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녹지축 조성사업 본격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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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녹지축 조성사업 본격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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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7.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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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세운상가’…녹지로 다시 태어나다
2015년까지 세운상가를 철거하고 폭 90m 길이 1㎞ 남북녹지축 조성
발 문: 지난 5월 28일 서울시는 수십 년간의 숙원사업이었던 도심 남북녹지축 조성사업을 위한 1단계 구간의 도시계획사업에 대한 실시계획인가를 5월 25일자로 고시하고 본격적으로 사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2015년까지 1,2,3단계로 나눠 사업을 진행해 오는 2015년까지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세운상가를 철거하고 종묘에서 남산을 잇는 폭 90m, 길이 1㎞의 대규모 녹지대를 조성할 계획이지만 세운상가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세운상가 남북녹지축 조성사업 본격 착수
세운상가 남북녹지축 조성사업 실시계획이 승인됨에 따라 지난 1990년 마련된 도시기본계획이 입안된 지 18년 만에 사업에 착수하게 됐다.
남북녹지축 조성사업은 종로구 종로3가동 175-4번지 일대 438,560㎡(132.664평)의 노후 건축물을 철거하고 대규모 녹지대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세 단계로 나눠 추진된다. 1단계 사업은 재정비촉진구역인 세운4구역과 북쪽 세운상가가 포함된 종로에서 청계천 구간의 3,798㎡(1,149평)의 녹지화를 2008년까지 추진한다. 2단계는 세운상가의 나머지 절반을 포함한 청계천에서 을지로 구간으로 폭 90m, 연장 290m이며 2012년 완공 예정이다. 3단계는 을지로에서 퇴계로 구간 폭 90m, 연장 500m 구간으로 완공 목표는 2015년이다.
서울시는 녹지축 조성사업을 총 8개 구역으로 나눠 진행하는 데 도시환경정비사업과 연계해 실시할 계획이다. 이는 1982년 처음으로 도심 재개발구역으로 지정됐던 세운상가 주변 지역에 대한 도시환경정비사업이 27년만인 내년부터 본격화되는 셈이다.
서울시는 이번 녹지축 조성사업 1단계 구간의 경우 전략사업임을 감안, 1,000억원의 시의 예산을 투입해 도시계획사업으로 추진할 방침으로 나머지 구간은 민간 사업자가 주로 부담하도록 할 계획이다. 3단계 사업이 마무리 될 때까지 투입될 것으로 보이는 총 사업비 규모는 1조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투입된 사업비는 인접한 세운4구역 도시 환경정비사업 시행자가 공공시설 비용을 부담하는 차원에서 나중에 시에 부담하게 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사업비를 회수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재정비촉진사업지구 내 세운4구역에 대한 보상 및 철거 작업이 내년 하반기부터 시작될 것이다”라고 말하며 “올 8월 중 보상계획을 공고하고 내년 10~12월 철거 및 1단계 녹지축 조성을 마무리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규모면에서 세계적으로 찾아보기 힘든 대규모 사업
현재 1967년부터 건설되기 시작한 세운상가(1만 3,000평)는 가·나·다·라 등 4개 건물로 구성되는데 남북 방향으로 현대상가, 세운가동, 청계상가, 대림상가, 삼풍상가, 풍전호텔, 신성상가, 진양상가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총 1,497사업체가 입주해 있다.
세운상가는 당초 도로부지에 1967년부터 연차적으로 건설되어 40년이 경과된 노후건축물로 기반시설 부족 및 상가기능 쇠퇴 등 슬럼화가 진행되어 재정비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특히, 세운상가 지역 일대의 활성화는 세운상가가 위치적으로 도심의 한 중앙인 점과 종로, 명동, 동대문 등 도심 주요 상권의 중심부인 점, 그리고 지하철 4개 노선이 통과하고 있는 점 등의 입지적 특성과 이점이 크기 때문에 도심 전체의 경제 활성화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관악산~남산~종묘~북악산을 잇는 도시의 남북녹지축 조성 관점에서 1990년대부터 세운상가의 철거문제가 공론화되었다”라며 “이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공약사업으로 선정되어 본격적으로 사업을 착수하게 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서울특별시 균형발전추진본부 도심재정비반 담당자는 “이 사업은 종로, 을지로 등 주요 가로를 8개 구역으로 구분하여 현존하는 노후 건축물을 철거하고 도심 한가운데 폭 90m, 길이 1㎞에 이르는 대규모 녹지대를 조성한다는 점에서 청계천 복원사업과 비견될 수 있을 정도로 어려운 사업이다”라며 “규모면에서도 세계적으로 그 예를 찾아보기 힘든 대규모 사업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도심 속의 신도심’ 녹지조성 어떻게 꾸며지나
세운상가 터가 녹지로 조성되면 종묘에서 남산까지 끊어졌던 녹지축이 복원돼 북한산에서 남산까지 강북을 관통하는 녹지축이 열린다.
녹지대는 지상, 지하, 식생 환경을 양호하게 기능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과거 가로망, 수로 등 기존 도시구조의 맥락을 유지하는 한편, 종묘 등 인근 문화자원의 보호를 함께 고려하여 추진한다. 이에 따라 주변에 새로 들어서는 상가들은 이 녹지축을 중심으로 좌우로 조금씩 물러나 새로 건립된다. 용적률은 850%까지 허용하되, 민간 사업자들이 추가 녹지를 확보할 경우 더 높여준다는 계획이다. 건물 높이는 122m로 제한되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종묘 주변은 55m로 까다롭게 묶인다. 세운상가 재정비촉진지구 가운데 가장 먼저 도시환경정비사업이 시작되는 세운4구역에는 3만3,262㎡(약 1만평) 부지에 백화점, 할인점, 오피스, 아파트 등이 들어설 예정으로 1단계 구역에는 녹지 조성 이후 30층 높이의 업무용 빌딩, 36층 규모의 주상복합 건물 등이 차례로 들어설 예정이다.
사실 그동안 서울 중구는 세운상가 주변에 220층 규모의 세계적인 초고층 건물 건립을 주장해 왔지만, 서울시 관계자는 “4대문 안 궁궐 등 역사·문화유산과 조화되기 어렵다”며 “현실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도심 속의 신도심’을 재창조 하는 사업으로 규정해 진행되는 이번 녹지조성 사업이 예정대로 2015년에 철거 및 녹지 조성공사가 끝날 경우 남산이 멀지 않은 대한극장 건너편에서 종묘를 잇는 녹지축이 완성된다. 특히 녹지대는 청계천과 교차하게 되므로 특별한 상상력이 발휘된 창조적 매력요소와 경관디자인 및 어메니티를 살려 조성함으로써 청계천을 찾는 관광객을 강력히 흡인 할 수 있도록 계획된다. 이를 위해 올 하반기까지 학생, 시민, 시민단체 및 전문가들로부터 충분한 여론수렴과 아이디어에 대한 논의를 거쳐 내년 초에는 국제현상설계를 추진, 세계적 걸작품을 만들어 갈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업이 완료될 경우 90,000㎡의 대규모 녹지대가 조성돼 도심열섬 완화와 오염저감 효과가 틀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세운상가 철거, 이전협상이 최대 과제
세운상가 재개발 및 녹지축 조성사업에서 해결해야 할 최대 과제는 무엇보다도 상인들과의 보상 협의다. 철거에 따른 영업 공백이나 폐업 가능성을 우려, 사업에 반대할 가능성이 큰데다 일부 상가는 최근 리모델링까지 마쳐 더욱 거세게 반발할 수 있으며, 일부는 이주대책 마련까지 요구하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역에는 현재 10,819개의 업체가 영업 중이며 대부분 영세한 규모다. 건물의 노후화와 함께 슬럼화가 진행돼 1982년 이미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되었으나 보상 문제, 상인 반발 등의 어려움으로 실제 재개발은 이뤄지지 않았다.
서울시는 주택 세입자들에게는 3인 가족 기준으로 1,068만원 보상과 함께 임대 상인에게는 3개월 치 휴업 보상비 및 이전비용 지원 등 보상 기준을 제시했지만 세운상가 3,500여 점포 입주자들은 상가 철거 계획에 대해 “오세훈 시장이 후보 시절에 철거계획 발표 전에 상인들과 지속적인 협의를 하겠다고 약속해놓고 이를 지키지 않았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오 시장은 대지 면적 2,400평에 연면적 2만 5,000평에 이르는 종로세운상가에서 대림상가 철거에 보상비 3,000억원이 들 것으로 계산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3,000억원으로는 크게 부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세운상가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청계천 복원과 재개발 바람으로 인근 땅값이 크게 올라 청계천변은 지분값이 평당 1억원, 안쪽은 평당 5,000만원에 이른다”고 말한다. 때문에 종로세운상가~대림상가 대지 지분값은 1조2,000억원이 넘는 계산이 나온다. 상가 주민들은 송파구 장지동에 건설된 동남권 유통단지로 이주시킨다는 계획이지만 상가주민들은 생계터전을 포기하고 이주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서울시 관계자는 “기존 건물을 철거한 뒤 녹지를 조성한다는 점에서 청계천 사업보다 훨씬 어렵다고 생각 한다”라며 “앞으로 서울시는 법적인 보상 범위 내에서 끊임없는 대화와 설득을 통해 계획대로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40년의 세월을 간직한 세운상가는 어떤 곳인가
지난 1968년 완공된 세운상가는 한때 각종 전자제품을 비롯한 음반, 비디오테이프, 서적 등 없는 것이 없는 ‘만물상가’로 불렸다. 일제 때는 폭격에 대비한 대피 장소이기도 했던 세운상가는 폭격 등으로 발생한 화재가 도시 전체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건물을 허물고 빈터로 만들었던 곳이다. 한국전쟁 이후엔 피난민과 이재민의 삶의 터전이기도 했던 이곳은 무허가 판잣집과 노점상이 빼곡하게 들어서면서 서울의 대표적인 빈민촌으로 변했다.
1966년 4월 서울시장으로 부임한 김현옥 시장은 1968년 재개발에 나서 무허가 건물을 철거하고 현대식 건물을 세우기로 하고 ‘세상의 기운이 모이는 곳’이라는 뜻에서 건물 이름을 ‘세운(世運)상가’로 붙였다. 당시 설계는 현대건축의 대가로 꼽혔던 김수근 건축가에게 맡겼으며 ‘입체도시’의 개념으로 설계했다. 8~17층짜리 건물 여덟 개가 모인 세운상가는 서울의 대표적인 상권으로 군림했으나 90년대 들어 용산전자상가가 생기면서 위축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세운상가는 40년의 세월을 뒤로한 채 철거위기에 놓이면서 상인들과 서울시가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수도권 도심재생사업 활발히 진행
서울·수도권의 노후화된 도심을 재개발하는 도심재생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입지가 좋은 도시 중심지 고유 장점을 살리면서 현대적 주거시설과 편의시설을 확보하는 사업이 곳곳에서 벌어진다. 뚝섬상업지역 1,3구역은 지구단위계획 상세계획을 수집 중으로 내년쯤 분양이 가능할 전망이다. 3구역은 주거비율 45%, 업무비율 45%며 나머지 10%는 공연장 및 쇼핑시설이 채운다. 최고 250m(약 60층)까지 지을 수 있다. 1구역도 40층대 초고층 주상복합 2개동을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철도공사는 용산역 일대 철도청 정비창 부지에 세계에서 세 번째로 높은 150층짜리 건물을 짓기 위해 서울시와 협의 중이다. 과거 집창촌이던 용산역 전면부에도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 업무용빌딩 호텔 등이 들어선다. 대우건설은 용산역 앞 2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 우선시공 협상자로 선정돼 35층 업무용 빌딩 1개동과 37층 주상복합아파트 1개동을 짓는다. 3구역도 삼성물산을 우선시공 협상자로 정해놓고 사업시행 인가를 준비 중이다. 40층이 넘는 호텔과 주상복합아파트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 밖에도 인천 남구 도화동 인천데 부지를 비롯해 숭의종합운동장 제물포역 등에서 도심재생사업 진행이 한창이다. 26만 6,000여 평 규모의 인천대 부지에 주거 복합단지가 건설되는 한편, 최고 지상 71층의 고급 주상복합 4개동과 공영 청사 등을 건립하고 중앙공원도 계획돼 있다. 또 서울시는 지난 3월 남대문 시장을 대대적으로 정비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있는 단국대 서울캠퍼스 부지도 개발선상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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