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고 싸울 수 있는 단 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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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고 싸울 수 있는 단 한 사람
  • 장경동 칼럼니스트
  • 승인 2019.07.03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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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동 목사

(시사매거진255호=장경동 칼럼니스트) 보통은 남편이 아내를 외롭게 합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남편이 아내보다 더 외로워지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제가 주장하는 인생 네 박자론이 있습니다. 배우자가 자신을 외롭게 하지 않고 자신 스스로도 외롭지 않으면 1등입니다. 반면에 상대방을 외롭게 하고 자신 스스로도 외로우면 4등입니다. 상대방이 나를 외롭게 하더라도 나 스스로 안 외로우면 2등이고 상대방을 외롭게 하지는 않는데 스스로가 외로우면 3등입니다.

그래서 부부는 스스로 외로워지지 않는 방법을 터득해야 합니다. 그걸 터득할 생각은 안 하고 주야장천 신세 한탄만 해서는 안 됩니다.

“여보, 왜 이렇게 늦어.”

“여보, 왜 이렇게 나를 외롭게 해.”

이러면 결국에는 못 살겠다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아내들은 이렇게 항변할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외롭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순간 억눌려 있던 외로움이 터지는 거예요.”

아내의 이 말을 이해하면 남편이 철이 드는 것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남편은 아내의 외로움을 잘 모릅니다. 즐거운 자리에 갔을 때 혼자 집에 있는 아내를 의식하는 남편은 훌륭한 남편입니다. 그런데 사람은 모든 문제를 자기 방식대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래서 지금 내가 즐거우니까 아내가 외로울 거라는 사실을 잊어버리는 거지요.

그렇다고 원망만 하면 뭐가 좋겠어요? 자기 나름대로 고독을 즐기든지, 아니면 책을 읽거나 모임에 참석하든지, 자기계발을 해서 극복하는 게 필요합니다.

반대로 아내가 바빠져서 남편이 외로워지는 경우가 있어요. 그때 남편도 마누라 꽁무니만 따라다니지 말고 자신이 할 수 있는 극복방법을 계발해야 해요. 그러면 서로가 외로움을 극복할 수밖에 없습니다.

남편과 아내의 관계에서 어느 정도까지의 행동을 해야 하는지 파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수면제가 어떤 이에게는 약이 되지만 어떤 이에게는 독이 되는 것처럼 말이에요. 처방약의 강도도 사람에 따라 다 다르듯이 상황에 맞는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내 응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내가 사랑하고 싸울 수 있는 사람은 단 하나, 배우자밖에 없습니다. 참고 참고 또 참다가 터뜨릴 수 있는 유일한 사람입니다. 배우자는 어떤 상황에서도 영원히 내 곁을 지켜 줄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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