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너머 태양빛이 더욱 빛난다' 70대 박사학위 꿈 이룬 만학도 송명수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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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너머 태양빛이 더욱 빛난다' 70대 박사학위 꿈 이룬 만학도 송명수씨
  • 이슬 기자
  • 승인 2019.02.26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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숱한 좌절과 시련 속 7전8기 오뚝이 농부박사
만학도 송명수씨(사진_시사매거진)

[시사매거진/전북=이슬 기자] 세번의 결혼과 두 부인과의 사별, 생사를 넘나들었던 월남전투, 죽을 고비를 넘긴 교통사고등 숱한 좌절과 시련속에도 배움의 꿈을 접지 않았던 70대 만학도가 박사학위 취득의 꿈을 이뤘다.

화제의 주인공은 오는 20일 전주대학교 학위수여식에서 부동산학을 전공해 '6차산업 관광농업 활성화 요인에 관한 연구' 논문으로 영광의 박사학위를 취득하는 송명수 박사(71.김제시)이다.

"6차 산업을 통해 농민들이 농외수입을 올려야만 소득을 높일 수 있습니다. 6차산업이 성공을 거두려면 프로그램의 다양화, 인적자원 육성이 필요하다는 것을 논문에 담았죠"

그가 박사학위를 취득하기까지 걸어온 인생은 그야말로 파란만장 그 자체, 혹독한 시련과 좌절의 연속이었다. 과연 그에게 신이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지 않는 게 이상할 정도다.

찢어지게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책과 노트를 살 형편이 안돼 진학을 포기했다. 설상가상 열여섯살때 아버지마저 뇌졸중으로 쓰러지고 여덟식구를 부양하는 소년가장이 됐다. 

공사장에서 지게로 흙짐을 지다 왼쪽다리가 탈골되며 다리까지 절게 됐다. 머슴살이로 생계를 이러오다 월남파병 장병을 지원했다.

치열한 전투속에서도 살아남아 귀국해 참전수당으로 처음 600평 농지를 사고 결혼해 두 아들까지 얻었다. 기쁨도 잠시 두 아들을 놓고 부인이 먼저 세상을 떠났고 이주여성과 두번째 결혼을 했다. 이 사이에서 막내아들을 얻었지만 부인은 가출을했고 막내아들마저 교통사고를 당해 떠나보내야 했다. 송박사 자신도 교통사고로 중상을 입었지만 보상조차 받지 못했다.

세번째 몽골 여성을 아내로 맞이했고, 딸 하나를 낳았다. 그 사이 소유농지는 4만평으로 불었고 임차농지까지 5만평의 농사를 지을 정도로 기반을 잡았다.

두 아들이 장성해 대학에 다니느 것을 보면서 배움에 대한 갈증이 여전히 가시지 않은 자신을 발견했고 환갑을 앞 둔 60에 시험을 준비해 중졸 고졸 검정고시를 준비해 차례로 합격했다.

하지만 시련은 혅현재 진행형이었다. 세번째 부인마저 교통사고로 잃었다. 계속된 시련에도 자식들이 있기에 주저앉을 수 없었다.

전주대 박사학위 송명수씨(사진_시사매거진)

"전주대학교 부동산학과에 지원해 합격했습니다. 세상을 다 얻은 것처럼 하늘을 날아갈 듯 기뻤죠"

학부4년 석박사과정 5년 무려 9년을 주경야독 끝에 마침내 박사모의 영광을 안았다.

"오늘의 제가 있기까지 저를 이끌어주신 민규식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전주대학교의 명예를 드높이고 후배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남은 여생,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활동에 바치도록 하겠습니다"

그는 졸업을 앞 둔 지난 12일 다른 졸업생들과 함께 국토정보학 융합전공 발전에 써달라며 모교인 전주대 이호인 총장에게 대학발전기금 2천 650만원을 기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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