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매거진=주진현 기자] 12일 송파구 소재의 샤롯데씨어터에서 진행된 뮤지컬 ‘스쿨오브락 월드투어’(School of Rock, 8월 25일까지 샤롯데씨어터 이하 스쿨오브락) 프레스콜에서 한국 상주 연출 마크 힐튼(Mark Hilton)은 “내가 사랑했던 것, 내가 믿고 가는 길의 소중함에 대한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뮤지컬 ‘스쿨오브락’은 마크 연출의 말처럼 “록스타를 꿈꾸는 게으른 듀이 핀(코너 존 글룰리)을 중심으로 꿈을 향해 끊임없이 투쟁하는 이들의 이야기”로 “현재도 런던에서 공연 중이고 전미투어가 한창이다. 뉴질랜드와 호주도 갈 계획”인 작품이다.
‘오페라의 유령’(The Phantom of the Opera),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Jesus Christ Superstar), ‘캣츠’(The Cats) 등으로 유명한 앤드루 로이드 웨버((Andrew Lloyd Webber)의 최신작이다.
웨버를 비롯해 ‘레미제라블’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등의 로렌스 코너 연출, 뮤지컬 ‘시스터 액트’, 영화 라푼젤‘ 등의 글렌 슬레이터 작사가, 뮤지컬 ’메리 포핀스‘, TV시리즈 ’다운튼 애비‘ 등의 줄리안 펠로우즈 작가 등이 힘을 보탰다.
2004년 개봉했던 잭 블랙(Jack Black) 주연의 동명 영화를 뮤지컬로 변주한 작품으로 2015년 12월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됐다.
록, 설리번 스타일, 성악과 오페라 등 장르를 넘나드는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음악적 스펙트럼이 총동원된 작품으로 영화 OST 3곡에 웨버의 신곡 14개가 추가됐다.
음악으로 성공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던 듀이가 친구를 사칭해 학교에 교사로 부임한 후 학생 13명과 밴드 오디션에 출전하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성장극이다. 프레스콜에서는 ‘우리의 모교 호러스 그린’(Horace Green Alma Mater), ‘너도 이제 밴드야’(You’re In The Band), ‘록은 어디로 갔나?’(Where Did The Rock Go?), ‘스쿨 오브 락’(School of Rock, Teacher’s Pet)이 하이라이트 시연됐다.
◇꿈도, 우정도 잃기 직전의 듀이, 자신을 잊고 살던 로잘리 교장의 “록은 어디로 갔나?‘
“듀이의 삶은 순조롭지 않아요. 꿈은 물론 오랜 친구도 잃기 직전이죠. 그런 가운데 듀이는 학생들에게 음악을, ‘록이 널 자유롭게 하리라’는 사실을 가르치면서 값진 깨달음을 얻죠. 결국 소망했던 밴드 배틀 순간까지 가게 됩니다.”
듀이 핀 역에는 전미투어에서도 함께 했던 코너 존 글룰리(Conner John Gillooly, 이하 코너)가 캐스팅됐고 리암 페네켄(Liam Fennecken)이 얼터네이트(원캐스팅 체제에서 주연 배우를 대신해 혹은 일정 회차를 나누어 담당하는 사람)로 무대에 오른다. 코너는 “옛부터 잭 블랙을 숭배하다시피했다”며 “제가 처음 영화 ‘스쿨 오브 락’을 볼 때는 우리 극 중 아이들의 나이였다”고 고백했다.
“영화를 볼 때는 오롯이 잭만 집중해서 봤어요. 잭 블랙 노래를 몇 번이고 부르면서 몸에 밴 것들이 도움이 되는 듯 합니다. 흉내만 낸 게 아니라 저만의 듀이를 만들고 있죠.”
호러스 그린의 엄격한 로잘리 교장은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 오페라 ‘나비부인’ 등의 카산드라 맥고완(Cassandra Mccowan)이 연기한다. 로잘리가 삶의 중대한 순간에서 선보이는 넘버가 ‘록은 어디로 갔나?’다.
이 넘버에 대해 마크 연출은 “오리지널 영화보다 디테일하게 탐구해 만들어진 장면”이라며 “웨버와 작가 줄리안이 로잘리의 여정을 더 탐구하고 싶어 만들어진 곡”이라고 설명했다.
“이 곡으로 로잘리가 처음부터 엄격한 교장은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녀는 록과 음악을 사랑하는, 듀이와 공통점이 많은 사람이죠.”
◇어린 밴드 멤버들 “관객들 마음을 사로잡다”
시연에서 눈에 띈 것은 단연 어린 배우들의 라이브 연주다. 그들은 마크 연출의 표현처럼 “매일 밤 라이브 연주로 관객들의 마음을 날려버린다.”
듀이가 발굴한 ‘스쿨오브락 밴드’의 리드기타 잭은 브랜든 러틀리지(Brendan Rutledge), 드러머 프레디는 조지 오뎃(George Audet), 키보디스트 로렌스는 토비 클라크(Tobi Clark), 베이스 주자 케이티는 체러미 마야 르멀타(Cherami Mya Remulta)가 캐스팅됐다.
잭 역의 브랜든 러틀리지는 “2살부터 9년 동안 기타를 연주했다”고, 토비 클라크는 “3살부터 피아노 연주를 시작해 8년째”라고, 마야는 “원래는 드럼연주를 했었는데 ‘스쿨오브락’을 위해 베이스를 배운 지는 9개월 됐다”고, 드러머 조지 오뎃은 “3년 정도 드럼을 연주했다”고 털어놓았다.
마크 연출은 “어린 배우들은 공부와 연습을 병행하며 그 어떤 사람보다 근무시간이 길다”며 “그런데도 에너지가 넘치고 배우가 되고 싶은 갈망이 저렇게까지 클 수 있는지, 무대 위에서 이토록 프로다울 수 있는지 볼 때 마다 신기하다”고 극찬했다.
◇음악이 문화, 문화가 곧 음악이다
“원작은 컬트영화로 유명한 작품이에요. 하지만 뮤지컬 ‘스쿨오브락’은 뮤지컬을 한번도 본 적이 없는 관객도, 원작 영화를 사랑하는 잭 블랙의 팬들도, 록만 사랑하는 사람이라도 쉽게 접할 수 있는 공연이죠.”
원작 영화와는 다른 뮤지컬 ‘스쿨오브락’만의 매력에 대해 이렇게 전한 마크 연출은 “모든 권위에 맞서는 이 작품의 주제는 모두가 공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무대 위 어린 연주자들에게서 영화 속 느낌과는 다른 어마무시한 기운을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합니다.”
이어 마크 연출은 “클래식이든 록이든 음악은, 특히 어려서 배우면 삶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음악이 줄 수 있는 나쁜 영향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놓았다.
“듀이의 ‘음악이 너를 향해 말을 하고 있다’는 대사처럼 언어는 달라도 음악은 모두와 소통할 수 있어요. 나이, 문화, 언어 등과 상관없이 음악에서 느끼는 감동은 같거든요. 듀이처럼 록 역사를 가르치는 선생님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음악은 문화이고 문화가 곧 음악이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치킨, 삼겹살, 초코파이, BTS “미국으로 돌아가기 싫어요!”
“한국 관객들은 입이 쩍 벌어질 정도의,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반응을 보여줍니다. ‘너도 이제 밴드야’ 때는 같이 즐기며 오히려 무대 위 배우들에게 에너지를 주기도 하죠.”
듀이를 연기하는 코너와 어린 배우들은 한국 관객은 물론 음식에 대한 찬사를 털어놓기도 했다.
“한국 음식은 너무 맛있어요.(Amazing) 치킨과 삼겹살을 처음 맛보는 순간 미국으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다짐했을 정도죠. 듀이 역의 얼터네이트인 리암은 굉장한 K팝 팬이에요. 그의 분장실에는 BTS(방탄소년단) 사진이 덕지덕지 붙어 있죠.”
이렇게 전하는 코너에 드러머 프레디 역의 조지는 “나 역시 치킨을 처음 먹어보곤 미국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고 말을 보탰다. “가장 맛있는 한국음식은 초코파이와 치킨”이라는 잭 역의 브랜든 말에 코너는 “김치를 먹어봤냐?”고 물으며 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