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 피아니스트 임미정, 네 번째 정규앨범 ‘Composure’ 발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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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피아니스트 임미정, 네 번째 정규앨범 ‘Composure’ 발매
  • 하명남 기자
  • 승인 2019.02.27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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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16년차 베테랑의 품격, 피아노 솔로, 트리오, 쿼텟까지 정밀한 팀 사운드가 응축된 8개의 트랙
재즈 피아니스트 임미정, 네 번째 정규앨범 ‘Composure’ 커버 이미지(사진제공_마장뮤직앤픽처스)

[시사매거진=하명남 기자] 시간의 나이테를 따라 펼쳐지는 연륜의 미학, 1집 <Flying>(2003)의 톰 하렐(Tom Harrell), 2집 <In The Rain>(2006)의 그렉 타디(Greg Tardy)와 빌리 드러몬드(Billy Drummond), 3집 <3+1>(2011)의 거장 베니 골슨(Benny Golson)까지, 세계적인 뮤지션들이 신뢰하는 재즈 피아니스트 임미정이 8년 만의 네 번째 정규작 <Composure>를 발표한다.

첫 리더작을 2003년에 발표하고 어느덧 재즈 피아니스트로서 활약한 지 햇수로만 16년. 돌아보면 재즈 피아니스트 임미정의 재즈는 ‘오래된 미래’에 가깝다. 본래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하고도 재즈 피아니스트의 꿈을 찾아 다시 서울예술대학 실용음악과에 입학한 이래, 1990년대 한국 재즈를 이끌던 정성조, 이정식을 비롯 다수의 재즈 뮤지션들과 무대에 올랐다. 뿐만 아니다. 사물놀이 김덕수, 소프라노 신영옥 등 장르불문 다채로운 역량을 펼치며 어느덧 대한민국 재즈가 자랑하는 재즈 피아니스트가 되어있었다. 그런 그녀가 돌연 국내 재즈 신에서의 안정적인 지위를 뒤로한 채 미국 유학길에 올라, 기어이 버클리 음악대학과 뉴욕 맨해튼 음악학교 석사과정까지 마치는 등 결코 쉽지 않은 선택과 결과를 만들어냈다. 뉴욕 맨해튼 음악학교 석사과정 재학 중 발표한 첫 리더작 <Flying>(2003)에서는 정통 미국 재즈를, 2집 <In The Rain>(2006)에서는 포스트 밥을, 그리고 자신의 트리오와 거장 베니 골슨과의 만남을 의미한 3집 <3+1>(2011)까지 재즈 피아니스트로서의 연주는 물론 작 · 편곡가로서도 탁월한 역량을 보였다. 그리고 8년의 시간이 지난 2019년 봄, 네 번째 정규 앨범 <Composure>를 발표하기까지, 임미정은 끊임없이 무대에 올라 공연을 하고, 후학 양성에 매진하는 등 현역 뮤지션으로서의 커리어를 쉬지 않고 이어오며, 자신이 오래토록 그려온 재즈에 대한 꿈과 열정에 성숙이라는 깊이를 더해온 것이다.  

이번 4집 <Composure>는 총 8개의 트랙으로, 지난 8년의 시간 동안 틈틈이 써 내린 7개의 자작곡과 1개의 스탠더드 넘버가 담겨있다. 유럽의 어느 피아노 트리오 음악을 연상케 하는 ‘Prelude’, 미드-업 템포를 오가는 밝은 스윙 넘버와 후반부 피아노, 기타의 트레이드 즉흥 솔로가 인상적인 타이틀 곡 ‘Spring Joy’, 아기자기하면서도 익사이팅한 연주가 돋보이는 서브 타이틀곡 ‘Raindrops’, 전형적인 재즈 사운드로 임미정의 재즈적 기반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트리오 곡 ‘You’re Strange’, 3박자 왈츠 리듬으로 편곡되어 서정적인 멜로디의 왈츠곡 ‘Heart Song’, 지적이고 모던한 선율의 ‘I Know Now’, 아들을 위한 아름다운 피아노 솔로곡 ‘Lullaby’와 호기 카마이클(Hoagy Carmichael)의 스탠더드 넘버 ‘Stardust’가 앨범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재즈 피아니스트의 꿈을 찾아, 첫 리더작부터 이번 4집 <Composure>를 준비하는 시간에 이르기까지, 그 오랜시간동안 임미정은, 자신이 할 수 있는 것,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깊은 성찰의 시간이었을 것이다. 바로 이 시간과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4집 <Composure>에서는 이전의 어떤 앨범에서보다도 자기 경험과 내적 성숙, 통찰이 품격을 갖추며 투영되어 있다. 이는 또한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온 기타리스트 한운기, 베이시스트 김대호, 드러머 이도헌과의 더욱 밀도 높은 팀사운드로 촘촘하게 표현했다. 피아노 솔로, 트리오, 쿼텟까지 평범한 듯 평범치 않은 여유로운 편안함. 임미정이 선보인 <Composure>의 또 다른 얼굴이다.  

이번 신보 <Composure>는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 김환기 화백의 유명작품 ‘봄의 소리(Sounds of Spring, 1966)’가 음반의 전면을 장식하고 있다. ‘봄의 소리(Sounds of Spring)’는 김환기 화백이 미국 뉴욕에서 활동하던 시기, 그리운 고향을 떠올리며 고국의 밤하늘에서 영롱히 빛나는 별들을 추상적이고 은유적으로 색채화한 작품으로 유명하다. 평소 너무나 흠모하던 김환기 화백의 작품을 꼭 커버 이미지로 사용하고 싶어, 직접 환기미술관에 이용 허락과 동의를 구한 재즈 피아니스트 임미정. 자신이 오랜 시간 한음한음 만들어낸 음악들, 건반의 움직임 하나하나 연결된 소리의 풍경들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었다. ‘봄의 소리(Sounds of Spring)’ 부터 ‘봄의 기쁨(Spring Joy)’까지, 8년의 시간을 모두 쏟아낸 <Composure>에서 임미정의 진화된 자화상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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