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비무장지대 철조망에 핀 통일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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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비무장지대 철조망에 핀 통일꽃
  • 전진홍 기자
  • 승인 2019.04.08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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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비무장지대에 쳐진 철책 철조망은 다루기 까다롭다. 쉽게 베이기 때문이다.

금보성 작가는 철판 가위로 철책철조망의 면도날 끝을 둥글게 잘라내고 면도날처럼 모난 부분을 오려내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날 선 부분을 오려내고 물감으로 녹색 새순을 그리고 노란 색을 칠해 개나리 나무가 되었다. 또 벚꽃나무와 복숭아나무로 변했다.

금작가의 손길로 만지기도 어려운 철조망에 사람들이 손을 내밀었다. 전시 관계자는 “이거 진짜나무 맞느냐고 묻기도 하고 철조망으로 만들었다고 하면 놀라는 사람들이 많다”고 전했다. 

금작가는 통일이란 상처 입은 사람끼리 손을 내밀어 잡아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과 북이 서로를 용서해야 고통이 치유되고 한 민족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그날까지 서로를 기다리며 면도날 같은 철조망을 걷어내고 통일 철조망으로 대체하기를 기대해본다고 밝혔다.

그의 작품에서 말하는 평화는 전쟁이 없는 자유로운 것이며 전쟁을 경험하지 못한 세대에도 여전히 풀지 못한 과제이다.

휴전선에 쳐진 철책의 철조망은 고통과 분단의 벽이며 철거되어야 할 과거 역사이다. 서로를 가로막는 면도날 같은 철조망을 걷어내고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통일 철조망으로 교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금작가는 “상대방을 향해 위협적이고 공격적인 철조망은 우리에게도 상처를 줄 수 있다”고 전했다.

금보성 작가.

철조망을 작품으로 승화한 금작가는 한글작가로 알려져 있다. 금보성작가는 “한글을 사용하는 나라인 북한에서 전시를 기획했으나 번번이 무산되었다. 하지만 언젠가 통일 꽃과 통일나무로 만든 평화둘레길에 많은 국민들이 다녀갈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라며 북미회담과 남북회담이 철책으로 만든 통일 꽃 아래서 진행되길 염원한다”고 전했다. 

또한 철조망이 중립지대와 평화누리길에 세계 모든 이들에게 평화의 국가와 평화의 도시로 알려지는 견인차 작품으로 남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한편, 금보성작가는 현재 평화의 계절이 오는 그 날까지 155마일 철책선에 분단의 계절이 아닌 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으로 작업을 진행 중이다.

금작가의 ​작품은 오는 10일까지 거제 유경미술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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