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매거진/전북=오운석 기자] 광복회전북도지부 회원 29명의 3.1독립운동 100주년 맞이 연해주 독립운동 유적지 답사를 떠나 시사매거진전북본부 자문위원 우종상 회원의 답사기를 6회에 걸쳐 싣는다.
<4회>
답사 셋째 날 : 조국의 영광 속에서 잊혀져가는 역사들
2019. 05. 29(수) 오전 07:00
우리 일행은 ’블라디보스톡(Vladivostok)’에 도착했다. 약 12시간 동안 열차를 타고 이동한 탓인지? 약간은 피곤한 듯하다. 일행 대부분이 70세가 넘은 고령들 이신데도 불구하고 피곤한 기색을 내색하지 않으셔서 60대 초반인 내가 감히 피곤하다는 말은 꺼내지 못했다.
안개 낀 날씨가 을씨년스럽다.
‘을씨년스럽다’라는 말… ‘날씨나 분위기가 쓸쓸하고 스산하다.’는 말인데…
이 말의 유래는 1905년 우리나라 외교권을 일본에 빼앗긴 을사늑약을 체결한 해가 바로 을사년이었다.
그때부터 뭔가 분위기가 안 좋을 때면 ‘을사년 스럽다.’고 하던 말이 ‘을씨년스럽다.’로 굳어졌다고 했는데…
‘블라디보스톡’으로 우리 독립운동가 들의 흔적을 찾아 나서는 오늘, ‘블라디보스톡’ 날씨가 딱 그 말에 어울리는 듯하다.
‘블라디보스톡’ 역…
이곳 연해주에 살던 고려인들은 어느 날 혁명광장에 모이라는 명령을 듣고 홑몸으로 나섰다가 이곳에서 화물열차에 실려서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를 당했다지?…
그때에도 이렇게 안개가 짙은 날이었을까? 벌써 답사일정의 중반을 넘어가고 있다.
미지의 나라를 여행한다는 설레임과 즐거움보다는 시간이 점점 지날수록 일행들의 분위기도 숙연해 지고 있다.
아버지와 할아버지께서 걸어오셨던 길… 그리고 돌아오지 못하셨던 길…
후손들의 가슴속에서 점차 잊혀져 가는 역사의 사실들…
오후에는 루스끼섬의 최대 방어요새인 ‘포대박물관’과 극동 최대 규모의 시설을 자랑하는 ‘극동연방대학교’, 세계대전 당시 참전했던 잠수함을 전시해 놓은 ‘C-56 박물관’을 둘러보고 금각만과 시내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독수리 전망대’에 올랐다.
‘독수리전망대’는 독수리둥지라 불리 우는 ‘블라디보스톡’에서 가장 높은 Orlinoye Gnezdo산의 194m의 언덕에 위치하고 있었다.
Orlinoye Gnezdo산에 오르니 골든혼(Golden Horn)과 야무스키(Amursky), 우슬리스키(Ussurisky) 그리고 러시안 섬(Russian Iand) 까지 한눈에 보여 아름다운 파노라마를 연출했다.
오늘 우리일행이 ‘독수리전망대’일대를 탐방하던 도중에 한국인 관광객 2팀을 만났다. 현지인인 ‘안드레이’씨는 ‘최근에는 한국에서 오는 관광객의 수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루불화의 하락도 원인이 있겠지만 최근에는 독립운동과 관련한 학술조사나 각종 단체에서 방문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우리 일행에게 매우 호의적인 반응을 보여줬다.
특히, 이번 답사에 참석한 ‘이해석’회원은 오늘 답사일정을 마무리 하면서 "해외에 묻혀있는 우리나라 독립운동의 역사가 아직도 많이 남아있다."고 지적하면서 "그동안 일본과 중국에 의해 날조된 해외 독립운동의 역사를 찾아내 고증과 사료를 자료로 바로잡는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는 진한 아쉬움을 남기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