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생적 생산관리와 유통으로 건강한 음식문화 선도할 터
여성들의 활발한 사회진출과 식품유통산업의 발달이라는 사회 구조적 변화에 따라 학교급식이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최근 10여년 사이의 급식시장의 빠른 확대는 국민생활의 편의를 증진시켰다는 호평을 받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비위생적 체계로 인한 사건들로 인해 급식업의 체계와 시스템이 급식시장의 확산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급식업은 주요 대상이 성장기의 어린이와 청소년이라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부각되며 식품의 위생적 유통과 안전성에 대한 기준의 제시가 요구되고 있다.
급속한 경제성장과 생활수준의 향상과 함께 보다 안전하고 위생적인 먹거리가 화두가 되고 있다. ‘웰빙’에 이어 ‘로하스’ 열풍이 전국을 휩쓸며 먹거리 하나를 사더라도 칼로리와 트랜스 지방의 함량, 생산지 등을 확인하며 사는 것이 일상화 되었다. 현대인의 먹거리에 대한 관심은 이제 ‘웰빙’을 넘어 위생적이고 건강에 이로운 것은 물론, 새로운 것, 특별한 것에 이르고 있다. 이처럼 급변하는 현대인의 소비패턴은 식품 유통업계의 활성화를 촉구, 업계는 체계화된 시스템과 위생적 설비에 이어 현대인의 기호에 맞는 품질과 디자인을 갖춘 신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수산업 선도해 갈 새로운 브랜드 ‘한려엔쵸비’
부산의 수산업계가 변화하고 있다. 부산은 남해와 동해가 만나는 곳에 위치한 환경적 이점으로 수산업과 수산물 가공업체 대부분이 부산에 위치하며 수산업의 메카로 자리매김 해 왔다. 지난 1995년 계획이 수립된 이래로 10여 년 만에 그 모습이 구체화되고 있는 감천항 공영수산물 도매시장 역시 부산의 수산업을 더욱 활성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수산물 다이옥신 파문 등으로 업계는 체계적 연구를 통해 안전성을 높인 수산물 유통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며 업계는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부산 사하구 구평동에 위치한 (주)한려엔쵸비(www.hy-food.net)는 수산식품 전문회사로 지난 8월 18일 신사옥으로 이전, 준공식을 가졌다. 1999년 설립된 한려엔쵸비는 8년만에 한려엔쵸비, 청청 자연담은, 스마일 팜이라는 자체 브랜드 3개와 전국에 35개의 대리점을 보유한 중견업체로 성장했다. 설립 당시 멸치 유통으로 시작해 수산물의 유통, 가공을 비롯해 급식업까지 영역을 확대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고부가가치임에도 개척되지 않았던 멸치시장을 공략, 급식업계에 알려지기 시작한 (주)한려엔쵸비는 설립 당시 멸치를 비롯한 건어물을 엄격히 선별해 납품함으로써 학교나 관공서 등 검수가 엄격한 곳에서도 호평을 받으며 업계에 고급화의 바람을 일으켰다. 일반적으로 멸치를 비롯한 건어물은 제품의 크기나 상태에 따라 분류될 뿐 위생 상태에 대해서는 특별한 기준이 제시되지 않아 소비자들은 제품의 ‘질’에 대한 인식이 높지 않았다. (주)한려엔쵸비는 이에 주안점을 두어 유통되는 멸치 등의 건어물을 질 좋은 제품만 선별해 위생적으로 포장, ‘한려엔쵸비’라는 브랜드로 유통시키며 브랜드의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 고속성장의 발판이 되었다. (주)한려엔쵸비는 ‘한려엔쵸비’라는 브랜드의 성장에 힘입어 ‘자연담은 청청’과 ‘스마일 팜’을 선보이며 자체 브랜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앞서가는 제품력과 디자인 개발로 업계 선도
이처럼 제품력으로 소비자들에게 인정받고 있는 (주)한려엔쵸비의 힘은 정확한 시장분석과 기술개발에 있다. 많은 수산식품회사들이 생산에만 주력할 때 (주)한려엔쵸비는 유통과정 개선과 위생 상태의 개선과 안전성 확보에 주력했다. 과거 충분한 재고량을 확보한 후 주문량을 배송하는 시스템이 대부분이었으나 (주)한려엔쵸비는 제품의 위생적 유통을 위해 주문받은 후 생산 및 배송하는 시스템으로 전환했다. 주문 받은 후 생산과 배송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생산과정이 첨단화 되었으며 제품력도 향상되어 고객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다고 한다. 또한 안전성 확보를 위해 가공공장을 식품의약안정청의 HACCP(식품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에 맞춰 생선의 가공과 보존, 유통 단계에 있어 탈피부터 포장까지 모두 기계화하여 반도체공장을 방불케 하는 첨단 위생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다.
“최근 소비시장은 ‘웰빙’ 트렌드와 함께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먹거리로 흐르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했죠. 한려엔쵸비는 16개월의 교육과 시설 준비기간을 통해 2005년 9월 냉동수산물 중 어류, 연체류 부분에 식약청으로부터 HACCP 지정을 받았습니다. 이는 소비자들에게 신뢰감을 주는 브랜드로 재탄생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소비시장의 또 하나의 흐름은 시각적 소비의 급증입니다. 같은 제품이라도 얼마나 포장 및 디자인이 좋은가에 따라 소비량이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앞으로는 제품력의 향상과 신제품 개발, 제품 디자인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입니다.”
업계 최초로 멸치의 포장판매를 시작한 (주)한려엔쵸비는 현재 냉동, 냉장어류부터 ‘밥돌이와 밥순이’ ‘오징어 순대’ 등의 가공식품 및 새우, 젓갈, 생선까스, 조미료, 견과류 등 그 제품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스마일 팜’이라는 브랜드로 메추리알 및 유기농 쌀까스 등의 가공식품도 선보이고 있다.
(주)한려엔쵸비가 주목받는 또 하나의 이유는 기업의 조직력이다. 오전 8시 출근에 오후 8시, 9시 퇴근도 불사해 온 한려엔쵸비의 직원들은 대부분 20대~30대. 업계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젊은 기업’이다. (주)한려엔쵸비의 이상규 대표 역시 37세의 젊은 나이로 구성원들의 낮은 연령은 (주)한려엔쵸비의 또 하나의 경쟁력이라고 한다.
“청년실업이 사회문제로 대두된 것이 하루 이틀의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기업에서는 오히려 인력난에 시달린다는 것을 아십니까. 이것은 저만 느끼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모든 기업이 기업에 꼭 필요한 인재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특히 유통업의 경우 인재확보가 기업의 경쟁력이 되는 것입니다. 젊은 세대에서 나오는 창의적 사고는 새로운 내일을 여는 열쇠가 될 것입니다.”
인재양성이야말로 식품유통업이 재도약하는 힘이 될 것이라는 이상규 대표는 젊은 인재의 영입과 직원의 복리후생에 주안점을 둔 경영으로 업계의 화제가 되고 있다.
올바른 급식문화 정착 위해 체제정비 시급
급식업체를 주 대상으로 하는 (주)한려엔쵸비는 제품의 다양성과 안전성을 바탕으로 부산 급식시장의 80%이상을 점유하는 쾌거를 이루어 냈다. 최저입찰제의 도입과 함께 급식업체와 식품 유통업이 과열경쟁의 양상을 띄며 급식업체들이 경영 불안정으로 도산하는 일이 속출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주)한려엔쵸비의 이와 같은 성과는 업계의 화제가 되고 있다.
부산교육청은 전국에서 급식 최우수상을 받는 영예를 얻었지만 부산 급식업계의 속사정은 결코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최저입찰제의 도입에 따른 입찰업체에 대한 합리적 기준제시가 없어 도산하는 유통업체도 가장 많은 것이 부산 급식업계의 현주소이다. (주)한려엔쵸비 이상규 대표는 낙찰 하한선 등의 규제가 시급하다고 한다.
“급식이 가지는 의미는 매우 큽니다. 시장에서 물건을 골라 선택적으로 소비하는 것과 달리 급식은 다수가 주어진 제품을 대량으로 소비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안전성과 위생이 더욱 중요한 것입니다. 하지만 최저입찰제가 도입되면 경쟁의 심화로 낙찰 가격은 낮아질 수밖에 없고 그것은 생산비용의 절감으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생산비용이 절감된다면 제품의 질은 향상될 수 있을까요. 대부분의 기업들은 생산비용의 절감과 함께 제품의 위생성과 안전성 역시 지켜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낙찰 하한선 등의 법적 규제와 식품 가공 및 유통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절실한 것입니다.”
급식업이 전국적으로 과열경쟁의 양상을 보이며 부가가치가 저하되는 상황이다. 게다가 과거 일부 급식업체의 관리 소홀로 인해 소비자들의 식품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시대적 요청에 따라 업계도 위생적 설비와 체계적 유통구조의 확립을 통해 식품의 안전성이 확보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불안감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정부와 법적지원이 시급하다. 이 대표는 위생에 대한 규제의 강화와 시설의 재정비를 통해 소비자가 믿고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만드는 것이 한려엔쵸비의 도전이자 의무라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