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부산비엔날레’ 전 국민의 축제로 자리매김하다
비엔날레는 많은 역할이 요구되는 축제이다. 미술인들의 행사를 넘어 도시 전체의 축제이며 미술인들에게는 새로운 방향제시를 할 수 있어야 하고 그 속에 도시의 정서와 개성을 담을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비엔날레인 것이다. 2008년, 세계도시 부산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부산비엔날레의 잠재력을 이끌어 내 세계적 비엔날레로 비약할 것인가 귀추가 주목된다.
비엔날레는 2년마다 열리는 국제 미술전으로 미술교류가 국제적으로 활발해짐에 따라 각국 현대미술의 새로운 동향을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미술계의 흐름을 선도, 나아갈 방향제시를 해야 하는 비엔날레가 소위 신정아 사건을 통해 그 존재의의와 역할이 재조명되며 미술계의 행보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업계는 실력 있는 전문가의 체계적 양성과 사회적 활동을 통감하며 운영에 있어서도 검증받은 인재를 영입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부산비엔날레’ 새로운 변화로 재정비 필요
부산비엔날레는 중앙정부의 지원 없이 자생적으로 태동, 부산청년비엔날레, 바다미술제, 국제야외조각심포지움이 통합되어 2002년 첫 부산비엔날레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며 지역미술의 저변확대에 일조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현대미술전, 바다미술제, 부산조각프로젝트로 구성되어 부산의 정서와 미술계의 동향을 함께 알 수 있는 부산시민 모두의 축제 부산비엔날레. 하지만 비슷한 시기에 태동한 부산국제영화제에 비해 발전이 더디다는 지적이다. 비엔날레는 미술인들만의 잔치가 아닌 국민 모두의 축제가 되어야 하지만 실제로 미술인끼리의 축제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현대인들의 예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에 내실 있고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는 전시로 부산비엔날레의 이미지를 쇄신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부산비엔날레는 지금까지 지역정서를 고려해 부산 출신 미술인들이 운영위원장직을 계속 맡아왔으나 전문가의 필요성과 새로운 변화에 대한 요청의 목소리가 높아지며 홍익대 미대 학장이자 한국미술협회 이사장직을 맡고 있는 이두식 교수가 위원장에 위촉되었다. 부산비엔날레의 모태인 98부산국제아트페스티발이 개최된 지 10년, 부산미술문화의 저변확대와 혁신적 변화를 위해 부산시 허남식 시장이 던진 승부수다. 하지만 문화마저 중앙에 예속되는 결과를 불러오거나 활동이 많은 이두식 교수가 운영위원장직에 몰두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문도 없지 않았다. 비엔날레에 대한 불안한 눈초리와 지역적 특성으로 인해 이두식 신임 위원장은 각오가 남다르다고 한다.
이 위원장은 1947년 경북 영주 출생으로 현재 한국미술협회 이사장과 대학배구연맹 회장직을 맡고 있다. 홍익대 미대 학장을 역임한 바 있으며 55회의 개인전을 가지는 등 왕성한 활동력을 보여 부산비엔날레에 새로운 활력을 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이 위원장은 대화와 화합을 통해 비엔날레 본래의 취지에 맞게 새로운 방향제시를 할 수 있는 행사개최에 주력할 것이라고 한다.
“베니스, 상파울로, 시드니 등 비엔날레는 많지만 모두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비엔날레는 2년에 한 번 열리는 미술인의 축제이자 미술계의 동향을 알려주는 정보의 장이며 미술계가 나아가야 할 새로운 방향제시의 지표가 되어야 합니다. 그런 가운데 각 도시만의 특징과 정서를 나타낼 수 있어야 합니다.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변화를 주도하되 차별화된 색채를 가지는 것. 그것이 2008년 부산비엔날레에서 제가 풀어가야 할 숙제입니다.”
다양한 세계적 행사를 주최하며 세계도시로 급부상한 부산은 천혜의 자연환경과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어 부산비엔날레의 전망도 밝다. 부산비엔날레에 잠재된 역량을 집약적으로 표출할 수 있도록 하기위해 주력할 것이라고 한다. 비엔날레가 국민 전체의 예술행사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 위해 어떤 변화를 할지 기대된다.
부산비엔날레 이두식 운영위원장 인터뷰
▲부산비엔날레 운영위원장직은 부산출신 미술인이 선출되는 것이 관례였다. 전국적으로 활동하는 이두식 신임 위워장이 선출된 것에 대해 분위기 쇄신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반응과 함께 조심스러운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례적인 선정이었던 만큼 이두식 운영위원장의 행보에 업계가 예의주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어떤 활동을 보여줄 것인가.
지역작가가 아니기에 더욱 노력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다. 지금 미술계는 전환점을 맞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정아 사건’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미술계 전체의 문제라고 본다. 실력이 뛰어나도 인맥과 학벌이 없다면 인정받기 어려운 현실이 사태를 여기까지 끌고 왔다. 이번 사건을 통해 업계 전체가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이번 부산비엔날레의 운영위원장 선정도 그 변화의 한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많은 미술인들이 나의 활동에 대해 기대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다. 급선무는 ‘화합’이다. 부산비엔날레가 잠재된 역량을 집약적으로 표출하기 위해서는 비엔날레를 준비하는 모든 구성원이 호흡을 맞춰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 주어야 한다.
그 다음 선결과제는 부산비엔날레만의 개성을 세계에 각인시키는 것이다. 비엔날레는 많은 역할이 요구되는 축제이다. 미술인들의 행사를 넘어 도시 전체의 축제이며 미술인들에게는 새로운 방향제시를 할 수 있어야 하고 그 속에 도시의 정서와 개성을 담을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비엔날레인 것이다. 부산비엔날레의 잠재력을 이끌어 내 세계적 비엔날레로 비약하는 기회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미술계 역시 광범위해지고 다채로워졌다. 21세기의 시작을 전후로 강세를 보였던 영상설치미술에 이어 최근에는 회화가 강세를 띄고 있다. 앞으로 업계의 흐름을 이끌어갈 트렌드에 맞춰 전시방향을 설정할 것이다.
▲이두식, 시대를 넘어 본능을 그리다
그는 나이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정정한 모습이었다. 작품 활동도 중요하지만 중견작가로써 미술계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많은 활동을 하는 것 역시 의무라고 생각한다는 이두식 운영위원장. 그의 작품은 구상적이며 동시에 추상적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떤 대상이든 그린다는 것의 자동성에 의해 획득되는 한 그것은 현상적인 것이기보다는 내면적인 것, 잠재의식의 세계라고 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확인되는 것이지만 동시에 확인할 수 없는 존재 기억들의 조립, 통어되지 않는 시간의 파편들이다. 이런 드로잉적 특성은 캔버스에서 더욱 열려진 자유로움을 드러내 보인다. 이미 생의 기원에서 발견되었던 식물적, 유기적 형태와 관능적인 생명현상은 더욱 발랄한 색채와 힘찬 브러쉬 워크로 나타나면서 도시의 축제란 명제에 상응되는 카니발의 광란, 본능의 해방을 보여준다.
앞으로 2년간 부산비엔날레 운영위원회를 이끌며 2008 부산비엔날레 개최를 준비하게 될 이두식 운영위원장. 우려의 목소리를 잠재우고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고 있는 부산비엔날레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을지 그의 앞으로의 활동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