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선사협회 목포지회 / 이명식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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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선사협회 목포지회 / 이명식 회장
  • 취재_박종선 부장
  • 승인 2007.06.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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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선 요율체계 확립과 지역발전에 앞장서다
사소한 일에 초연하며 자신보다 이웃을 위해 사는 인물
목포항은 본항(本港)과 북항(北港)으로 나뉘어 항내수(港內水) 면적 375만㎡로, 항만법상 1종항에 속한다. 1897년(고종31) 10월 16일 상항(商港)으로 개항한 이래 호남지역의 관문 구실을 하고 있으며, 부산항과 함께 제주도를 연결하는 해상교통의 요지인 동시에 중요한 무역항이 되었다. 목포항은 항구 주위에 섬이 많고 남동쪽에 반암반도(盤巖半島)의 돌출부와 남서쪽에 가로놓인 고하도(高下島)가 자연방파제 구실을 하고 있어 암초가 많으나 도선하는데 숙달된 도선사들이 물길 속을 손바닥처럼 읊고 있어 안전하게 접안 할 수 있다.

2004년 목포신항이 개항되어 KIA자동차 수출의 선적항, 현대·삼호중공업을 주축으로 한 조선단지가 형성되어 앞으로 많은 발전이 기대되고 있다. 목포항은 대부분 수입화물과 연안화물이 그 주를 차지하며, 수산물 가공품과 선어물 등이 약간 수출되고 있는 추세다. 도서지방 주민들을 위해 연안여객종합터미널이 새로 설치되었으며, 목포~제주를 오가는 카페리와 목포~흑산도~홍도 간에 쾌속선이 운행되고 있다.


진성 이씨, 퇴계 이황 16대 방손
얼마 전 많은 사업비를 들여 신축된 목포항여객터미널이 문을 열었다. 그 비용에 걸맞게 웅장하고 쾌적한 건물의 309호실이 한국도선사협회 목포지회 사무실이다. 이곳은 도선사 이명식 지회장이 한국도선사협회 목포지회 총책을 맞고 있다. 이 지회장은 경북 예천에서 진성 이씨 퇴계 이황 선생의 16대 방손(傍孫)이며, 이 씨 종가의 장손으로 태어나 유교의 영향을 받으며 성장했다. 그는 한학과 불교, 철학에도 조예가 깊으며 선비의 기풍이 있는 문중의 장손으로 어른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눈 덕에 동기생들 보다 성숙했다. 그러한 성품과 함께 2년 늦게 들어간 학교에서 항상 그는 큰형 노릇을 하며 학창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이명식 지회장은 경북사대부고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로 입학을 위해 2회에 걸쳐 시험을 치렀지만, 결국 뜻을 이루지 못하고 우연히 응시한 한국해양대학교 항해학과 24기로 입학해 과정을 마쳤다. 대한해운공사와 브라이트쉬핑 등에서 근무하다가 자동연필깎이 사업을 열기도 하였지만, 당시 자동연필깎이를 만들 기술력의 부족으로 결국은 이 일도 접게 되었다.


해기사의 꽃인 도선사가 되기까지
이명식 지회장은 그 후 수일해운과 범양상선에서 해상생활을 하는 동안 크고 작은 어려움도 많았지만, 낙천적이고 여유있는 성격 덕분에 정신적으로 별 부담이 없는 선상생활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외항선을 타고 수십일을 망망대해 바다 위에서 생활하다보니 외롭고 고독할 때 좋을 거라며 해사(海士) 11기생 기관장 선배의 권유로 일본항 정박 중에 ‘사주 주명학’이란 책을 접하게 되었다. 재미삼아 접한 책으로 인해 그는 주위 사람들이 알아주는 사주 주명학의 학술가가 되었다. 이 지회장은 전라도가 아닌 경상도 출신으로 목포항에서 12년 동안 도선사 생활을 하다 보니 목포사람이 다 되어 버렸다며 웃음 짓는다.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훌륭한 내해(內海)가 있었구나! 너무나 아름다운 목포의 경관에 매혹되었고, 순박하게 살아가는 목포사람들에게 반했습니다”라며 목포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표출했다.
도선사는 많은 선장 경력과 실무수습, 신체검사에 합격하고, 각종 해당과목 등을 이수해야 하는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야만 인정받을 수 있으며, 현재 우리나라에는 약 200여 명의 도선사가 근무 중에 있다. 이들은 모두 수십 년씩 항해사와 선장의 경력을 거친 베테랑이다. 이명식 지회장은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12명의 도선 수습생을 선발할 예정인데, 현실에 맞는 도선사 수급정책이 확립되어야 한다”며 도선사의 질적 저하를 우려하고 있다.


도선 요율체계 확립과 지역발전에 앞장서다
이명식 지회장은 목포항의 입출항 항로의 지정 및 항로시설의 설치 등에 중추적 역할을 했으며 “현재 사용하고 있는 도선료 요율 체계는 일제 강점기부터 사용하던 것이라, 좀 더 효율적이고 간편한 요율체계 정립을 위해 12년 간 도선사로서 생활하면서 그동안 연구한 내용들을 정리·확립하여 사용, 심의토록 건의하였습니다. 또한 목포 신항은 막대한 자금이 투자되었으나 민자 부두의 사용이 원활하지 못해 모든 기관단체가 힘을 모아 빠른 시일 내에 활성화 시킬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여 지역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 하겠습니다”라며 요율체계 확립과 지역발전에 일조할 것을 다짐했다.

자신보다 이웃을 더 사랑하는 사람
목포항 도선사들은 ‘해상발전협의회, 해상치안협의회, 해수회, 바다회’ 등과 지역 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이는 맡은 바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관단체 및 기관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함으로써 도선사의 위상을 높이고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것도 도선사들의 중요한 역할이라는 생각에서 행해진 것이다.
이명식 지회장은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는 고사성어를 중시하며 화목, 성실, 인간중심과 양심대로 살 것을 삶의 덕목으로 삼고 있다.
“마음을 넓게 가지고 사소한 일에 치우치지 말며 큰 뜻을 이루겠다는 집념과 의지를 가져야 할 것입니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이것은 저의 신념이기도 하지만, 삶의 철학이기도 합니다. 예의와 도리에 벗어나지 않는다면 적극적으로 가족과 사회의 어두운 곳에 지원하고 싶습니다” 오랜 해상생활을 하며 망망대해를 떠도는 마도로스의 생활이란 것이 가족과 친지를 더 챙길 법도 한데 이 지회장에게 우선순위는 항상 소외받는 이웃과 공적인 부분이다. 목포를 사랑하는 이 지회장의 애정과 관심처럼 제2의 도약을 위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목포항이 더욱 안전하고 깨끗한 항구로 성장해 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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