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보성 작가 50회 기념 초대전 ‘춤추는 한글회화’, 여수미술관에서 오는 3월 28일까지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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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보성 작가 50회 기념 초대전 ‘춤추는 한글회화’, 여수미술관에서 오는 3월 28일까지 전시
  • 전진홍 기자
  • 승인 2019.03.11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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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기획 임호상대표와 협업한 문화공간 여수살롱 후원
금보성 작가.

금보성 작가의 초대전 ‘춤추는 한글회화’가 여수미술관(서봉희 관장)에서 오는 3월 28일까지 전시된다. 소리기획 임호상대표와 협업한 문화공간 여수살롱도 이번 전시를 후원한다.

‘춤추는 한글회화’는 금보성 작가의 50회 기념 순회전으로 1월 인천 잇다스페이스와 2월 서울 금보성아트센터에 이어 3월에는 금 작가의 고향인 여수미술관에서 열린다. 금 작가의 50회 전시는 숫자 자체라기보다 34년간 한글 작업만을 고집하며 다양한 가능성을 제시한 거장임을 의미한다. 

누구나 알고 있는 한글을 회화로 이끌어내기는 쉽지 않다. 자칫 진부하거나 긴장감이 떨어져 진정성이 가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작업을 위해 금보성 작가는 한글 회화의 개념을 정리했다. 

우선 소리글자를 어느 민족이건 눈으로 볼 수 있어야 했으며, 둘째는 우리의 회화란 신명이 있어야 했다. 우리민족의 놀이문화인 흥을 담아야 했던 것이다. 윷을 하늘 높이 던져 바닥에 떨어질 때 웃고 환호하는 신명이다. 소리를 하늘로 던져 마음을 열게 하는 배색의 의미가 회화의 심장이다. 세 번째로는 한글의 정신이 있다. 흩어지고 겹쳐진 글자마다 의미가 담겨 있다. 의미는 정신이 되어 빛나야 한다. 

평론가 박영택 교수는 “문자와 언어, 이미지는 모두 생각들을 표현하는 기호의 체계로, 외부세계를 내부로 불러들이기 위한 수단이므로 인간의 삶에 꼭 필요하다. 미술작품 역시 하나의 기호”라고 말한다. 

기호는 인간이 의사소통을 하면서부터 표현과 전달의 한 방법으로 존재해 왔다. 선사시대 동굴벽화나 토기에 나타난 문양, 고대의 그림문자, 중세의 이콘(Icon) 등은 사물에 대한 의미를 표상하는 기호가 매체의 역할을 한다. 인간이 최초 의사소통을 하기 위한 공동의 약속인 문자도 실상은 회화적 형상이었다. 

미술 역시 기호의 체계다. 의미(기호)로 가득한 예술작품은 논리적인 면과 상징의 기호로서의 심리적인 면을 동시에 지닌다. 

김윤섭 평론가는 금 작가의 작품에 대해 “이름이 지닌 내적 에너지를 시각적으로 재현해내고 있다. 음양오행에 따른 기본 색조와 조형성으로 우주 만물의 생멸 원리를 담은 한글 이름을 해석하는 격”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원래 시인이기도 했었던 금보성 작가가 문자를 해체해 그림으로, 조각으로 만들고 있다. 결국 유사한 행위를 하고 있는 셈이다. 여전히 그는 문자와 문자가 발산하는 에너지를 다룬다. 그는 여러 색상의 물감을 ‘반죽’해서 칠하고 뿌리면서 두툼한 질감을 구축한다. 

금보성 작가가 요리라고 표현하기도 하는 ‘반죽’에는 모든 것을 용해하고 보기 좋게 나누는 것이라는 의미도 내포되어 있다. 그는 사람들의 이름을 다시 쓰거나 그려서 돌려 주면서 세상에 하나 뿐인 이름을 신비한 기운과 문자의 조형적 힘을 가진 미술작품으로 태어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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