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화 개인전 ‘들풀과의 인연, 하찮은 것들에 대한 헌화(獻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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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화 개인전 ‘들풀과의 인연, 하찮은 것들에 대한 헌화(獻畵)’
  • 하명남 기자
  • 승인 2019.04.01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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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3일부터 4월 16일까지 돈화문갤러리(종로구 돈화문로 71)

[시사매거진=하명남 기자] 생활 주변의 일상 자연 그 중에서도 흔하게 밟히는 들풀을 결코 가볍게 치부하지 않고 오히려 들풀을 통하여 자연의 무한한 생명력과 삶의 예지를 얻음에 작가의 작은 재주인 그림으로 감사하고 또 헌화한다. 들풀의 주는 생명 에너지를 성스럽게 담아내고 있는 이강화 작가의 개인전이 4월 3일부터 16일까지 종로구 돈화문로에 소재한 돈화문갤러리에서 열린다.

 

이강화, 축제 119x89 cm, Oil on metal, 2018

‘엉겅퀴, 가시 돋친 진자줏빛 울음꽃을 토해내다’

엉겅퀴, 여느 들풀처럼 정작 밟히고 베어지는 운명이지만 사연 많은 네 이름은 ‘희생’ 그 자체다. 짓이겨져 피를 멈추게 했던 네 이름의 연유를 잊고 산 지 오래다. 작렬하는 태양, 뜨거운 한여름, 마치 인간에 대한 원망처럼 잔뜩 가시를 내뻗고는 진자줏빛 울음꽃을 피워낸다. 하지만 솟을 가시 너머에 피를 멎게 하는 숭고한 희생이 있음을 안다. 피로 맺어진 인연, 세상의 상처를 보듬는 엉겅퀴의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그린다.

 

이강화 작, 민들레

“들풀은 스승입니다.”

이 땅의 가장 낮고 하찮은 것들, 채송화, 나팔꽃, 구절초, 엉겅퀴 등 등. 이 작가는 너무 흔해 눈여겨보지 않는 들풀에 인간으로 인해 마음 다친 자연에 영원한 생명을 부여하고 있다.

이 작가는 “제 작품의 소재는 우리의 생활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입니다. 지극히 하찮게 여기는 작지만 저마다의 내재된 강한 생명력과 존재감을 포용하고 있는 들풀이 제 마음을 일깨웠고 그 들에 대해 경외감을 느낍니다.”

또한 이 작가는 “들풀은 드로잉의 스승입니다. 들풀은 그 자체로 ‘드로잉적 선(線)’을 가르쳐 줍니다. 그 어떤 스승보다 너그럽고 완벽한 스승이기에 마음을 다잡고, 스승의 가르침을 오늘도 이어 나가고 있습니다.” 라고 말한다.

 

이강화 작, 삽

‘들풀과의 인연, 하찮은 것들에 대한 헌화(獻畵)’

이 작가는 서랍, 삽자루, 문갑, 철판 등 인간에 의해 수명을 다해 버려진 낡고 오래된 사물 위로 엉겅퀴의 숭고한 희생을 얹는다. 자연을 파괴한 인간의 도구들 하지만 그들도 수명을 다해 버림받은 사물들 위로 오히려 들풀의 끈질기고 강한 생명력을 입힌다. 자연에 고개 숙이고 인간 세상을 치유해 나가는 일련의 작업, 이 작가는 들풀과의 소중한 인연을 작품으로 승화한다. ‘하찮은 것들에 대한 헌화(獻畵)’는 앞으로도 계속될 작가의 심장과도 같은 것이다.

 

이강화 작, 양귀비

 

왕의 거리라 일컫는 돈화문로에 이강화 작가의 미약한 들풀이 묘한 대비를 이룬다. 심지어 비장함마저 감돈다. 이번 전시가 열리는 ‘돈화문갤러리’는 올해 설립 20주년을 맞은 (사)한국전통음식연구소(대표 윤숙자)가 왕이 거닐던 돈화문로의 새로운 문화 중심을 선언하며 지난 3월 ‘돈화문갤러리’와 ‘갤러리카페 질시루’를 오픈한 ‘돈화문로의 문화랜드마크’다. 이강화 작가의 40번째 개인전은 ‘돈화문갤러리’에서 세 번째 열리는 전시로 4월 3일부터 16일까지 열린다.

인천에서 태어난 이강화는 서울대 미대 서양화과를 거쳐 프랑스 파리 국립8대학과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프랑스 독일 중국 에콰도르 등에서 꾸준히 개인전을 열어왔다. 세종대학교 예체능대학 회화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강화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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