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심령과학 연구회 회장/혜봉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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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령과학 연구회 회장/혜봉 스님
  • 취재_이종철 부장
  • 승인 2007.04.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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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에게 나타나는 빙의를 허투로 보지 마라
지친 영혼들의 편안한 안식처를 제공하고 있는 지장선원

오랫동안 사람들은 벙어리, 절음발이 간질 수면병, 정신분열, 히스테리, 다중성격등의 원인을 빙의현상과 관련지어 생각하여왔으며 이를 치료하기 위하여 퇴마의식을 거행하여오고 있다. 한편으로 정신의학적 영역에서는 빙의를 인간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현상으로 보고 정신과적 치료를 통해 문제의 해결을 도모하고 있다. 대부분의 종교에서는 초자연적이면서 분리된 존재로서 영혼의 개념을 사용하고 있다. 이와 달리 객관적이고 검증을 중시하는 심리학에서는 인간의 뇌 또는 마음을 이해하는 차원에서 영혼의 문제를 찾으려고 한다. 빙의(憑依, possession)현상에 대하여 종교적 입장에서는 일반적으로 '귀신들림' '귀신에 씌움'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자신의 의지에 반하여 자신의 생각과 행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외적인 존재로 간주한다. 정신의학적 측면에서는 빙의현상을 개인내면의 또 다른 자아인 다중 성격적인 증상으로 진단한다. 인간에 내재된 악의 경향성에 대한 일련의 연구는 인간의 내면적인 부정적인 경향성이 종교적인 악마의 모습으로 나타난다는 사실을 조명하고 있다.
얼마 전 묘화스님의 구병시식이 외국의 공영방송을 통해서 세계에 알려지면서 빙의(憑依)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유명 탤런트인 김수미씨의 사례에서 빙의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우리들 주변에서 가까이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실임을 인식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빙의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은 단순히 ‘귀신들림’이라고 생각하거나 존재자체를 믿지 않는 사람들이 흔히들 있는데, 이에 대한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접근을 하고 있는 한국심령과학 연구회의 혜봉 스님은 빙의에 대한 인식을 제대로 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빙의에 대한 정확한 판단과 기준이 필요
“현대인들은 컴퓨터와 디지털 기기들의 발달로 행동반경이 점점 더 좁아지고 있습니다. 또한 불규칙한 식사와 생활습관으로 빙의현상이 일어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에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그러한 현상에 대해 불경스럽게 생각하여 체계적인 연구나 사례분석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빙의로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들은 그 가족의 고통은 물론 사회적 폐해가 치매와는 비교도 안될 만큼 큰데도 말입니다.”
한국심령과학연구회 회장이자 지장선원(www.jijangsw.com, 054-383-8553) 선원장인 혜봉 스님을 찾았을 때 스님이 일성(一聲)으로 풀어놓은 이야기는 바로 빙의로 인한 고통은 어떤 질병보다 크다는 것이었다. 혜봉 스님은 현대인들의 식습관과 컴퓨터로 인한 폐쇄적인 생활이 하나의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었다. 하지만 빙의에 대한 정확한 기준이 없어 실제로 빙의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무속인 등의 잘못된 판단으로 자신이 빙의라고 믿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상담을 받으러 오는 많은 사람들의 70%이상은 실제로 빙의가 아님에도 무속인이나 역술인 등 여러 사람들의 손을 거치면서 빙의라고 믿어버리는 경향이 우리나라에는 많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빙의가 아니기 때문에 가까운 병원에서 약물치료라든지 심리치료를 받으면 사회생활이 가능한 정상인입니다. 명확한 기준을 가지고 판단해야지 근거 없이 빙의라고 판단한다면 무책임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빙의는 일상생활에서 자신과 전혀 다른 판단을 하거나 본인이 증상을 앓고 있지만 병원에서는 이상이 없다고 진단을 내린다. 그러한 현상이 빈번히 나타나면서 자신이 깨어있는 시간의 80%이상을 고통에 시달린다면 1차 적으로 빙의라고 판단할 수 있다며 빙의에 대한 판단은 엄격하게 적용되어야 한다고 혜봉 스님은 주장했다. 그는 “실제로 빙의가 나타나기 시작하면 지속적으로 고통에 시달리기 때문에 사회생활을 할 수가 없습니다. 자신의 목소리가 아닌 다른 목소리를 내기도 하며 자신의 힘보다 10배가 넘는 괴력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혀 사회생활을 할 수 없는 것 이지요”라고 밝혔다.



체계적인 분석과 사례를 모아 과학적으로 접근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혜봉스님이 빙의에 대한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은 그가 19살의 청년이었을 때 였다고 한다. 조금 피곤해 다락방에서 잠을 자기 시작한 그가 5일 낮밤을 깨지 않고 자고 난 후 사람들의 뒤에 있는 혼령들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그때는 당시의 상황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습니다. 무섭기도 하고, 겁도 나고 해서 피하려고 만 했지요. 그러다가 부처님께 귀의 하면서 서서히 그 증상이 퇴보하기 시작했는데 우연한 기회에 심령치료에 대한 기술을 배우게 되었고 그때부터 다시 빙의에 대해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사례를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혜봉 스님은 지금까지 30여 년 동안 자신이 경험한 사례들을 모아서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있으며 이러한 자료들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빙의에 대한 연구가 기독교나 카톨릭에서는 많은 부분 진행이 되어있지만 불교 쪽에서는 관련된 연구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적어서 후진양성에서도 힘든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
혜봉 스님은 빙의가 걸리지 않는 방법은 규칙적인 생활과 운동을 해야 하며, 직업이 확실하면서 성취감이 있고 꿈이 있는 사람은 빙의가 걸리지 않는다며 성실히 생활할 것을 주문했다.



마음의 쉼터를 제공하는 농사짓는 스님
구병시식을 하며 귀신과 싸우는 무서운 스님으로 혜봉 스님을 상상하고 지장선원을 찾았다면, 여느 스님과 다름없는 수수하고 농부 같은 스님의 모습에 놀라게 될 것이다. 경북 군위군 고로면 화북2 리의 부처골에 위치한 지장선원은 아직도 문명의 때가 타지 않은 곳으로 깊은 계곡과 병풍 같은 산이 둘러싸인 아늑한 곳에 마음의 쉼터를 제공하고 있다. 절이 신도들의 시주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작은 것이라도 신도들에게 돌려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고민하다가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는 혜봉 스님은 누구든지 절에 찾아와 농산물을 수확해가고 맑은 물도 가져가서 먹으라고 절에 있는 것들을 내어주는 품이 넉넉한 스님으로 통한다. 지장선원 안에 황토방도 만들어 사회생활에 지치고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 부담 없이 와서 쉬고 싶은 만큼 쉬다가 갈 수 있는 곳으로 만들고 있는 혜봉 스님은 “이곳은 절이라 기 보다는 중생들이 쉬어갈 수 있는 마음의 쉼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며 인심 좋은 농부 같은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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