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매거진=하명남 기자] [극단 낯선사람, PLAY BUS 세계공연유랑기] 제20화. 스파시바! 최고의 선물을 받은 카잔에서의 공연
러시아에서의 세 번째 공연이었다. 이번 카잔에서의 공연은, 객석이 100석이나 되는데다가 러시아어 자막까지 사용하게 되었다. 잘 하고싶다는 생각에, 더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에 마지막까지 장면을 추가하고 동선을 바꾸며 리허설을 했다. 그 욕심이 문제였을까, 시작부터 끝까지 실수가 계속되었다.
일어나 박수를 치며 공연을 보는 관객들

집중이 안되고 우릴 찾아준 관객들에게 미안하고 부끄러운 공연이었다. 죄책감에 힘이 점점 빠졌다. 그리고 마지막 엔딩, 배우들이 다 나와 춤을 추는 장면에서 관객들이 장면 시작부터 박수를 쳐주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긴 엔딩 장면동안, 박수소리는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공연이 끝나자 관객들이 일제히 기립박수를 치며, “스파시바!(감사합니다!)”를 외쳤다. 생각치도 못했던 꽃다발까지 선물로 주었다. 최고의 선물에 부응한 최선의 공연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생각에, 그리고 미안하고 고마운 감정에 눈시울이 붉어졌다.
꽃다발 선물을 준 관객들

“정신없이 아쉽게 한 죄송한 공연인데 이렇게 꽃까지 선물해주시고 감사하고 죄송합니다.”
“수없이 많은 공연을 한국에서부터 해왔는데, 이렇게 처음부터 끝까지 박수를 쳐주신건 처음입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한국에 돌아가 지치고 힘든 때가 왔을 때, 여러분들의 응원과 박수를 떠올리겠습니다.”
<배우들의 소감>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대사들이 공감이 가고 다시 한 번 나를 생각해보았습니다. 좋은 작품과 열정 보여주어서 감사합니다. 이곳에 와주어서 고맙습니다.”
<관객의 소감>
공연이 끝나고 함께 한 시간

우리는 지금까지 에든버러에서의 공연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 가는 길에서의 공연은 여정을 위한 과정이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생각치도 못한 과분한 사랑을 받으면서 깨달았다. 우리가 하는 연극이란 잘 갖춰진 극장에서 멋진 장면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찾아주는 관객을 직접 찾아가며 서로 감사한 마음을 나누는 것임을. 그리고 그 곳이 어떤 무대보다도 커다랗고 소중한 무대인 것임을.
최고의 선물을 준 관객들과 함께

*. [극단 낯선사람] 공연 확정!
‘헬로 스트레인저’ 한국 초연!, 오늘(31일) 2시 인터파크티켓 오픈!!
2019년 7월 2일부터 8월 11일까지 인사아트프라자 인사아트홀(종로구 인사동 소재)
스타들의 ‘헬로 스트레인저’ 응원 릴레이
김동석(배우, 탤런트), 이동수(전.배드민턴 국가대표, 코치), 민효식(가수, I HOPE SO), 손종우(배우, 탤런트)(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 <PLAY BUS 세계공연유랑기>는 [극단 낯선사람]의 연출 황유택, 기획 최주희, 배우 이영재, 박정현, 유승민의 2018년 4월 출발부터 한국에 복귀한 후 2019년 현재까지 세계공연유랑 여정 중 작성한 기록을 바탕으로 직접 재구성한 이야기입니다. [극단 낯선사람]의 아홉 청춘들의 담대한 도전을 격려하며 시사매거진 단독으로 그들의 여정을 함께 합니다. 또한 [극단 낯선사람]의 앞으로의 활동을 후원하실 기업과 서포터즈를 모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