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펀드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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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펀드가 뜬다
  • 글_신혜영 기자
  • 승인 2007.04.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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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펀드’ 꼼꼼히 따져보고 고르면 돈 된다
가급적 장기투자를 하되 대박을 노리는 식의 ‘올인투자’는 위험해

실물펀드가 본격 등장하고 있다. 2006년 재테크 히트상품이 해외펀드였다면 2007년은 실물펀드가 히트상품으로 떠오를 거라는 게 금융계의 전망이다. 이는 저금리시대에 비교적 안정적이면서도 은행 금리보다 높은 수익도 가능하다는 점 때문이다. 특히 주가나 채권 값이 떨어져도 수익을 낼 수 있어 주가가 주춤한 틈을 타 인기를 얻고 있다. 이들 신종 실물펀드는 주식,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와 달리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동시에 변동성이 크지 않다는 공통점이 있다.

분산투자의 일환으로 접근해볼 만해
‘실물펀드’란 원유, 금이나 구리 등과 같은 금속, 부동산, 선박, 가축, 커피, 설탕 등 원자재에 투자하는 펀드를 말한다.
지난해 11월 국내 처음 유전개발 펀드가 등장한 이후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았던 실물펀드가 올해엔 ‘금광 개발 펀드’ ‘산림 개발 펀드’에 이어 ‘블라인드 펀드’까지 줄줄이 선보일 예정이다. 이런 현상은 국내 증권사와 운용사들이 투자처를 주식이나 채권에서 부동산, 자원 등의 실물로 확대하면서 ‘대체투자’가 본격화한 때문이다. 실물펀드라 해도 해당 원자재에 직접 투자하는 펀드가 있는가 하면 해외 실물펀드에 재투자하는 재간접 펀드도 있다. 또 해당 원자재와 관련 있는 기업 주식에 투자하는 실질적으로 주식형 펀드나 다름없는 펀드도 있다.
그렇다면 왜 투자가 늘고 있을까. 실물펀드가 일반 투자자들에게 익숙한 상품은 아니다. 그러나 증시가 불안정할 때에 분산투자의 일환으로 접근해볼 만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는 향후 실물시장이 여전히 밝을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이다. 국제 유가와 금값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현상을 보일 것이고 구리와 아연을 비롯한 국제금속 가격은 경우에 따라서 단기간에 급등하는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원금 보장과 함께 7~10% 수익률 제시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실물자산 관련 펀드는 크게 원자재 관련 기업의 주식에 투자한 펀드와 원자재 선물(先物-장래 일정한 시기에 현품을 주고받기로 하고 매매계약을 하는 일)에 투자하는 펀드로 구분된다. 대부분의 상품들은 일반인들이 쉽게 투자할 수 있도록 실물을 직접 사기보다는 관련 지수에 간접 투자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실물펀드는 보통 원금 보장과 함께 7~10%의 기대 수익률을 제시한다.
그동안 외국계 운용사들을 중심으로 주로 금광업체 등 관련 기업의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선보였고, 최근에는 안정성을 감안해 채권 등에 90% 이상의 자금을 운용하고 나머지를 원자재 등의 선물에 투자해 수익을 노리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실물펀드에는 어떤 상품이 있나
최근 가장 많이 투자하는 대표적인 실물펀드는 금, 은, 동, 원유 등을 기초 자산으로 하는 파생상품과 부동산 펀드, 선박 펀드, 인프라 펀드 등이 있으며 드라마 펀드, 아트 펀드, 한우 펀드 등 이색 펀드로 나눌 수 있다.
▲원자재실물자산펀드는 CRB(Comodity Reserch Bearau)지수를 벤치 마크하여 투자한 펀드의 수익을 창출해내는 것이다. 금, 구리, 원유, 옥수수, 밀 등에 주로 투자를 하는 것으로 이 펀드는 다른 펀드보다 국제 원유나 금 등 상품가격은 급등락이 심한 고위험·고수익 투자대상이기 때문에 투자 시 주의가 필요하다. 이 펀드에 투자할 때는 상품마다 투자대상이나 투자비중이 다르므로 해당 상품이 어떤 실물자산에 투자를 하는 지 투자비중은 어느 정도인지 등은 반드시 확인 후에 투자를 하는 것이 좋다.
그 중 금펀드는 금광회사 주식에 나눠서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와 골드지수연동예금, 금 선물(先物)투자가 있다. 금 선물은 고객들이 적은 금액으로 금에 대한 직접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에 선물회사를 통해서 적립식 투자 방법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금값이 빠른 속도로 오름에 따라 열풍이 불고 있는 금펀드는 다른 실물펀드와는 투자 방법이 조금 다르다. 실물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 금 지수에 연동하는 파생상품에 투자한다. 오히려 주가연계상품에 가까운 셈이다.
▲부동산펀드는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개발사업, 수익성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 등에 투자해 그로부터 발생하는 운용수익을 분배하는 대표적인 부동산 간접투자상품이다. 부동산을 직접 매입하는 것과 달리 거액의 자금이 필요하지 않고 상품화되는 과정에서 전문가들에 의한 수익성 검토가 선행되기 때문에 전문적인 지식 없이도 투자가 가능한 펀드다.
이 펀드의 특징은 첫째, 투자대상 부동산이 지난 상대적인 안정성이 있다는 점과 둘째, 투자기간이 비교적 장기적이라는 점. 셋째, 전문 인력이 운용함에 따라 지역별, 투자유형별 포트폴리오에 따른 위험분산 효과 및 부동산 직접투자에 비해 세금부담감소다. 가격 하락의 하방 경직성이 강한 부동산에 주로 투자하기 때문에 주식투자에 비해 위험부담이 적으며 채권에 투자하는 것보다는 다소 높은 수익률을 기대 할 수 있다. 또한 부동산 펀드는 취득세와 등록세의 50%가 감면되며 투자한 부동산을 매각할 때 양도차액이 발행해도 배당소득만 부담하면 되므로 세금부담이 감소된다.
부동산 펀드의 종류에는 오피스텔, 상가, 아파트 등을 짓는데 필요한 자금을 펀드에서 대출형식으로 빌려주고 미리정한 대출금리를 받아 다시 투자자들에게 배당하는 형태의 ‘개발 대출형 부동산 펀드’, 사무용빌딩 등을 직접 사서 임대해 수익을 얻거나 다시 되팔면서 시세차익을 올려 배당하는 형태의 ‘수익성 부동산형 펀드’, 법운 경매나 공매에 참가해 우량한 부동산 낙찰 받은 후 임대 및 매각차익을 거둬 수익을 올리는 ‘경매 부동산 펀드’가 있다.
상품 유형에 따라 투자기간, 투자위험수준, 수익률의 변동성 및 예상분배 등이 매우 다르므로 투자자는 각 상품 유형별로 이들의 특징 및 장단점을 면밀히 파악해 투자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선박펀드는 자금을 모아 선박을 건조하거나 중고선을 인수해 해운회사에 배를 빌려줌으로써 거기서 나온 임대수익을 배당하는 투자다. 배당금은 보통 3개월마다 지급하는데 이 펀드는 현행법상 만기 이전에 투자금을 찾을 수 있는 이른바 ‘환매금지형’상품이다. 보통 연 6% 내외의 수익률로 만기 때 원금이 그대로 보존되던 기존의 선박펀드가 있고, 최근에는 배의 판매 가격에 따라 원금의 수익률이 결정되는 고위험·고수익 상품도 출시되고 있다. 펀드 투자기간 중 보유하고 있는 배의 가치가 크게 오르며 대박이 날 가능성이 높다. 단 공모기간을 놓쳤을 경우 주식처럼 증시에 상장된 선박 펀드를 사고팔 수 있지만 거래량이 미미해 유동성이 떨어진다.
▲오일펀드는 유전광구 개발에 투자하거나,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 변동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상품을 말한다. 그 외 금속펀드는 ‘골드만삭스 인더스트리얼 지수(비철금속)’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것이고, 자산의 일부를 커피, 설탕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워런트(Warrant:파생상품의 일종)에 투자하는 것이 농산물 관련 펀드다.
▲인프라펀드는 사회간접자본(SOC) 건설사업에 대한 출자와 융자, 과련 채권매입 등을 담당하는 투융자회사로, 투자자들이 주주로 참여하는 뮤추얼 펀드중의 하나다. 즉 사회간접자본에 투자한 뒤 여기서 생긴 수익금을 투자자에게 배당금 형식으로 나눠주는 펀드이다. 인프라 펀드는 투자비와 운영비를 정부로부터 지급받으므로 안전한 펀드운용이 가능하며 시중금리 이상의 수익률도 얻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그러나 인프라 펀드가 시중금리 이상의 수익률을 제시는 하지만 앞서 설명한 선박펀드와 비교하며 경쟁력은 다소 떨어진다는 것이 단점이다.
▲이색펀드는 유명미술품과 한우, 드라마, 공연물 등에 투자하는 펀드로 최근 많은 수익을 내며 눈길을 끌고 있다. 현재는 한우 펀드, 경비정 펀드, 음식물쓰레기 펀드, 아트펀드, 거북선 펀드 등 많은 종류가 나와 있다. 이 같은 이색펀드는 사업전망이 좋고 원금의 일정액 이상이 보장되도록 안전장치가 갖춰진 펀드라서 대안투자의 대상으로 활용할 만 하다.



금융 자산의 20%내외로 투자해야
실물펀드는 가격변동 가능성과 등락폭이 큰 편이다. 펀드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제한적이고 상품의 특성상 변동성이 큰 만큼 상품의 기초자산과 내용에 대해서 자세히 알고서 투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역시 주로 원자재 관련 회사에 투자하는 것으로 주식과 같은 투자로써 원금을 손해 볼 위험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두어야 한다.
류남현 신한은행 강남PB센터 센터장은 “실물펀드들은 상품의 운용방법과 기대수익률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선택이 훨씬 더 어려울 수 있다”며 “실물펀드는 가격 변동 가능성과 등락폭이 큰 편이어서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이 투자하기에는 적립식 상품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가급적 장기투자를 하되 대박을 노리는 식의 ‘올인투자’는 위험하다고 조언한다. 전체 자산의 10%이내의 범위에서 분산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실물펀드는 안정성과 수익성을 겸비하고 있지만 장기투자를 전제로 하며 대부분 환매가 불가능하다는 약점이 있다. 그러나 최근 판매되는 선박펀드나 부동산펀드는 수익증권을 거래소에 상장하므로 급전이 필요한 경우 해지하는 대신 수익증권을 매각해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
박기환 신한은행 춘천 후평동 부지점장은 “원자재 가격이 상승 추세에 있기 때문에 적어도 1~3년 정도 투자하면 비교적 높은 수익을 얻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원자재 생산국의 정치 상황에 따라 가격 변동의 위험이 잠재해 있기 때문에 금융 자산의 20%내외 정도로 투자하는 것이 적당하다”고 한다.



장기투자로 투자해야 이익
그러나 펀드 평가사인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운용사들이 내놓은 실물투자펀드 30여개 중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는 상품은 손에 꼽을 정도다. 그 중 오래된 실물투자펀드인 ‘CJ무비&조이특별자산’과 ‘CJ베리타스FirstRecoup엔터테인특별1’도 최근 1년 수익률이 3~5%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출시된 지 채 반년이 못 되는 상품들이 대부분인 다른 실물펀드들은 운용 상황이 썩 좋지 못하다. 운용사별, 또는 기간별로 수익률 편차도 극심하다. ‘미래에셋맵스로저스Commodity인덱스파생상품’이나 ‘프런티어Commodity인덱스파생F-1’등은 수익률이 플러스와 마이너스를 오락가락하고 있다. ‘슈퍼오일지수연계파생상품PB-1(미래에셋맵스)’과 ‘한국골드조기상환원유지수3단위파생상품K-1(한국운용)’, ‘Pru오일지수연계파생상품1(푸르덴셜운용)’ 등은 연초만 해도 수익률이 마이너스대로 지지부진 했다. 하지만 최근 한달 새 수익률은 두 자리 수대로 껑충 뛰었다. 반대로 지난해 연말 출시 때만 해도 완만한 수익을 내던 우리CS운용의 원유펀드 ELS 시리즈(우리파워오일파생상품1~4)는 최근 1개월새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확 돌아섰다.
이에 펀드 상품 전문가들은 “대다수 실물투자상품이 특정 원자재 가격이 강세를 보일 때 쏟아지고 있다”며 “꾸준히 수익을 내는 장기투자용이라기 보다는 반짝 유행하는 상품으로 취급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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