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적 정신과 문화는 함께 간다’
1,700여 년 동안 전래 된 불교는 오랜 기간 우리민족의 정신과 문화의 중심이 되어왔다. 불교가 전해진 곳에는 반드시 불상도 존재한다. 불상은 단순히 외형상의 의미가 아니라 한국불교의 존재양상을 반영하고 있다는 것에서 역사적인 의미를 살펴 볼 수 있다. 따라서 불상양식의 변천을 살피기 이전에 불상이 내포하고 있는 상을 생각하면 그 시대의 흐름을 알 수 있다. 불교와 함께 흘러왔던 불교미술은 종교미술이다. 그렇기 때문에 종교적 감정을 불러 일으켜야 한다는 것이 중요한 부분이다.
불교조각이나 회화, 건축, 공예 등 불교미술의 각 부분에 있어서도 그러한 종교적 신앙심이 그 핵심을 이루고 있으며 불교미술이 순수미술과 다른 점은 바로 신앙심으로부터 그러한 것들이 탄생되어졌다고 말할 수 있다. 부처님에 대한 신앙심을 바탕으로 항상 경건한 마음으로 30여 년 불모외길로 전통불교문화를 계승하며 문화재수리기능자 조각 제943호에 등재 되어있는 불인불교조각원(부산시 강서구) 류수관 원장을 만나보았다.
불교미술은 민족의 정신과 문화 속에서 함께 존재한다
불교미술은 부처님에 대한 신앙심을 전달하기 위해 만들어진 종교미술로 불교의 조각, 건축, 회화, 공예 등을 통틀어서 말하는 것이다. 이것은 부처님에 대한 신앙심의 결정체이며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기에 불교의 교리를 단적으로 상징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한마디로 성스러운 미술을 뜻한다. 종교미술은 글을 모르는 중생들을 위해 교리를 쉽게 납득시키기 위해서 시각적인 방법을 동원한 것에서 시작했다. 불교미술 역시 다른 종교미술과 마찬가지로 신앙을 위한 조형을 그 임무로 삼고 있다. 예술적 감성에서 종교적 감성이 분리된다면 그 아름다움은 빛을 내지 못할 것이며, 반면 종교적 감성에서 예술적 감성을 분리해 버린다면 그 약체성을 면할 수 없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종교와 예술과의 관계는 상호상관관계를 갖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류수관 원장은 불교미술 중 으뜸이라 할 수 있는 불상의 모습을 보면 그 시대의 흐름을 알 수 있듯이, 불상은 단순히 부처님의 형상을 조각하는데서 그쳐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만큼 불교미술이 현재까지 오기까지는 그 시대에 살아가는 모든 민족의 정신이 이어져 온 것이고, 우리의 문화 속에서 함께 성장해 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불상이란 말은 산스크리트어로 붓다-프라미타(buddha-pratima)라 하는데, 모방 또는 모사를 뜻한다고 한다. 따라서 불상이란 말은 본래 부처님의 참 모습을 모방, 모사한 것이라는 뜻에서 부처님의 형상을 그림이나 조각으로 나타낸 것을 일컫는 말이다. 부처님 모습을 조성한 것이 언제, 어디서 처음 이루어졌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지만 부처님에 대한 신앙심은 같기에 한결 같은 마음으로 불교미술이 종교적인 문화 속에서 함께 존재 했다고 말할 수 있다. 종교적 문화적 역할을 함께하는 불교조각문화에 한 획을 긋고 있는 류수관 원장은 자비로운 부처님을 조성하는 과정에서도 스스로를 수양하는 마음이 든다고 했다. 불상조각이 물질적인 작품이 아니라 정신적인 가치를 가질 수 있도록 부처님에 대한 신앙심을 기르고 불자들에게도 그 정신을 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불교문화의 중심인 불상을 조성하다
일반적인 미의식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종교적인 염원이 담겨 있는 불상은 불교미술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거의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다. 불상은 다시 석가모니불과 비로자나불, 아미타불, 약사불, 미륵불등으로 나누어지고 보살상 역시 관세음보살, 지장보살, 문수보살, 보현보살, 대세지보살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불교문화의 중심축인 불상의 조성을 하는 불인불교조각원 류수관 원장은 부처님에 대한 신앙심을 바탕으로 전통의 맥을 이어 가고 있다. 어릴 때부터 남다른 손재주과 섬세함을 가지고 있었기에 순수미술을 하다가 조각 무형문화재이신 이진형 선생의 가르침으로 불교미술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고 했다. 불교미술을 하는 조각가는 누구보다 불심이 지극해야한다. 류수관 원장은 원래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는 불자였지만 불교미술에 전념하기 위해 더 큰 불심을 길렀다. 엄격한 스승 밑에서 순수미술의 기초를 버리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불교미술의 기초를 차근차근 수련하며, 15~16년 동안 가르침을 배우면서 스스로의 자리를 찾고 류수관 원장만의 불교미술의 색을 찾았다고 했다. 류수관 원장은 불상을 조성할 때 하나의 작품이라고 하기보다 조성된 불상이 사찰에 모시게 되면 많은 불자들의 부처님이 되는 것이기에 항상 정성스런 불심을 바탕으로 경건한 마음을 가지며 작업에 임한다고 한다. 하나의 불상이 완성되기까지는 장기간이 걸리기에 인내와 여유를 가지고 부처님에 대한 신앙심과 존경심을 가져야 하고, 항상 심신을 청결히 한 후 불상을 조성하기에 완성된 불상을 보면 많은 불자들을 위해 보시를 했다는 생각에 뿌듯함을 느낀다고 전했다.
불인불교조각원 류수관원장 인터뷰
“불교문화의 전통을 계승할 것입니다”
조금은 각박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의지할 곳을 찾다보니 사찰에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얻으며 마음을 다스리고자 한다. 류 원장은 사찰이 번창되면서 당연히 불상도 많아지고 있는 상황이기에 무엇보다 불교미술의 전수자들이 계속해서 배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전통을 이어가는 큰 역할을 하고 있는 불교미술이 현대인들에게 조금은 소외된 부분이 있기에 안타깝다고 전했다. 그 전통을 계승하고자 현재 경주 동국대 미술학부에서 불교조각에 대한 필요성 등 많은 부분을 알리고 있다. “불상조각은 단순한 조각이 아니라 마음의 조각이기에 마음의 부처님이 그대로 표출 됩니다. 그래서 항상 정성어린 불심으로 불상을 조성하고, 그 조성된 불상을 통해 많은 불자들의 마음이 평안해졌으면 합니다”
불교조각에 대한 류수관 원장만의 신념과 열정을 볼 수 있었다. 앞으로는 지금 보다 더 많은 사찰에서 류수관 원장의 정성어린 불심으로 조성된 불상을 많이 접하게 되어 많은 불자들이 부처님의 자비를 얻을 수 있을 것이며, 전통불교문화도 더욱 발전해 나갈 것이다. 언제나 깨끗한 마음가짐으로 열정을 다해 불교조각에 혼을 바치는 류수관 원장의 집념은 30여 년 긴 세월이 말해 주고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