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시트’ 사실 이 영화는 누구도 탓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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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시트’ 사실 이 영화는 누구도 탓하지...
  • 주진현 기자
  • 승인 2019.07.26 0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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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엑시트

[시사매거진=주진현 기자] 영화 엑시트가 리뷰 포스터 및 영상과 2차 메인 포스터를 공개하며 화제다.

'엑시트'는 흔히 재난 블록버스터라 불리는 여느 재난영화들과는 다른 재난영화다.

무시무시한 파괴의 스케일을 과시하지 않으며, 초인적 히어로를 내세워 구조를 기다리는 안타까운 이들을 구원하지 않는다.

'엑시트'는 내 가족, 내 한몸을 건사해야 할 평범한 사람들의 탈출기이자 생존기다.

우선 ‘엑시트’는 청년실업 문제를 다룬다.

용남(조정석 분)은 취업 문턱에서 매번 좌절하고 마는 청년 백수로, 그의 고민과 처한 현실 상황은 관객들에게 공감을 자아낸다.

가스 재난 속에서도 청년 백수의 고된 삶을 보여주는데, “내가 여기서 나가면 저렇게 높은 건물로 된 회사에만 원서 낼 거야”라는 용남의 외침은 그야말로 웃프다(슬프면서도 웃기다).

웃음, 케미, 스릴까지 입소문 삼박자를 갖춘 엑시트의 재미를 인증한 관객들은 시사회 이후 적극적으로 리뷰 영상 촬영에 동참했다.

오랜 기다림과 준비 끝에 첫 영화를 선보인 이상근 감독은 매력적인 여름 영화를 만들어냈다.

'엑시트'는 조정석 임윤아란, 친근하고도 유쾌하며 진짜 잘 뛰는 두 주인공을 앞세워 시간낭비나 감정소모 없이 달린다.

몇몇 허점도 지나칠 속도감, 군더더기 없는 담백함이 돋보인다.

진하게 녹아있는 정겨운 가족코드는 역시 한 방이 있는데, 딱 선을 지킨다.

제 한 몸뚱이에 의지해 발버둥치는 주인공을 내세웠으면서도 재난에 대처하는 시스템의 무능함을 쉽게 비꼬거나 비난하지 않는다.

사실 이 영화는 누구도 탓하지 않는다.

역시 '엑시트'가 피해 간 재난영화의 클리셰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