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매거진=김민수 기자] 몸에 해로운 줄 뻔히 알면서도 자꾸자꾸 생각나고 먹고 싶어지는 맛의 비밀
세상에 자식이 잘못되기를 바라는 부모는 없을 것이다. 행여나 사랑하는 자녀에게 해롭지 않을까 싶어 부모들은 듣기 싫은 잔소리를 해서라도 잘못된 행동을 바로잡으려 애쓴다. 특히 먹거리는 평생 건강을 좌우하기도 하므로, 아마 우리 청소년들은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에게 귀가 따갑도록 이런 말을 들어왔을 것이다.
“단 것 좀 많이 먹지 마라. 이빨 썩는다!”
“콜라나 탄산음료 대신에 물을 많이 마셔라!”
“인스턴트식품이나 패스트푸드는 몸에 해로우니 자주 먹지 마라!”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어온 이러한 잔소리 덕분에 패스트푸드나 인스턴트식품, 탄산음료가 몸에 이롭다고 생각하는 청소년은 아마 없을 것이다. 우리 청소년들도 그게 별로 좋지 않다는 것쯤은 다 안다. 그런데 이상한 건 도무지 끊을 수가 없다는 점이다. 몸에 좋을 게 없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자꾸자꾸 생각나고 무심코 또 먹게 된다. 물론 입에 착착 감길 만큼 맛있기도 하지만, 세상에 맛있는 음식이 어디 한둘이랴? 그럼에도 이런 음식들의 중독성은 가히 치명적이다.

배는 부르지만 마음은 항상 허기지는
현대사회의 청소년들에게 던지는 질문
“좋은 음식이란 무엇인가?”
우리 청소년들이 매일 먹고 마시는 음식 중에 과연 좋은 음식은 얼마나 될까? 또 좋은 음식이란 어떤 음식일까? 이 책은 어떤 음식은 좋고, 어떤 음식은 나쁘다고 규정하려는 것이 아니다. 다만 청소년들이 거의 매일 먹고 마시는 먹거리들에 대해 최소한 좀 더 관심을 기울이기를 촉구한다. 아울러 그것들이 어떤 식으로 생산되었고, 또 그것을 판매하는 사람들은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는지에 관해 생각해보라고 권유한다.
좋은 음식이란 몸을 건강하게 해주는 음식이기도 하지만, 그것이 생산되어 유통되고 소비자에게 오기까지의 과정 모두가 건강한 음식을 의미한다. 하지만 우리가 자주 접하는 광고나 매체에서는 이러한 점을 잘 알려주지 않는다. 그러한 것을 시시콜콜 알려주는 게 기업의 이윤 추구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저렴한 값에 다량으로 생산 및 공급함으로써 이윤을 극대화하는 동안 품종 단일화, 무분별한 살충제와 화학비료의 사용, 노동력의 착취 등이 서슴없이 이루어졌다. 그러는 동안 땅과 바다가 오염되었고, 오염된 곳에서 생산되어 우리 밥상 위에 오르는 먹거리들도 함께 오염되었다. 즉 먹거리체계가 조금씩 망가졌고, 결국 그것이 인류의 생존마저 위협하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자신이 매일 먹는 음식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왜냐하면 관심조차 갖지 않으면 아무도 우리에게 좋은 먹거리를 만들어주지 않기 때문이다. 최소한 관심이라도 기울일 때 기업도 좀 더 좋은 먹거리 생산을 위해 노력하게 될 것이다. 그러려면 우리 청소년 스스로 먹거리에 대한 정보를 탐색하고 자신이 선택한 음식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이 책은 청소년들이 자주 접하는 현대의 다양한 먹거리 속에 담긴 이야기들을 전해준다. 역사적 기원은 물론 맛의 비밀, 그것이 유통되기까지의 과정에서 지불하고 있는 막대한 비용, 아울러 내가 오늘 먹는 음식이 미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이와 함께 오랜 시간 우리네 밥상을 지켜왔지만, 어느새 패스트푸드나, 배달음식, 간편식 등에 점점 밀리고 있는 우리의 전통음식에 대해서도 재조명해본다.
청소년을 포함해 학교와 마을, 사회 곳곳에서 소비자 스스로 더 좋은 음식을 먹기 위해 노력한다면 작은 나비의 날갯짓이 기후의 변화를 일으키듯,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변화가 시작될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청소년들이 어떻게 하면 좀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해보고, 나아가 좀 더 많은 청소년들이 현대사회의 고장난 먹거리체계에 관심을 기울이기를 바란다. 나아가 그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좋은 먹거리가 더 많이 생산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작은 힘이나마 보탤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