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매거진=주진현 기자] SBS 금토드라마 ‘녹두꽃’(극본 정현민/연출 신경수 김승호)은 125년 전 이 땅을 뒤흔든 민초들의 우렁찬 사자후 동학농민혁명을 본격적으로 그린 드라마다.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실제 인물, 허구 인물들이 절묘하게 엮이며 강력한 서사를 완성하고 있다. 이 강력한 서사의 중심에, 누구보다 서로에게 애틋했지만 농민군과 토벌대로 갈라져 싸워야 했던 잔혹한 운명의 이복형제가 있다.
지난 6월 1일 방송된 ‘녹두꽃’ 23~24회에서는 백이강(조정석 분)-백이현(윤시윤 분) 이복형제의 운명이 휘몰아쳤다. 결과적으로 형 백이강은 녹두장군 전봉준(최무성 분)을 따라 한양으로 향할 것이 예고됐고, 동생 백이현은 다시 고부로 귀환해 새로운 변화의 바람 중심에 섰다.
전봉준과 전라도 관찰사 김학진(남문철 분)은 전주 화약을 맺었다. 조선 땅에 발을 들여놓은 일본군을 몰아내기 위해, 전쟁을 멈추기로 한 것. 같은 시각 백이현은 전봉준을 저격하라는 명을 받고 산 속으로 숨어들었다. 한양으로 가기 위해 마지막으로 악귀가 되고자 했던 백이현은 총을 겨누던 중, 뒤쪽에서 자신을 죽이기 위해 준비 중인 경군의 움직임을 알아챘다.
전봉준 저격을 멈추고 도주한 백이현은 죽을 위기에 내몰렸다. 그때 형 백이강이 나타났다. 동생이 도채비(도깨비)라는 것을 알아버린 백이강은 부디 백이현이 나타나지 않기를 빌었던 것. 결국 그는 동생 백이현을 구한 뒤, 형이 어떻게든 고부로 돌려보내주겠다며 동생을 붙잡았다. 잔혹한 운명 앞에 놓인 형제의 안타까운 재회가 눈물샘을 자극했다.
권력자와 민초가 동등한 위치에 선 역사적 순간 ‘전주화약’은 성립됐다. 이에 민초들을 만세를 외쳤고, 새 세상에 대한 희망으로 가득했다. 백이강은 송자인(한예리 분)에게 “내 사람 하자”며 마음을 표현했다. 동학농민혁명 소용돌이 속에서 애틋해진 두 사람이었다. 그러나 백이강과 자신의 길이 다르다는 것을 깨달은 송자인은 애써 백이강의 마음을 밀어냈다. 가슴 아픈 이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