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매거진=박희윤 기자]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여야 5당 대표와 문희상 국회의장이 모두 참석하는 초월회가 1일 국회 본청 귀빈식당에서 4개월 만에 열렸지만 판문점 회동, 국회 정상화 등 현안들을 두고는 입장을 달리했다.
문희상 국회의장과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전날 있었던 남북미 정상 판문점 회동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손학규 바른미래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은 역할도, 존재감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또 여야 4당은 한국당의 국회 복귀에 환영의 뜻을 밝히며 완전한 국회 정상화를 촉구했지만,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을 만들면서 무조건 국회로 들어오라 주장하는 건 제1야당을 대하는 올바른 모습이 아니다'고 각을 세웠다.
문 의장은 "비온 뒤 땅이 굳어진다는 속담처럼 정치권도 합심해 일하는 국회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의 본령은 국가의 이익이 되고 국민이 행복한 '국익민복'"이라며 "새로 시작하는 각오로 열심히 민생을 해결하는데 5당 대표가 앞장서주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나 훈훈한 분위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5당 대표는 모두 발언에서부터 판문점 회동과 국회정상화,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 교체 건, 대일관계 등에 대해 입장 차이를 드러내며 강하게 대립했다.
이해찬 대표가 "가까스로 정상화된 국회가 회기 18일밖에 남지 않았는데 처리해야 할 현안은 산적해 있다"며 "애초 합의된 의사일정에 따라 신속히 진행돼야 한다. 한국당은 예결위원장 비롯한 한국당 몫 상임위원장을 하루빨리 선출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황교안 대표는 "한국당도 하루속히 국회를 정상화시켜서 민생현안들을 하나라도 빨리 챙기고 싶은 마음이지만 완전한 국회정상화를 위해선 여당의 결단이 필요하다"며 "'패스트트랙을 절대 철회할 수 없다', '추경예산 분리심사도 받아들일 수 없다' 등 모두 안 된다면서 국회 정상화를 얘기하는건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맞섰다.
그러자 이번엔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국회 정상화에 아직도 전제 조건이 남아있나"라고 반문하며 "국회 정상화를 이루며 민주주의의 정상적인 대화방식을 포기하는 비정상적 방법이 동원된건 유감을 표현다"고 날을 세웠다.
정 대표는 "민주주의는 다수의 지배라지만 분명히 최대다수 의견을 만들기 위한 협의 과정을 전제로 한다"며 "그런데 이 원칙이 무너졌다고 생각한다. 발목잡기가 협치보다 우선하고 위력을 발휘한단 것에 허탈함을 금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도 "정개·사개특위 건에 대해 저도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이 시대 최고의 개혁은 정치를 바꾸는 거다. 두 특위가 사실상 무력화되고 실종된다면, 정상화의 의미가 없어지는 거라 생각한다"고 손 대표를 거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