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매거진=하명남 기자] 화가 정현숙의 제54회 개인전인 돈화문갤러리 초대전 ‘Before and After - 과거는 앞선 것, 영원(永遠)한 작품 창작의 원천(源泉)'이 4월 17일부터 4월 30일까지 돈화문갤러리에서 열린다. 오프닝 행사는 4월 17일 오후 5시 30분에 개최한다.
과거는 지나간 것이 아니라 앞선 것
과거는 지나간 것이 아니라 앞선 것, 과거는 현재를 살게 하고 미래를 내어 주는 것이다. 역사, 전통, 옛 것... 과거 즉 .앞선 것에 대한 정직한 성찰이 있어야 오늘의 수행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고 오롯이 미래로, 세계로 나아가는 바른 길(正道)이 열리는 것이다.
정현숙 작가에게 ‘전(前, Before)과 후(後, after)’라는 명제는 어제와 내일, 과거와 미래, 옛 것과 미래의 것들을 의미하지만 오늘을 거치지 않고서는 어제와 내일이 바로 연결될 수 없는 것 그리고 그 사이에는 끊기지 않는 무한 수(無限數), 무한 세월이 존재하는 것, 마치 책장의 앞뒷면처럼 ‘전(前, Before)과 후(後, after)’는 결코 둘일 수 없는 영원(永遠)의 세계의 오직 하나다.
정현숙 작가는 ‘전(前, Before)과 후(後, after)’로 이어져 있는 영원(永遠)의 존재에 생명의 빛을 부여하고 있다. 전통 자개의 선면(線面)으로 거시적 분할을, 크리스탈 미립자(微粒子)로 미시적 응집을 그리고 그 둘이 씨줄과 날줄로 연결돼 생명의 빛을 발산하고 있다. 비로소 과거, 현재, 미래가 정현숙 작가에게로 와서 하나로 연결되어 빛을 발하는 영원(永遠)의 작품들이 탄생하고 있다.
자개와 크리스탈에 관한 한, 정현숙은 이제 수준높은 경지에 이르렀다. 10여 년 이상의 세월을 이 두 재료에 몰두해 온 결과이다. 붓과 물감을 사용하는 대신 일종의 오브제인 자개와 작은 크리스탈 조각을 캔버스에 붙여나갔다. 이 작업은 매우 고된 반복적 동작을 필요로 하며 긴 정신적 긴장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그리하여 정현숙이 만들어내는 세계는 아주 작은 단위들이 모여 일정한 배열을 이루는 가운데 나타나는 질서의 세계이다. 질서는 어떤 원칙과 법식(法式)을 필요로 하는데, 그것은 정현숙의 경우 그 나름의 제작방식이 된다. 정현숙의 제작방식은 그녀 스스로가 고안한 것으로써 특수한 것이 되며, 그녀의 노하우인 동시에 장점이기도 하다. 예술에서 이것은 매우 중요한 요소인 동시에 평가의 대상이 된다.
‘빛을 향한 영원한 항해’ - 윤진섭(미술평론가)
정현숙 역시 빛을 영원히 붙잡으려 노력하는 작가이다. 그의 작품은 결코 사라지지지 않는 눈부신 빛을 발산한다. 그러나 작가는 어떤 과학 기술도 사용하지 않는다. 고졸(古拙)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정현숙의 빛은 아날로그(analog)적인 라이트 아트이다. 그 빛의 정체는 자개와 크리스털(crystal)이다. 정현숙은 2000년경부터 캔버스(canvas)에 금색의 아크릴 물감으로 원(圓)을 그리면서 빛을 붙잡기 시작했다. 그리고 2004년부터는 영원한 빛을 표현하기 위해 시간이 지나도 변함없이 빛을 발산하는 자개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자개 가루를 뿌렸지만 2007년 이후에는 캔버스에 자개를 이어 붙이게 되었다. 이것이 바로 <비포 앤 에프터 Before and After> 시리즈의 시작이다. 이후 보다 더 찬란한 빛을 원했던 작가는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크리스털을 사용하게 되었고 자개 조각들이 교차되면서 만들어내는 공간에 크리스털이 가득 채워지게 되었다. 빛이 가득한 세상이 만들어진 것이다.
‘빛, 그 영원(永遠)을 향한 수행(修行)’ - 이문정(조형예술학 박사, 중앙대학교 겸임교수)

정현숙 작가는 “우리 전통적 양식 중에 용도와 수요가 사라져가는 것들 중에 나전칠기가 있다. 그 자개를 응용하여 현대적 조형으로 재해석 하고자 한다. 캔버스 위에 아크릴 칠한 후 옛 한글 문양과 도자기형상 위에 자개를 넓이 1mm로 얇게 잘라 패턴을 만들고 그로인해 만들어진 작은 공간에 스와로브스키 등 크리스탈을 부착하여 독특한 장식적인 화면을 연출한다. 때로는 옵티칼한 추상적, 기하학적 형태를 만들고 원형 또는 원형의 반복 등으로 화면을 입체적으로 보이게 하기도 하며 나비와 같은 생명체나 조선백자, 불상, 탑등의 형태를 차용하기도 한다. 자개의 크기나 색깔도 다양하게 이용한다. 자개의 뒷면에 색을 칠해 다양한 색의 자개를 만들어 이용할 수도 있다. 전(前, Before)과 후(後, after)라는 작품은 과거가 과거에 머물지 않고 현재의 우리 앞에 되살아나는 시간성에 중점을 두었다. 전통적 재료 들이 우리의 기억 속에만 머물지 않고 우리의 미래에도 계속되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라고 작품 의도를 설명하고 있다.
화가 정현숙 초대전 ‘Before and After - 과거는 앞선 것, 영원(永遠)한 작품 창작의 원천(源泉)' 전시가 열리는 ‘돈화문갤러리’는 올해 설립 20주년을 맞은 (사)한국전통음식연구소(대표 윤숙자)가 ‘왕의 거리’ 돈화문로의 새로운 문화 중심을 선언하며 지난 3월 ‘돈화문갤러리’와 ‘갤러리카페 질시루’를 오픈한 ‘돈화문로의 문화랜드마크’다. 정현숙 작가의 54번째 개인전은 ‘돈화문갤러리’에서 네 번째 열리는 전시로 4월 17일부터 30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화가 정현숙
이화여대 미술대학 서양화과 졸업(BFA), 미국 펜실베니아대학교 미술대학원 졸업(MFA), 현재 대진대학교 현대조형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개인전>
전라남도도립미술관, 한국경제갤러리, 위갤러리, 롯데호텔갤러리, 베를린 리 갤러리(베를린), 드몽드 갤러리(시애틀), 뉴게이트 갤러리( 뉴욕), Gallery 21+YO(도쿄) 등 국내외 개인전 53회
<아트페어 및 단체전>
아트 타이페이(대만), 마이애미 스콥(미국), 바젤 스콥(스위스), 아트 시카고(미국), 아트 칼슈르에(독일), 베를린 리스떼(독일), LA 아트페어(미국) 등과 국내외 그룹전 300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