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진구, 도시 광부의 금 따는 ‘재활용 정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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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진구, 도시 광부의 금 따는 ‘재활용 정거장’
  • 양희정 기자
  • 승인 2019.02.25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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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편의 도모, 재활용 공정 절약, 일자리 창출 등

[시사매거진/부산=양희정 기자] 부산 부산진구(구청장 서은숙)에서는 오는 3월부터 전포1동 일반 주택가에 ‘재활용 정거장’을 시범 실시한다고 밝혔다.

아침 출근길 이모씨(48, 전포1동)는 재활용품이 아닌데, 잘못 배출돼 수거되지 않은 채 골목길을 어지럽히고 있는 쓰레기를 보고 안타까울 때가 많다. 그는 ‘우리 동네도 아파트처럼 재활용품을 분리해서 배출할 수 있는 시설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하곤 했다.

부산진구는 이 같은 바람을 실현하기 위해 ‘재활용 정거장’이라는 특별한 사업을 부산에서 처음으로 추진한다. 이 사업은 일반 주택가 주민들이 편리하게 재활용품을 분리배출 할 수 있도록 일시적인 배출 거점을 만들고 이를 관리하는 인력을 배치해 아파트 재활용 배출장소처럼 운영하는 사업이다. 서울에서는 금천구에서 시행해 효과를 거두고 있다.

우선 부산진구는 전포1동 지역에 이동식 재활용 정거장 25개소를 설치해 3월부터 시범 운영할 예정이다. 재활용 정거장은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4시간 동안 운영된다. 재활용 정거장에 배출 가능한 품목은 종이류, 플라스틱류, 유리병류, 캔, 고철류, 비닐류 등이다.

각 정거장에는 ‘도시 광부’라 불리는 25명의 재활용 정거장 관리인이 배치돼 주민들이 올바르게 배출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잘못 배출되는 쓰레기를 알려준다. 도시 광부를 채용하면서 일자리 창출 효과도 있으며, 주민들의 혼동을 줄이기 위해 기존 문전수거 방식도 병행해 운영한다.

재활용 정거장 이용방법은 간단하다.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4시부터 각 가정에서 배출해야 할 재활용품을 재활용 정거장에 들고 와서 배출하면 된다. 재활용 정거장에는 아파트 재활용 배출장처럼 종류별 재활용품을 배출할 수 있도록 수거마대가 설치돼 있다. 재활용품을 어디에 배출해야 할지 모르면 도시 광부에게 문의하면 된다.

오후 8시까지 임시 운영을 마치면 9시에 수거업체가 재활용 정거장을 방문해 재활용품을 모두 수거해간다. 이후 재활용 정거장은 철거되며, 다음 운영 요일에 다시 나타난다.

2018년 기준으로 보면 부산진구 관내에는 일반주택이 부산진구 전체 세대의 절반 정도인 83,438세대가 있으며, 일반주택에서 배출되는 재활용품은 월 466톤이다. 이 재활용품은 재활용품 선별장에서 선별작업을 거치게 되나, 466톤 가운데 138톤은 재활용할 수 없는 일반쓰레기인 것으로 집계됐다.

부산진구는 올해 전포1동에서 재활용 정거장 시범사업을 운영한 후 성과를 분석해 다른 지역으로 확대 시행할 방침이며, 재활용 정거장 운영이 안정화될 경우 도시 광부를 폐지수집인 또는 생활이 어려운 노인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서은숙 부산진구청장은 “재활용 정거장은 선별장에서 분리해야 하는 공정을 현장에 적용하는 한편 도시 광부의 채용으로 일자리까지 마련한 사업이며, 재활용 정거장은 주민 편의를 도모하고 재활용 공정 절약, 일자리 창출과 같이 세 마리 토끼를 잡고자 하는 사업으로 기대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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