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매거진=하명남 기자] 강원도 화천으로부터 사계절 자연과 매일 마주하는 일상의 소소한 아름다움을 담백하게 담아낸 이연우 시인의 감성이 듬뿍 담긴 책 선물이 도착했다.
일상의 이면에서 새로운 의미를 획득해냄으로써 일상과의 거리두기를 시도하고 있는 이연우 시인이 포토에세이 “종일 당신 생각에 오늘은 좀 그래”를 출간했다.
자발적 유배를 선택한 작가가 자연과 가까워지려는 시선을 사계절의 사진 속에 고스란히 담아내어 시인의 시선에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주변에 흔한 것, 그래서 놓치기 쉬운 것들을 향해 시종일관 낮아지고 작아지려는 마음을 대변하듯 글은 짧아졌고, 호흡은 길어졌으며, 사고는 더 깊어졌다.
물든다는 것
닮아간다는 것
경계가 희미해지는 것
그리고 존재가 명확해지는 것
- 사랑한다는 것 -

화산 폭발같이
천년 묵은 이무기의 승천같이
부화가 끝난 치어같이
명정 랖둔 고속도로 요금소같이
당신에게로만 가는 내 마음같이
- 마치 -
저자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계절의 빛깔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봄을 맞아 피어나는 꽃, 맑은 하늘 사이 떠있는 구름, 밤이 되면 빛나는 달, 비가 내린 후의 촉촉한 풍경... 일상의 당연하고 사소하게 여겼던 것들을 대하는 저자의 섬세한 감성이 고스란히 번져 나와 독자들에게 소소한 아름다움을 전달하고 있다.
“종일 당신 생각에 오늘은 좀 그래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당신 생각에 좀 그렇긴 마찬가지였다.“
작가 이연우는 시인이며 동화작가다. 충북 단양 출생으로 국민대학교 문예창작대학원을 졸업했다. 시집 『선물』, 『텍스트에 대한 예의』, 『그런 날이 있더라』와 창작동화집 『눈물방울』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