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유승민 혼자 가라" vs 유승민 "허위사실 비난 유감, 사과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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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유승민 혼자 가라" vs 유승민 "허위사실 비난 유감, 사과 요구"
  • 박희윤 기자
  • 승인 2019.08.05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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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손학규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사진_뉴시스)

[시사매거진=박희윤 기자] 손학규 대표 거취를 둘러싸고 바른미래당이 이제 결별 수순으로 치닫고 있다. 당권파 수장인 손 대표와 그의 퇴진을 요구하는 바른정당계의 수장 격인 유승민 의원이 장외에서 정면충돌한 것을 계기로 양측이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됐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손 대표는 5일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유 의원을 거명하며 공개 비판했다. 전날 주대환 전 혁신위원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유승민 의원이 지난달 7일 저와 만났을 때 ‘손학규 퇴진이 첫 번째고, 그 외 다른 혁신안들은 사소하고 가치없다’고 말했다”고 한 발언을 언급하면서 “바른정당계가 저의 퇴진을 이토록 요구하는 이유가 분명해졌다”고 주장했다.

손 대표는 “손학규를 퇴진시킨 후 개혁보수로 잘 포장해서 자유한국당과 통합할 때 몸값을 받겠다는 것”이라며 “한국당 가려면 혼자 가고, 바른미래당을 끌고 갈 생각은 접어라. 이 당을 한국당에 갖다 바치는 것만큼은 제 온몸을 바쳐서라도 막겠다”고 했다. 이어 “넉 달여 간 정치인생을 송두리째 짓밟히는 경험을 했다. 당 대표 권리를 부정당하고 찢기고 짓밟혔고, 상상도 못할 모욕과 조롱까지 당했다”며 “그러나 바른미래당은 더불어민주당, 한국당, 민주평화당과도 통합하지 않을 것이고 정치적 이득을 위해 연대하는 일도 결코 없을 거다. 제가 끌려다니고 몸이 부서지는 한이 있더라도 그런 일은 끝까지 막을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평화당 비당권파와의 ‘제3지대론’에 대해서도 선을 그은 셈이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국회의원(사진_뉴시스)

유 의원은 손 대표 발언 2시간 만에 보도자료를 내고 "손 대표가 허위사실로 저를 비난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며 사과를 요구한다"고 역공했다.

비당권파 오신환 원내대표도 기자회견을 열고 "전혀 사실과 다른, 있지도 않은 내용으로 왜곡하면서 한국당과 연대 통합의 연결고리로 언급하는 것은 오히려 본인의 궁색한 처지를 돌파하기 위한 꼼수 정치"라고 가세했다.

이런 가운데 비당권파 성향인 혁신위원회는 당권파 측의 경고에도 이날 오후부터 오 원내대표와 권은희 최고위원을 시작으로 3일간의 '지도부 검증'을 강행하기로 했다.

청문회 형식으로 이뤄지는 검증에서는 ▲ 바른미래당 성패에 대한 평가 ▲ 5% 지지율 상황에서 당 자강·해체 여부 ▲ 최고위원으로서의 자기 평가 ▲ 바른미래당의 바람직한 정체성과 이념 ▲ 정체성과 이념을 실현할 방안 등이 주요 점검 항목이다.

다만, 최고위원 9명 중 당권파 4명은 공개검증이 손 대표를 몰아내려는 장치에 불과하다며 이미 보이콧 의사를 밝혀 갈등만 증폭시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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