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병원협의회/구정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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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병원협의회/구정회 회장
  • 취재_박용준 차장
  • 승인 2007.10.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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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의료기술 수준, 결코 서울에 뒤지지 않는다
지역의료단체 손잡고 구체적 실천방안 마련 중
지역 의료계가 날로 증가하는 유출 환자를 막기 위한 대응책을 내놨다. 지역 병원들이 수도권 대형병원 못지않은 규모와 최신 의료기기 도입, 고객을 배려한 리모델링 등을 실시하면서 환자 유출을 막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그 수가 해마다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더불어 의료시장개방으로 수도권 병원뿐만 아니라 외국계 병원과의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에 지역병원, 의료관련단체들이 하나가 돼 지역 의료계 살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의료기관 직원 공동 친절교육, 의원과 의사 대상 공동교육 프로그램 계획과 전문병원과 대형병원들은 형편이 어려운 환자들을 대상으로 무료 수술 및 진료 사업을 벌이는 의료사회사업도 추진도 병행하고 있다.
지역의료계도 병원별 특성화가 필요하다. 대학병원, 종합병원이라고 해서 모든 분야를 다 잘할 수 없다. 서울대병원, 삼성병원, 아산병원 역시 모든 분야에서 강점이 있는 것이 아니다. 지역의 병원들도 같은 진료권역 안에서 같은 질병의 환자를 유치하기 위해 경쟁할 것이 아니라 국내 최고라고 내세울 수 있는 저마다 차별화된 분야를 육성해야 한다.

지역 의료협의체들, 환자 인식전환 필요
부산병원협의회는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는 환자 유출을 막기 위해 지역의 우수한 의료인력 육성을 지원하고 의료산업 발전을 위한 연구사업에 착수해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이외에도 의료관광특구, 의료테마거리 등을 조성해 의료 마케팅을 공동으로 수행하고 의료산업 R&D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지역 의료계의 한 관계자는 "환자들이 수도권으로 유출되는 현상을 막기 위해 지역 병원들은 친절서비스, 환자 중심의 사고, 의료수준의 질적 향상 등을 실시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들의 인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무조건 수도권 병원이 잘 고친다는 식의 인식이 지역 의료계의 노력을 허사로 만들 수도 있다"며 "지역 의료협의체들이 나서서 환자들의 인식을 바꿀 수 있는 대응 방안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현재 의료계가 안고 있는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막연한 구호나 국민들이 공감하지 않는 공약보다는 보다 구체적이고 뚜렷한 정책목표를 정해 놓고, 이를 하나하나 행동과 실천으로 옮기려는 의지가 중요하다.


부산시의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할 때
부산시는 최근 통계청의 장래인구 추계 결과 해마다 감소하고 있는 부산시 인구가 오는 2030년에는 289만9천명으로 제2의 도시 위상마저 위협받을 것이라는 사실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 사회 각계 지도층이 참석하는 인구대책위원회 구성과 인구 증대 방안을 강구하는 등 인구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부산시는 인구대책 방안으로 저출산대책 및 출산장려지원을 위한 조례 제정과 출산·가족친화적인 자치법규 제정, 셋째 이후 자녀 출산축하금 연차적 인상, 대중교통 내 임산부 좌석 지정과 다자녀 모범가정 및 출산친화기업 선발 시상 등 출산·가족 친화적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일자리 창출 추진본부'를 구성, 오는 2020년까지 4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내용의 '부산 뉴 잡 플랜'을 추진하는 한편 산업단지 확충, 국내외 우수 연구소 추진, 경제자유구역 개발 활성화 등 인구 유입 방안도 강구키로 했다.

부산병원협의회 구정회 회장 인터뷰
■ 연임하고 있는“부산시 병원회” 회장으로서 하고 싶은 말씀은
부산시 몇몇 중소병원장들의 친목단체로 출발한 부산시병원회는 이제 104개의 병원들이 회원일 정도로 외형상 크게 발전했으나, 아직까지 병원협회에 참여하는 병원은 일부에 지나지 않고 있어 보다 많은 병원들이 참여할 수 있는 대화의 장(場)을 마련하고 회원병원들의 어려움을 몸소 실천하고 대변하는 하나의 밑알이 되겠습니다. 그리고 현재 병원은 의사와 의료인 것이 아닌 실정으로 정부, 시민단체에서 좌지우지하고 있습니다. 한 예로 병원이 마음대로 금액을 책정해서 돈을 받는다면, 최대의 서비스를 할 수 있지만, 마음대로 받지 못하는 병원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기 때문에 제도적인 문제는 국민 의사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우수한 인재들의 수도권유출뿐만 아니라 많은 병원들이 적자이지만 희생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민 모두가 격려해줄 때 힘이 납니다. 좋은 서비스를 위해서는 오너 병원들에게 사랑과 관심을 가져 주시면 환자들에게 돌아가게 될 것입니다. 우리 부산병원협의회도 일심단결하여 최상의 서비스로 환자는 병원을 사랑하고 의사, 의료인들도 사랑하는 마음으로 고객을 만족시키고 부산의 의사상(像)을 정립해 나가겠습니다.
■ 부산 지역 병원의 활성화 방안이 있다면
의료계뿐만 아니라 산업전반이 거의 수도권에 편중되어 있습니다. 그로 인해 인구유출이 심각합니다. KTX 개통 이후 지난해 한 해에만 부산 경남 울산에서 30만 명 이상의 지역 환자들이 서울로 빠져나간 것으로 봅니다. 또 부산진해경제구역청 내에 조만간 진출하게 될 외국계병원에서 국내환자 치료가 허용될 방침이어서 지역 병원들과의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부산 의료계도 더 이상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는 형국이 됐습니다. 인근 전라도, 경남 지방 사람들도 부산에서 진료 받을 수 있도록 해야 되고, 특히 해외로 눈을 돌려야 됩니다. 글로벌 시대를 사는 만큼 외국인들도 부산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홍보가 필요합니다. 환자들이 굳이 서울로 가야 할 경우는 할 수 없지만, 지방으로 어떻게 끌어당기느냐 중요하고, 병원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한 예로 부산 병원도 서울 병원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없는 노력이 절실합니다.
■ 앞으로 경쟁력 있는 병원은 어떠한 병원상인가
조금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기존 대학병원, 종합병원, 요양병원, 전문병원들은 무한경쟁시대에 나름대로 색깔을 가지고 노력한다면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로, 선진국 병원 수준과 환자에 만족을 주는 병원 환경을 만들어 실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세계 수준에 발맞추는 것이 병원의 성장 요인이므로 제도, 지원, 환경을 만들어 주는 가장 급선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의사들의 권위의식도 문제라고 봅니다. 환자들을 최대의 고객으로 생각하고 항상 자신을 낮추어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경영난에 허덕이는 병원들은 전문경영인을 과감히 도입해야할 시기입니다. 의사로서 환자를 보면 병명을 밝혀내고 어떻게 하면 치료가 되는지 그 해답을 90% 이상 찾을 수 있다. 그러나 경영은 정답이 없는 것 같다. 결과를 알 수 없이 계속 전진해야 하는 고충이 따르며 조직을 보다 효율적인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선 매순간 특단의 결정을 요하기 때문입니다. 의사들이 다 완벽할 수 없지요. 이처럼 경영이란 끝없는 고행의 길이며, 종합예술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한편, 비현실적으로 낮게 책정된 의료보험수가, 영리법인 병원 허용과 의료시장 개방 등 수많은 난제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전문직업인과 엘리트들이 갖기 쉬운 이기심과 유아독존식 사고방식을 버리고, 남을 위해 사랑과 봉사하는 의사상(像)을 바로 세우려는 자성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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