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 기업이 국제 경쟁사회에서 살아남는 최대의 변수는 ‘인재경영’이라고 경제계의 식자들은 말하고 있다. 평준화된 기술요소들을 차별화하고 고부가 가치화할 수 있는 것은 결국 인재의 힘이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1968년 ‘포항제철’이라는 이름으로 청암 박태준 前 회장에 설립된 POSCO(포스코)는 효율적인 인재관리체계를 통해 공기업에서 사기업으로의 민영화에 성공한 대표적인 기업이다. 포스코는 최근 세계 최초로 파이넥스 공법을 상용화한 공장을 준공하여 세계 철강계를 이끄는 리더로 자리매김 했다. 이러한 바탕에는 공기업의 단점이었던 서열적 의사소통 구조와 관료제로 인한 경직성을 과감히 바꾸어 경영혁신을 이루게 했던 노·사 간의 열정과 도전정신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세계 최초 차세대 혁신 제철 신기술 파이넥스 상용화 설비 가동
지난 5월 30일 포항제철소에서는 노무현 대통령, 김영주 산자부 장관 등 국내외 인사 1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연산 150만 톤 규모의 파이넥스 공장 준공행사가 성대하게 거행됐다. 이번에 준공한 파이넥스 설비는 철광석이나 유연탄 등 원료를 별도 공장에서 가공해 사용하는 용광로 공법과는 달리, 자연상태 가루모양의 철광석과 일반탄을 바로 사용하여 쇳물을 생산하는 설비로 원료가공 공정에서 발생하던 환경오염물질을 최소화할 수 있고, 원료가공비, 가공설비 투자비 등이 절감돼 환경친화적이고 경제적인 기술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이날 준공을 축하하기 위해 직접 참석한 노무현 대통령은 “파이넥스 완성은 영일만에 철강산업이 불을 지핀 지 40년 만에 세계 철강사를 새롭게 쓰는 계기이며, 우리 경제가 가야 할 방향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 것”이라고 축사했다. 또한 포스코의 이구택 회장은 “세계 주요 철강사들이 대형화, 통합화를 통해 경쟁우위를 회복하고 있고, 후발 철강사들의 도전이 더욱 거세지는 상황에서 파이넥스 공장 준공은 포스코의 경쟁력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또한 남보다 더 빠르게 기술을 개발하고 모방할 수 없는 일등 제품을 만들어 ‘기술의 포스코’를 반드시 실현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지난 2004년 8월에 착공해 이날 준공한 파이넥스 상용 설비에는 총 1조 600여억 원이 투자됐으며, 창립 초기부터 독자 고유기술 개발에 노력해 온 포스코가 방대한 R&D비용을 투자함으로써 15년 만에 세계 철강기술사를 새롭게 써 나갈 고유의 혁신기술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이러한 성과의 바탕에는 1990년부터 한국철강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한국 신철강연구조합’을 결성하여 1992년 이후 10년 간 222억 원의 국책과제 연구개발비를 지원한 정부의 노력도 큰 힘으로 작용했다. 14세기에 개발되어 사용되어 온 용광로 공법은 그 후 100여 년 동안이나 생산성과 에너지 최적화 등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공법으로 평가받아 왔지만, 원료의 사전가공에 따른 환경오염 유발과 이에 따른 설비투자가 부담이 돼 선진 철강사들은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경제적인 혁신공법 개발을 추진해 왔다. 일본의 DIOS법, 호주의 HISMELT법, 유럽의 CCC법 등이 대표적이지만 아직 상용화에 성공하지 못했다. 이러한 가운데 가장 먼저 상용화한 포스코의 파이넥스 공법은 국내 224건, 해외 20여 개국에서 58건의 특허를 출원했으며 기술보호 차원에서 엄중히 관리되어 오고 있다. 파이넥스 공법은 특히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고 자국 자원의 부가가치를 높이려는 경향이 강한 시장 흐름을 볼 때, 새로운 철강설비 투자 시 자국 원료를 바로 사용할 수 있어 해외로의 성장 전략에도 더욱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파이넥스 상용설비 건설은 착공 당시 국내 경기가 그다지 밝지 않았고, 2006년 7월 건설노조의 본사 불법점거 등으로 공사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를 겪으면서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으며, 지난 2004년 8월부터 33개월의 건설기간 동안 일 평균 2천여 명의 건설 인력이 참여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했다.
투명한 지배구조와 건전한 재무구조를 갖춘 글로벌 우량기업
급변하는 시대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해 새로운 가치창출을 위해 매진해 오고 있는 (주)포스코는 1968년 한국 철강산업 발전의 꿈을 가지고 ‘포항제철’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되었다. 포스코의 기업목표는 단순히 영리를 추구하는 형태를 탈피해 ‘강한 기업’에 머물지 않고 신뢰와 존경을 받는 ‘강하면서도 좋은 기업’이 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는 경제적 수익성, 환경적 건전성, 사회적 책임성을 지닌 지속 가능한 경영을 추구하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창의를 존중하고 기본을 중시함으로써 인류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공헌하며, 이를 근간으로 철강사업 역량을 기반으로 지속 성장하는 글로벌 우량기업이 되는 것이 포스코의 미래지향적인 비전이기도 하다. 이러한 총체적인 목표 아래 포스코는 프로세스 이노베이션을 통한 지속적인 혁신을 추진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실천지향 의식과 행동을 변화하는 프로그램인 ‘6시그마’는 포스코 혁신의 대명사로 꼽히고 있다. 6시그마를 통해 낡은 업무 방식과 관행을 버리고 현실 인식과 자기 진단을 정확하게 하고, 이외에도 기술개발, 지식경영, 기업윤리 확립을 통한 변화뿐 만이 아니라 전문성과 글로벌 마인드, 디지털 능력을 갖춘 인재를 양산해 내고 있다. 이 같은 노력과 혁신으로 2000년 민영화된 포스코는 투명한 지배구조와 건전한 재무구조를 갖춘 글로벌 우량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포스코 성장의 주춧돌이 된 청암 박태준의 창업정신
포스코 설립자 청암 박태준은 경영에 관해 ‘불패의 명장’으로 일컬어지고 있다. 육사 출신이기도 한 청암은 군인의 ‘기(氣)’와 기업인의 ‘혼(魂)’과 함께 ‘한 번의 패배는 영원한 패배’라는 군인정신을 원동력으로 만성적자였던 대한중석을 흑자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그는 국제제철차관단이나 세계은행조차도 등을 돌린 기술, 자본, 부존자원도 없는 모래벌판 위에 철강왕국을 탄생시켰다. ‘안될 일’이라고 모두가 입 모은 곳에 오늘날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제철회사를 만들어 낸 것은 청암의 깊은 애국심과 탁월한 지도력에서 기인한 것이다. 그의 남다른 세계관과 리더십은 세계인들로부터 널리 인정을 받고 있으며, 주어진 기회를 잘 포착하여 미래의 꿈을 펼친 범상치 않은 인물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청암은 포스코 운영에 있어 모든 회사 종업원들에게 필요한 새로운 윤리적 행동규범을 창설했는데, 이것은 성실과 근면, 헌신과 같은 기본적이고 전통적인 가치에 비중을 둔 것이다. ‘자원은 유한, 창의는 무한’이라는 포스코의 슬로건 아래 청암은 고급 두뇌의 해외유출 경향을 없애고, 자체적으로 고급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시스템으로 고질적인 인력문제에 대한 대안을 마련키도 했다. 인재와 창의를 존중하는 이러한 모든 부분은 직원들로부터도 각광을 받고 있으며, 청암만큼 종업원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는 인물은 드물다고 할 정도로 기업가적 카리스마도 갖추고 있다. MIT와 같은 우수한 인재의 양성을 위해 그가 설립한 포항공과대학은 사업적인 면에 이어 교육적인 면에서도 그의 평가를 높이는데 일조하고 있다.
‘정도경영’으로 글로벌 경영실현
청암 박태준에 이어 2003년 포스코 회장에 오른 이구택 現 회장은 엔지니어 출신이면서도 경영정책과 판매 분야에 더 많이 근무한 경력을 가진 기술과 전략을 겸비한 경영자다. 또한 국제적인 감각은 물론 외국어에도 능해 유수한 해외 투자자들로부터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이 회장은 포스코 기업문화의 근간을 ‘정도경영’으로 세우고 있다. 아무리 어렵고 힘든 상황이라도 지킬 것은 지켜야 하며 “아무리 유능해도 신변을 깨끗이 하지 못하는 사람과는 같이 가지 않겠다”고 하는 윤리경영 실천에도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부분에는 글로벌 경영의 기본은 고객을 최우선으로 여기면서 지속적으로 기업 가치를 높이는 데 있다는 소신이 내포되어 있기도 하다. 특히 포스코 임직원들의 사원증 뒷면에 새겨진 ‘윤리경영 자가진단 항목’은 스스로를 진단하는 체크포인트가 되고 있으며, 유관 업체들과 선물 안 주고 안 받기 운동 또한 이러한 이념과 맥락을 같이 하고 있다. 1990년 이후 포스코가 사회공헌에 기여한 금액도 1조 원을 넘어선다고 하니, 기업시민으로서 포스코의 행보는 여러모로 타의 귀감이 되고 있다. 이 회장은 경영전략의 무게 중심을 성장력 강화에 두고 최근 중국 장쑤성 쑤저우에 연간 20만t 규모의 자동차 강판 복합가공센터를 준공하는 등 중국을 비롯한 해외시장 진출도 활발히 추진 중에 있다. 특히 최근 준공한 파이넥스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 확보를 위한 과감한 투자의 결실로 평가되고 있다.
뚜렷한 조직문화와 리더십이 함께 한 결과물
포스코의 성공적인 경영을 말하면 빠질 수 없는 부분이 바로 조직이 공유하는 가치관과 이념이 뚜렷하다는 점이다.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신념은 제철보국의 목표를 향하여 조직원들을 불철주야 일에 매진하게 했으며, 이러한 열정적이고 자신감에 찬 신념은 포스코 발전의 근간인 조직문화로 자리잡았다. 자발적이고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개방적인 조직문화, 원칙과 기본의 중시, 정실인사와 연고주의 등의 배제, 엄정한 인사관리, 낙하산 인사를 배제한 경영진의 내부승계주의, 경영성과 배분제, 4조 3교대와 같은 선진형 근무제도와 복리후생 등과 함께 창업자의 확고한 경영의식이 제대로 조합되어 오늘날의 포스코를 세우게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경영자의 리더십과 미래지향적 사고, 분석력, 개인적 도덕성 등은 직원들을 강한 사명감을 가지고 결속하게 하는 결과를 양산했다. 특히 “철은 산업의 쌀로서, 회사는 양질의 철을 대량 생산, 국부를 증대시키고, 국민생활을 윤택하게 하며, 복지사회 건설에 이바지 할 것”이라는 창업자의 철학과 정신은 오늘날에도 포스코가 건강한 기업시민으로 국민들의 가슴 속에 남아 있을 수 있게 하고 있다.
포스코는 이번 파이넥스 상용화 설비가 준공됨으로써 2008년에는 조강 생산증력이 3,400만 톤으로 늘어나게 된다. 한편 올해 광양3용광로를 개수 하는 등 생산능력을 확충해 이러한 능력을 갖추게 되면 포스코는 현재 기준 세계 4위에서 2위의 철강회사로 부상하게 되며, 슬래브 및 열연제품의 국내 공급부족 현상을 상당부분 완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향후 10년 내에 중국, 인도, 동남아 지역 등 가장 유망한 지역을 대상으로 파이넥스 공법을 적용한 생산기지를 확대하게 되면 조강생산 5,000만 톤 이상으로 성장하게 되어 생산 규모면에서도 세계 수위 기업과 경쟁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글로벌 기술 리더십 확보로 포스코웨이 성공적 정착
포스코는 자원은 물론 자본과 기술 등 일관제철소 건설에 필요한 어느 한 요소도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포항에 일관제철소를 건설해 영일만의 기적을 이루었다. 또한 광양만에 세계 최신예 제철소를 건설, 운영함으로써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세계 유수 철강사와 어깨를 나란히 한 데 이어 이번 파이넥스 상용화 설비의 성공적 준공으로 새로운 성공스토리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30여 년 간 ‘제철보국(製鐵報國)’으로 집약되는 경영이념과 강한 기업문화를 바탕으로한 결집된 조직의 힘을 발휘하여 수많은 난관을 극복해 온 포스코가 기술 리더기업으로 위상을 확고히 함으로써 100년 기업으로 가는 확고한 디딤돌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대형화·통합화 등 철강환경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도 파이넥스, 스트립캐스팅 등 혁신기술을 바탕으로 세계 철강산업의 혁신리더로서 ‘유(有)’에서 또 다른 ‘유(有)’ 를 창조해 세계 속에서 포스코 신화를 확산시켜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가장 모범적인 기업문화를 바탕으로 효율적으로 일하는 방식과 지속가능한 경영을 상징하는 ‘글로벌 POSCO Way’에도 한걸음 더 다가서게 되었다. 포스코가 추구하는 ‘글로벌 POSCO Way’는 글로벌 경쟁을 벌일 수 있는 생산능력을 가지고 21C 신기술을 선도하며, 구성원이 꿈을 키우고 최고의 역량을 발휘하는 영속기업이 되기 위해 전세계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공유해야 할 경영이념과 일하는 방식을 지칭한다. 이를 위해 포스코는 ‘새로운 성공신화를 향하여, 세계로 가는 도약·미래를 여는 혁신’이라는 새로운 비전을 선포했다. 포스코에 있어 제철업은 더 이상 환경오염산업이 아니다. 인간문화의 발전과 함께 오래토록 함께 해온 철은 이제 파이넥스를 만남으로써 더욱 그 가치를 높이게 됐다. 한 분야의 발전은 또 다른 분야의 파괴를 동반하고 오는 것이 발전 단계의 의례적인 일이었다. 그러나 그러한 모든 것들이 결국 인간을 위한 것이라면, 차후의 성장 또한 인간에 바탕을 두고 이루어 져야 한다. 포스코는 인간의 기본 생활을 윤택하게 할 환경을 생각하고 막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음으로써 오늘의 성공신화를 이루어 냈다. 세계 철강기술을 선도하는 글로벌 철강 리더기업으로서의 지속적인 성장과 함께 인류사회의 풍요로운 미래건설을 위한 노력이 앞으로도 꾸준하게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