 역할을 기대 이상으로 해주며 극을 빛내주고 있다. 모든 배우들이 현실감 있고 절제된 연기력으로 집중력 있는 드라마를 만들어주고 있어서, 연출자로서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뜨겁게 달려온 ‘왓쳐’가 4회만을 남겨두고 있다.
‘장사회’가 진실을 풀 열쇠로 떠올랐지만, 여전히 풀어야 할 수수께끼가 남아있다.
안길호 감독은 “초반부에는 사건을 통해 세 인물의 서사와 관계성을 쌓았고 중반부터 이들의 공조, 충돌, 갈등을 통한 해결이 그려졌다. 남은 4회에서 그동안 쌓아온 서사의 결말이 드러날 뿐 아니라, 서로 의심하고 경계했던 관계가 변화한다. 이제 진실과 정의를 향해가는 도치광, 김영군, 한태주와 그것을 마주했을 때 인물들의 감정선을 지켜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끝까지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비리수사팀은 살인마 ‘거북이’ 박찬희 검거에 성공하며 경찰 엘리트 비밀조직 ‘장사회’의 실체에 한 발짝 다가섰다.
여전히 15년 전 사건의 진실이 풀리지 않은 가운데, 한태주 앞에 전남편 윤지훈(박훈)이 나타나며 새로운 파란을 예고했다.
윤지훈의 등장은 후반부 몰아칠 폭풍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감을 높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