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매거진=하명남 기자] [극단 낯선사람, PLAY BUS 세계공연유랑기] 제4화. “도브리젠(안녕), 블라디보스톡!”
우리가 탄 크루즈에 차를 선적한 팀은 두 팀이었다. 하나는 우리, 나머지는 차를 끌고 유라시아를 횡단하시는 노부부 였다. 연세가 일흔이 넘으셨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게 정정하시고 누구보다도 열정이 넘치셨다. 흔히 듣는 “젊으니까 떠날 수 있는거야.”라는 말의 반증이었다.
배에서 만난 인연

블라디보스톡은 바람이 차가운 겨울 날 손에 놓인 뜨듯한 만두같다. 회색빛이 감도는 도시는 음산한 분위기가 풍기지만, 두려움을 떨치고 다가가면 따뜻한 사람들이 많은 곳이다. 미세먼지는 없지만 자동차 정비를 하지 않아 매연이 심하다. 코에선 검은 콧물이 줄줄 흘러나왔다. 한국에서 사용하던 버스들을 그대로 수입해 와 리모델링이나 정비 하나 없이 시내버스로 사용한다고 한다. 가끔 우리의 버스를 마을버스라 착각하고 타려는 사람들도 있었다.
블라디보스톡에 도착한 극단 낯선사람

길을 다니다 보면 익숙한 듯 익숙하지 않은 한국어가 들려온다. 북한 사람들이다. 서로를 눈흘김으로 보지만, 말은 걸 수 없다. 2~3년 전까지만 해도 블라드보스톡엔 북한 사람이 더 많았는데, 지금은 남한 관광객들이 늘어나 많이 줄어들거나 숨어다니는 추세라고 한다. 이렇게나 가까운데 왜 우리는 말조차 걸지 못할까.
블라디보스톡 독수리 전망대 위에서 우리의 해외 첫 단체사진을 남겼다. 한 극단이기 이전에 대한민국의 청년들로서 태극기를 들었다.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 앞으로의 여정을 잘 이어가자는 다짐을 해본다.
독수리전망대 '자랑스런 태극기'

*. <PLAY BUS 세계공연유랑기>는 [극단 낯선사람]의 연출 황유택, 기획 최주희, 배우 이영재, 박정현, 유승민의 2018년 4월 출발부터 한국에 복귀한 후 2019년 현재까지 세계공연유랑 여정 중 작성한 기록을 바탕으로 직접 재구성한 이야기입니다. [극단 낯선사람]의 아홉 청춘들의 담대한 도전을 격려하며 시사매거진 단독으로 그들의 여정을 함께 합니다. 또한 [극단 낯선사람]의 앞으로의 활동을 후원하실 기업과 서포터즈를 모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