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록기, 유일한 탈출구가 되어준 친구에게 말 한마디 없이 떠나야 했던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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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록기, 유일한 탈출구가 되어준 친구에게 말 한마디 없이 떠나야 했던 사연
  • 박한나 기자
  • 승인 2019.07.14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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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KBS

[시사매거진=박한나 기자] 1993년 SBS 2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한 후 코미디언 겸 가수 그룹 ‘틴틴파이브’로 90년대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코미디언 홍록기가 ‘TV는 사랑을 싣고’에 출연했다.

‘TV는 사랑을 싣고’에 출연한 홍록기가 찾는 인연은 초등학교 4학년 때 피치 못 할 집안 사정으로 부산에 내려가 만난 첫 친구 ‘김철민’이다.

홍록기는 11살 무렵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어머니와 14살 형, 8살 동생과 함께 부산에 내려와 여관방, 친척 집 등 이곳저곳을 전전하며 생활했다. 어려워진 가정형편과 갑작스레 변해버린 환경에도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던 건 친구 김철민 덕분. 반장이었던 김철민은 서울에서 전학 와 주변 친구들에게 놀림 받던 홍록기를 누구보다 반겨주며 홍록기의 부산살이 적응을 도와주며 자연스레 친해졌다.

그러다 중학교 3학년 때 그의 형이 대학에 합격하며 홍록기만 부산에 남게 됐고, 친구들과 헤어지고 싶지 않은 마음에 옥탑방에서 홀로 자취를 하게 됐다고.

그곳은 김철민과 홍록기의 아지트였고 서로 다른 고등학교에 진학해 연락할 수단이 없던 두 사람이 만날 수 있는 유일한 소통의 장소가 돼 주었다.

당시, 김철민은 부모님께 독서실에서 공부한다고 거짓말을 하고 매주 일요일마다 옥탑방으로 찾아와 라면을 끓여먹으며 TV를 보고, 별거 없이 바라만 보아도 웃음이 터지는 즐거운 나날을 보내곤 했다고. 그리고 김철민은 어려서부터 ‘무대인’을 꿈꾸던 홍록기의 유일한 관객이 되어주며 돈독한 우정을 쌓아갔다는데.

그러나, 고등학교 3학년 무렵 홍록기에게 ‘경추척수증’이 발병하는 시련이 찾아오며, 김철민에게 그 어떤 인사도 하지 못한 채 가족들이 있던 수원의 병원으로 입원하게 됐다. 이에 홍록기는 돌이켜 생각해보면, 갑자기 자취를 감춰버린 자신을 걱정했을 김철민에게 미안함이 크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