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 산업 비슷한 중국·일본과 치열한 각축전, 새로운 성장 동력 찾아야
외환위기 발생 10주년, 노무현 정부 출범 4주년을 맞은 한국 경제에 잔뜩 먹구름이 끼었다. 기업 팔고 금붙이까지 내다 팔아 국가 부도 위기를 가까스로 넘겼지만 앞으로 10년, 20년을 이끌어갈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내지 못하는 사이 중국에 바짝 쫒기고 일본과의 격차는 더욱 벌어지는 상황을 맞은 것. 특히 중국, 일본과는 주력 산업이 비슷해 세계 시장에서 3국간의 각축전이 치열하다.
이건희 삼성 회장이 ‘샌드위치론’을 들고 나왔다. 그는 지난 1월 25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기자들로부터 그룹 회장 취임 20주년의 소감을 묻는 질문을 받자 “앞으로 20년이 더 걱정”이라며 샌드위치 이야기를 꺼냈다. “중국은 쫓아오고 일본은 앞서 가는 상황에서 한국은 샌드위치 신세다. 이를 극복하지 않으면 고생을 많이 할 수밖에 없는 것이 한반도의 위치다” 평소 기자들의 질문에 단답형으로 일관하던 이 회장이었기에 이날 대답은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졌다. 이 때문에 내심 작정을 하고 한 발언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국 경제의 현실과 미래에 대한 평소의 우려를 담아 새로운 화두를 던졌다는 것이다.
불명예 ‘샌드위치론’어떻게 나왔나
삼성 관계자는 “이 회장의 ‘샌드위치론’은 국가경제와 삼성에 다 같이 적용 된다”고 말했다. 한국 경제와 삼성은 이 회장이 삼성 총수가 됐던 1987년 이후 외형과 내용 면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했다. 국가 경제 측면에서는 3300달러 선이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올해 2만 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외환위기라는 진통을 겪기는 했지만 개방화, 글로벌화를 거치면서 산업구조도 중화학공업 및 정보기술(IT) 위주로 고도화됐다. 삼성의 성장세도 눈부시다. 지난해 삼성그룹의 매출은 141조원으로 87년(13조5,000억원)에 비해 10배 이상 커졌다. 2005년에는 삼성전자의 글로벌 매출(787억 달러)이 영원히 넘지 못할 아성으로 여겨졌던 일본 소니(660억 달러)를 추월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런 국가 경제의 활력이 최근 몇 년 사이 급속하게 위축됐다는 점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중국은 과열 논란을 불러일으킬 정도인 10.7%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고, 일본도 부활 기지개를 켜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은 겨우 5% 턱걸이 성장을 하고서도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며 “이 회장은 이런 상황을 답답해 한 것으로 짐작 된다”고 말했다.
이런 고민은 이 회장의 올 초 신년사에서도 읽을 수 있다. 이 회장은 신년사에서 “기술 강국 일본은 활력을 되찾아 더 앞서 나가고 생산대국 중국은 뒤를 바짝 쫓아오고 있는 반면, 우리는 산업 경쟁력마저 점차 약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삼성 관계자는 “반도체, 휴대전화, 디스플레이 등 한국과 삼성을 대표하는 산업들이 순환의 고리를 따라 가까운 장래에 중국이나 인도, 동남아로 옮겨갈 것”이라며 “이 회장의 고민은 바로 여기에서 출발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삼성과 경쟁하고 있는 사업 분야인 평판TV, 반도체 등에서 일본기업들이 ‘잃어버린 10년’을 보낸 뒤 최근 공격적 투자에 다시 나섰다. 이 회장의 ‘샌드위치론’은 바로 이런 상황에서 나온 위기감의 표현이다.
산업자원부는 2010년이면 LCD 분야에서 중국과의 기술경쟁력 격차가 1.7년, 산업경쟁력 격차는 불과 1년으로 좁혀질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삼성 관계자는 “이 회장의 회장 재임 20년 동안 삼성에서 ‘위기’가 강조되지 않은 때는 사실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끊임없는 도전과 이의 극복 과정에서 기업이 커왔다는 것이다. 이 회장 취임 직후 목표로 제시된 ‘초일류 기업’ 93년 변화를 역설하며 들고 나온 ‘신경영’, 지난해 새로운 경영 화두로 떠오른 ‘창조 경영’ 등은 하나같이 위기 극복 처방이었다는 설명이다. 다만 지금까지는 ‘시장 추종자’로서의 위기였다면, 지금은 ‘시장 주도자’로서의 위기라는 점이 차이라는 것이다. 이 회장은 “우리만의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정상의 발치에서 주저앉을 것이지만, 창조적 발상과 혁신으로 도전에 성공한다면 정상으로 올라설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삼성 관계자는 “무서운 변화 속도가 특징인 디지털 시대에 우리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지 않으면 쓰러지고 말 것이라는 위기감의 표현이자 그 처방이 바로 창조경영”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생명선까지 위협하는 중국
중국의 추격은 공산품이나 기술력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경제의 동력인 에너지 자원분야에서 세계 시장을 움직이는 큰손으로 등장하면서 석유와 주요 자원을 수입해 쓰는 한국의 생명선까지 위협하고 있다.
한국도 뒤늦게 에너지 확보전에 뛰어들었지만 중국세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중국석유공사(CNPC)는 2005년 42억 달러(약 4조원)에 카자흐스탄 국영석유회사인 페트로카자흐스탄을 인수했다. 중국 정부는 아프리카 자원부국에 수억~수십억 달러 차관을 주고 그 대가로 유전개발권을 얻고 있다. 중국이 1조 달러대의 외환보유액을 바탕으로 에너지 확보에 열을 올리면서 세계 유전 가격은 천정부지로 올랐다.
최근엔 한국이 눈독을 들여온 동시베리아 유전에도 손을 뻗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석유공사 관계자는 “동시베리아 유전의 원유를 중국에 우선 공급하기로 러시아와 중국 정부가 지난해 말 비공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고 밝혔다. 중국은 그 대가로 러시아 업체들에 중국 시장 주유소 사업 허가권을 주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원자력 발전 연료인 우라늄도 싹쓸이하다시피 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호주를 방문해 2010년 이후 매년 우라늄 2만t을 20년 이상 공급받기로 계약했다. 6월엔 아프리카의 니제르,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잇따라 우라늄 광산 공동 개발 계약 및 원자력 기술 교류 협정 등을 맺었다. 한국이 확보하려고 노력 중인 우라늄 광산에도 손을 뻗치고 있다. 카자흐스탄 남중부의 우라늄 광산이다. 대한광업진흥공사 등이 2004년 카자흐스탄 국영 원자력 회사인 ‘카즈아톰프롬(KAP)’과 이 광산을 공동 개발하기로 MOU를 맺었지만 지금까지 본 계약을 하지 못하고 있다. 대한광업진흥송사 측은 “중국이 더 높은 가격을 주겠다고 해 KAP가 계약을 망설이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정보통신(IT) 산업의 요람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의 엔지니어 다섯 명 중 한 명은 중국에서 건너온 화인(華人)이다. 바로 이들이 첨단 IT 기술의 모국 이전에 앞장서고 있다. 중국 토종 반도체설계회사인 중싱마이크로를 세운 덩중한(鄧中翰.39)이 대표적 인물. 그는 미국 IBM사에서 ‘IBM 발명 창조상’까지 받았던 실리콘밸리에서도 잘나가던 칩 설계 전문가였다. 1999년 중국으로 이주한 그는 칩 설계 분야를 중국에 이식하면서 ‘중국 반도체의 대부’로 떠올랐다.
세계 각지의 화인들은 중국의 또 하나의 동력원이다. 지식과 기술로 무장한 인재형 화인을 중국에선 ‘신(新)화인’이라고 한다. 중국 개방 초기, 자본과 일감을 싸들고 와 수출 공장을 세웠던 자본가형 화인인 구(舊)화인과 대별된다. 중국은 특히 IT, 바이오산업(BT), 디자인, 금융 등 첨단 분야의 핵심 인재들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이들은 각각 미국의 실리콘밸리, 바이오밸리, 월가와 이탈리아 밀라노 등 각 산업부문의 심장부에 몰려 살면서 세력화하고 있다. 나아가 중국에 기술을 전수하고 새 산업을 창출하고 있다. 이들의 영향으로 중국에선 칩설계, 정보통신기술 등이 몇 단계 업그레이드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디자인 화인들도 중국 본토의 의류산업을 패션산업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이탈리아 밀라노 출신 화인 정슈캉(鄭秀康)이 세운 캉나(康奈)그룹은 밀라노 디자인을 도입한 중국산 신발을 최저 60달러에 수출한다. 기존 중국산 신발 평균 수출가격 5.5달러보다 10배 이상 높은 가격이다. 이들은 80년대 이탈리아 밀라노로 대거 이주한 중국 윈저우(溫州) 출신 화인들이다. 밀라노 인근의 패션도시 프라토에 3만 명이 모여 사는 이들은 인근의 재단기업 거의 전부인 200여 개를 사들이는 등 이탈리아 패션계의 파워 인맥으로 등장했다.
BT와 금융분야 화인들의 중국 진출은 소리 없이 늘고 있다. 미국 바이오밸리 기업에서 일하는 ‘화인바이오의약과기협회’ 회원 400여 명은 협회 차원에서 중국과의 연계를 모색하고 있다. 중국 증시가 달아오르면서 모국으로 돌아가는 금융 화인들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중국,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 나타내
뚜렷한 대책 없는 ‘샌드위치 코리아’
“한국 자동차, 앞으로 5년 안에 따라잡을 것이다” 중국 상용차 시장 1위 업체인 베이징푸톈자동차(北京福田汽車) 셰쯔칭(子淸) 부원장의 장담이다. 2월 초 베이징에서 그는 “BMW, 벤츠, 도요타 같은 세계적 브랜드는 힘들겠지만 한국 차는 품질만 따라잡으면 된다”고 말했다. “삼성이 최첨단 LCD 패널 공장을 돌릴 수 있느냐 없느냐는 우리한테 달렸다” 일본의 첨단 기술 기업 알박(Ulvac)의 우스미 다카유키(臼見隆行) 경영기획실 부장의 지적이다. LCD 패널 핵심 기술인 성막(成膜)장치 분야에서 세계시장의 96%를 장악하고 있는 일본 기업의 자부심이 담겨 있다.
중국의 추격은 무서울 정도다. 저비용을 무기로 세계의 공장 역할을 했던 중국이 기술로 무장하면서 자동차, 철강 등 핵심 제조업 분야는 물론 첨단 기술 분야에서도 한국을 위협하고 있다. “한국이 자랑하는 이동통신장비의 기술 격차는 2005년 현재 1년. 2010년이면 6개월로 좁혀진다. 3.5년 정도인 TFT-LCD(초박막액정표시장치) 분야의 기술 격차는 2010년까지 1.7년으로 줄어든다” 이는 ‘중국의 부상 및 동북아 분업 구조 변화에 따른 우리의 대응 전략’ 보고서 가운데 일부다. 이 보고서는 한국개발연구원(KDI)과 대외경제연구원(KIET) 등이 지난해 말 대통령에게 보고했던 내용이다.
지난해 10년 불황을 벗어난 일본 역시 힘차게 뛰고 있다. 지난 회기(2006년 4월~2007년 3월) 일본 기업들의 국내 제조업 설비투자는 전년 대비 21.3%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설비투자 증가율이 6.8%(산업자원부, 200대 기업 설비투자 조사)이며, 올해는 이보다 낮을 전망인 한국과는 대조적이다. 투자 부진에 노사 불안까지 겹치면서 한.일 양국 간의 생산성 격차도 다시 벌어지고 있다. 양국 간 노동생산성 격차는 1995년 시간당 29.3달러에서 2005년 29.9달러로 확대됐다. 여기에 엔화 가치가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엔저(低)까지 가세하면서 자동차. 가전 등 주력 분야에서 한국 제품보다 가격이 싼 일본 제품들이 속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샌드위치 현상은 비단 경제 분야만의 고민이 아니다. 외교 안보와 국방, 교육은 물론 문화 부문에 이르기까지 한국이 비교 우위를 급속히 잠식당하면서 중국과 일본에 밀리는 경향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대대적인 패러다임 전환 절실, “변해야 산다”
올 초 국내 그룹 총수들의 신년사는 예년과 달리 비장했다. 대부분의 신년사에 ‘위기’라는 단어가 수차례 언급되는 등 국내 기업들이 올해 이후 겪게 될 어려움이 적나라하게 예견돼 있었다.
삼성 이건희 회장은 “지난해 기술 강국 일본은 활력을 되찾아 앞서 나가고 있고 생산대국 중국은 뒤를 바짝 쫓아오고 있지만, 우리는 제자리걸음을 계속하고 산업 경쟁력마저 약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 정몽구 회장도 “원화 절상으로 인해 수출 비중이 높은 현대·기아차의 수익성이 악화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LG 구본무 회장도 “변화를 주도하지 못하는 까닭은 방향을 몰라서가 아니라 빨라진 변화의 속도와 광범위해진 변화 폭에 비해 행동은 더디고, 상상력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룹 총수들이 전과 달리 경쟁력 강화와 체질 개선 등을 강조한 것은 시장이 경고음을 지속적으로 내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기술력 에서 세계 1위를 자부하는 휴대전화나 조선 등의 분야에서 국내 경쟁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지적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세계 최대 휴대전화 단말기 제조업체인 노키아는 다른 업체들이 고전을 면치 못한 지난해 4분기에도 순이익이 20%나 증가하며 멀찍이 달아났다. 노키아는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에 비해 19%나 늘어난 12억7,000만유로(16억5,000만달러)에 달했다. 4분기에는 1억5,500만달러를 판매해 휴대전화 판매대수 1억대를 돌파했다. 시장점유율은 35.8%로 부동의 1위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3200만대를 팔아 시장점유율 11.2%에 만족했고, LG전자는 1700만대를 팔아 6.0%에 머물렀다.
세계 1위 등 상위권을 석권한 조선업계에서도 중국의 추격세가 무섭다. 지난해 세계 조선소 순위 10위 안에 3곳이나 진입했다. 지난해 말 현재 수주잔량 기준으로 중국 다이롄 선박중공이 240만CGT(표준화물선 환산 톤수)를 기록해 7위에 올랐고, 외고교조선이 232만CGT로 8위, 후동중화조선은 182만CGT로 10위에 올랐다. 특히 상위 50위 기준으로 중국 조선소는 지난해 말 16개가 포진, 일본(14개), 한국(9개)보다 많았다.
LCD 시장에서는 대만업계가 맹추격하고 있다. 집계가 끝나지 않았지만 2006년 세계 LCD 시장의 국가별 점유율은 매출액 기준으로 우리나라가 44.4%로 대만(42.6%)을 누르고 1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2004년 43.6%, 2005년 44.1%에서 지난해 44.4%로 점유율 상승이 미미한데 비해 대만은 2004년 36.5%, 2005년 40.3%, 지난해 42.6%로 바짝 쫓아오고 있다.
일본 기업도 장기 불황의 터널을 지나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난해 일본 기업의 세전 순이익은 전년 대비 16.7%나 늘어난 50조4,000억엔이다. 도요타 등 상당수 대표기업이 사상 최고의 실적을 거뒀고, 적자였던 도시바도 흑자로 돌았다. 또 설비투자, 해외기업 인수·합병(M&A), 미래 수종사업 발굴 등에 적극 나서고 있다.
반면 우리 기업들에 드리우고 있는 부정적인 경영환경은 1, 2년 정도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기업 286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54.5%가 “3년 후 미래 수익원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10년 뒤 먹고 살 사업을 확보하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3개사(1%)만이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고속성장 10년 증후군’으로 보며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한창수 수석연구원은 “외환위기 이후 우리는 재계 체질개선, 집중과 선택을 통해 선진 기업을 맹렬하게 따라잡는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로서 실적을 이뤄냈다”며 “하지만 이제 뒤를 쫓는 기업으로서 동력은 다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도 1990년대 미국이나 유럽의 선진 기업을 쫓는 패스트 팔로어에 만족하다 자신들만의 먹거리를 찾아내지 못해 10년간 장기 불황을 겪어왔다”며 “이제 우리 기업들도 패스트 팔로어 자세를 버리고 남이 가지 않은 길을 가는 ‘패스 파인더’(Path Finder)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강일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현재 우리는 선진국에 비해 기술과 품질경쟁에서, 개발도상국에 비해 가격경쟁에서 밀리는 소위 ‘넛 크래커’(호두를 눌러 까는 도구) 위기를 맞고 있다”며 “지금까지의 원가절감, 효율성 제고, 신기술 개발 정도로는 양쪽의 압박을 이겨내지 못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지금 대대적인 패러다임의 전환이 절실하다”며 “각 기업 총수들은 창조, 창의, 글로벌, 미래, 상생, 윤리 등 다양한 표현을 쓰지만, 결국 요구하는 것은 이전과 완전히 다른, 구태를 벗는 전환인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