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고 10조 돌파..증권투자자 편리함에 가입증가
최근 예금, 적금, 펀드, 주식, CMA등 다소 생소하게 들리던 말들이 재테크 붐이 일면서 친근하게 자리 잡고 있다. 재테크 관련 방송프로그램, 서적들이 인기를 얻는가 하면 이제는 어른들뿐 아니라 학생들까지도 재테크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증권사가 내놓는 CMA(종합자산관리계좌)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상대적인 고금리로 생활비 재테크가 가능한 데다 최근 체크카드 형태의 CMA를 비롯해 휴대폰 결제가 가능한 상품까지 나오면서 CMA는 나날이 진화하고 있다.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최근 CMA 잔고는 이미 10조 원대를 넘어섰다(올해 1월말 기준).
증권사 CMA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CMA는 비교적 높은 금리(연 4%대)로 ‘생활 속 재테크’가 가능한 데다 은행 직불카드와 똑같은 수준의 소득공제 혜택에 각종 공과금 납입도 가능하다. 여기에 최근 카드사들과 증권사들이 연계해 내놓고 있는 CMA 체크카드까지 쓸 경우 마일리지 혜택이나 캐시백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증권사 CMA 인기 ‘상한가’
CMA통장은 Cash Management Account의 약자로 영어의미대로 번역하면, 현금을 관리하는 계좌라는 의미다. 현금이 단기적인 의미가 강해 수시로 넣고 찾을 수 있는 상품의 대표적인 상품이라 불린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말할 때는 투자하는 곳에 초점을 맞춰서 어음관리계좌라 한다. 즉, CMA는 증권사나 종합금융회사에서 판매하는 상품으로 고객이 예치한 자금을 어음이나 국공채 등에 투자하여 그 수익을 돌려주는 상품이다.
이 CMA는 원래 미국의 메릴린치사가 1977년에 개발한 복합금융상품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어음관리계좌란 명칭으로 불리고 있다. 국내에 소개된 것은 명동 등의 사채시장의 제도권화를 위해 종합금융사가 만들어진 5공 때로 올라간다. 종합금융사에게 그들만의 무기를 가질 수 있는 특혜를 주기 위해 CMA를 종금사에서만 판매할 수 있게 됐다.
IMF이전만 해도 많은 종금사들이 있었지만, 이제는 두 군데(한불종금, 금호종금), 증권사와 합병한 동양종금의 상품의 경우 원금이 보장되는 예금자보호법에 해당하는 상품들이다.
따라서 종금사의 CMA의 이러한 장점을 정리해보면, 첫 번째 장점은 바로 수시입출금 통장으로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얻을 수 있다. 이 금리는 변동하기는 하나, 30일을 맡겨도 연 3.8%, 1년을 맡기면 연4.5%의 1년짜리 정기예금과 비슷한 금리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두 번째 장점은 예금자보호법에 해당한다는 것. 일반적인 사람들은 예금자보호법에 상당히 매력을 느끼는데 바로 원금보장을 원하기 때문이다. 세 번째 장점은 우리은행, 국민은행과 연계계좌를 맺는다면, 영업시간 이후에도 그 은행에서 현금인출수수료나 인터넷뱅킹수수료를 내지 않는 장점이 있다.
증권사에서 판매하는 CMA의 경우 MMF에 투자되는 상품이냐? 아니면 RP에 투자되는 상품이냐에 따라서, 고정금리를 주냐(RP투자)? 수익률에 따라 받는 수익률이 틀리냐? 에 따라 구분된다. 증권사의 CMA의 이러한 장점을 정리해보면, 첫 번째 장점은 30일까지의 경우 일반 종금사 CMA보다 높은 금리를 보장한다. 예를 들어, 종금사 CMA와 증권사 CMA(RP 재투자)를 모두 판매하는 동양종금의 상품을 비교했을 때 종금사 CMA가 30일 기준 연 3.8% 정도를 받지만, RP에 투자하는 증권사 CMA의 경우는 연 4.25%를 받는다.
세 번째 장점은 연계계좌를 통해, 영업시간 이후에도 그 은행에서 현금인출수수료나 인터넷뱅킹수수료를 내지 않는 장점이 있다. 이 경우는 MMF에 재투자하는 CMA나 RP에 재투자하는 CMA에 모두 적용되는 장점이다.
원금 손실 가능성 등 단점도 체크해야
CMA가 큰 인기를 끌고 있지만, 명심해야 할 점도 있다. CMA는 고객예치금의 운용성격에 따라 RP(환매조건부채권)형과 MMF(머니마켓펀드)형, 종금형으로 나뉜다.
RP형은 증권사의 대표적인 고금리 단기 금융상품인 수시입출금식 RP로 자금운용을 한다. 대부분의 증권사(한화증권, SK증권 등)가 내놓은 상품이 바로 이 형태다. MMF형(삼성증권, CJ투자증권, 우리투자증권 등)은 증권·투신사의 단기 금융상품인 MMF, 종금형(동양종금증권)은 우량 국공채나 기업어음으로 자금운용을 한다. 문제는 CMA가 원금보장이 되지 않는다는 점. 물론 증권사 대부분이 운용자금을 채권형 상품으로 굴려 원금 손실 가능성이 낮은 편이지만, 종금형으로 운용되는 동양종금증권의 CMA만이 예금자보호법에 의해 원금을 보장해 준다. 다만 증권사들이 하나의 운용방식만 사용하는 건 아니다. 동양종금증권은 CMA와 RP형을 같이 운용하고 있고, 현대증권은 RP형과 MMF형을 운용 중이다.
증권사 경쟁 ‘수익률에서 서비스로’
CMA를 둘러싼 증권사들간의 경쟁이 ‘수익률’에서 ‘서비스’로 옮겨지고 있다. 투자 상품이 제한적이다 보니 수익률에서 차별화를 두기 어려워 결국 다양한 서비스 제공으로 우위를 점하려는 것이다.
▲투자상품 한정, 수익률 대동소이=CMA를 서비스하고 있는 증권사들의 가장 큰 고민은 투자처가 한정돼 있다는 것이다. 현재 증권사들이 CMA에 몰린 자금을 운용하기 위해 투자하는 상품은 머니마켓펀드(MMF), 환매조건부채권(RP), 종금사 CMA 등 모두 3가지. 그나마 종금사 CMA는 종금업을 취급하는 증권사만 가능해 실제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투자하는 상품은 MMF와 RP에 집중돼 있다. 이처럼 투자 상품이 제한적이다 보니 수익률 또한 3.5~4.5%로 비슷하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 기에 자금을 운용해 고수익을 낼만한 상품이 많지 않은 게 사실이다” “ 히 RP형 CMA가 수익률이 좋다보니 자금이 집중되고 있는데, 이미 최고 수익률을 제시하고 있어 더 이상 수익률을 높이는 것은 무리” 고 말했다.
▲진화하는 서비스=CMA 서비스를 제공하는 17개 증권사들은 수익률에서 차별화가 어렵게 되자 최근 서비스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체 및 입출금 등 기본적인 금융서비스를 넘어서 최근에는 체크카드 기능까지 선보이는 등 지급결제기능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CMA 체크카드는 고수익에 소비까지 줄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현대 직장인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현재 CMA 체크카드 서비스를 제공 중인 증권사는 삼성증권(삼성카드), 미래에셋증권(LG카드), 굿모닝신한증권(신한카드, LG카드), 현대증권(현대카드) 등 4군데며, 동양종금증권(삼성카드)과 대신증권(롯데카드)이 각각 3월과 4월에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 얼마 전에는 동양종금증권과 SK증권이 휴대폰을 통해 CMA 거래를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 언제 어디서든지 CMA 이용이 가능케 했다.
▲신규고객 확보 용이해져=그동안 CMA는 시중금리 이상의 수익률을 보장해 주는 탓에 자금이 끊임없이 몰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CMA에 자금이 집중되고 있지만 대부분 기존 고객들의 자산이 CMA계좌로 옮겨졌으며, 사실상 신규고객은 많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MA는 은행의 예금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것인데, 신규고객이 많지 않다는 것은 CMA에 대한 충분한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풀이 된다” “수익률은 높지만 서비스에서 이런저런 불편을 느끼는 것이 원인” 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최근 증권사들이 CMA에 여러 가지 부가서비스를 장착하는 등 고객 편익을 증대시킴에 따라 CMA의 본격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CMA인기 업고 체크카드도 봇물
카드사마다 CMA 체크카드를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지난 2월1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CMA체크카드는 CMA 잔액을 인출할 수 있는 현금카드에 기존 체크카드의 기능을 덧붙인 것으로 연회비가 없으면서도 마일리지 적립과 현금 캐시백 등 신용카드 수준의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해 인기를 끌고 있다. 삼성카드가 내놓은 CMA체크카드의 경우 출시 3개월여 만에 2만1천여명이 회원에 가입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연회비 없고 각종 부가서비스 = CMA 체크카드를 이용하면 은행 현금 입출금기를 이용한 자유로운 입출금이 가능하며 체크카드 사용금액에 따라 소득공제도 받을 수 있다. 삼성카드의 '삼성증권 CMA체크카드'는 카드 사용액 1천500원당 대한항공의 1마일리지가 적립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대개 마일리지 적립 카드의 경우 연회비가 비싼 편임을 감안할 때 연회비가 없으면서도 일반 마일리지 적립카드와 같은 적립률이 적용되는 셈이므로 상당한 이득이다. 또 S-Oil에서 주유시 ℓ당 40원이 적립되며 삼성증권을 통해 공모주 청약시 한도 2배 우대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삼성증권의 CMA를 월급통장으로 지정하거나 월 10만 원 이상 적립식 펀드로 자동 이체할 경우 이체수수료 면제혜택도 주어진다. LG카드와 신한카드는 굿모닝신한증권과 제휴해 '굿모닝신한증권 명품 CMA체크카드'를 내놓았다.
신한카드를 이용할 경우 이용액의 0.3%가 포인트로 적립되며 CGV영화관에서는 2천원을 현장할인 받을 수 있다. 또 날짜에 3,6,9가 들어가는 날에 현대오일뱅크와 GS칼텍스 주유시 ℓ당 80원이 적립된다.
LG카드로 발급받을 경우에는 놀이공원 입장료 50% 할인과 영화관람권 1천500원 할인, 얼굴상해보험 무료 가입 등의 부가서비스가 제공된다. LG카드는 미래에셋증권과도 제휴해 놀이공원할인과 영화관람시 할인, 프로야구, 농구 입장권 할인 등 부가서비를 제공하는 '미래에셋 자산관리 CMA체크카드'를 출시했으며 교보증권. SK증권과도 CMA체크카드 발급을 협의하고 있어 선택의 폭이 더욱 넓어질 전망이다. 현대증권과 제휴를 맺은 현대카드는 사용금액의 최대 1%를 현금으로 돌려주는 캐시백 서비스와 현대카드 주요 가맹점에서 현대카드와 동일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CMA체크카드를 내놓았다. 사용액의 0.5%가 기본 적립되며 현대오일뱅크 주유시에는 ℓ당 40원, 주요 백화점과 할인점에서 사용시 사용액의 1%가 적립된다. 또 서울 코엑스 내 150여개 가맹점에서 최고 35% 할인되며 면세점에서 10% 할인혜택도 주어진다.
▲전 업계 카드사 판촉 강화= 삼성ㆍ현대ㆍ롯데 등 전 업계 카드사들이 증권사의 CMA를 활용한 체크카드 영업을 강화하면서 이 상품에 가입하는 고객들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삼성카드가 내놓은 CMA 체크카드에 가입한 고객이 벌써 2만1,000명을 넘어설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1월29일과 2월1일 CMA 체크카드를 각각 출시한 현대카드와 신한카드도 가입자들이 하루 500명이 넘을 정도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특히 삼성ㆍ현대ㆍ신한카드에 이어 최근 LG카드가 신상품을 내놓았고 롯데카드도 상품출시를 서두르고 있어 이 상품의 가입자들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사용 제한 등 단점도 = CMA체크카드는 장점도 많은 대신 체크카드인 만큼 신용카드에 비해 단점도 갖고 있다. 삼성카드의 삼성증권 CMA체크카드는 3월 중 비자카드와 제휴를 맺고 전 세계 비자카드 가맹점에서 사용이 가능하지만 대부분 체크카드들은 국내에서밖에 사용할 수 없다. 24시간 결제가 가능한 신용카드와는 달리 전산점검 시간에는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것도 단점이다. 이밖에 LG카드와 신한카드의 굿모닝신한증권 명품 CMA체크카드의 경우 하루와 월별로 사용할 수 있는 한도가 정해져 있는 등 기존 체크카드와는 다른 점이 있으므로 해당 증권사 홈페이지 등의 안내사항을 꼼꼼히 읽고 사용하는 것이 좋다.
CMA, 투자 상품 기능 강화해야
최근 인기 상한가를 달리고 있는 CMA의 금융서비스 다양화가 궁극적으로 대형금융그룹이나 증권계의 경쟁력을 높이거나 연계상품 계발을 촉진할 것이라는 긍정적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금융 중개 기능 측면에서는 CMA의 지급결제기능보다는 투자상품으로서의 기능을 강화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금융연구원 구본성 연구위원은 지난 2월20일 ‘CMA 서비스 확대와 금융 중개 효과’라는 보고서에서 CMA서비스가 카드대금결제 또는 체크카드 기능 등 지급결제기능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이 같은 서비스 확대는 단기예금과 단기 투자상품간 경쟁을 높일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4분기 이후 CMA상품 취급기관수가 확대되면서 관련 계좌수가 160만 계좌에 달하고 있다. 더불어 서비스도 자금이체수수료 감면이나 마일리지 적립, 캐시백 등 지금결제기능으로 다양화되고 있다. 구 위원은 “이 같은 CMA 기능 확대는 금융권간 경쟁 촉진과 금융기능 복합화 추이에도 부합 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저축예금이나 MMDA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 수익률을 제공함으로써 자본시장으로의 자금유입을 촉진할 수 있는 효과적 수단도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구 위원은 “CMA의 주된 기능이 고객에게 단기수익상품을 제공하는 중개기능이라는 점에서 지금결제기능을 제한적으로 허용하거나 최소화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분석했다. 또 “CMA지급결제기능을 확대할 경우에도 유동자산 비중이 높은 금융사를 통하거나 이를 활용토로 함으로써 편의성과 유동성이 결합될 수 있도록 해 투자상품으로서의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기 맞은 은행, 수수료 면제·금리 인상 ‘당근 작전’
증권사들의 CMA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급여통장 시장을 독점해 온 시중 은행들도 수수료 면제 등 다양한 혜택을 앞세워 급여계좌 유치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국민은행은 내달 초부터 급여이체 전용통장인 ‘직장인우대종합통장’의 전자금융 또는 자동화기기 이용수수료 면제 회수를 월 5회에서 10회로 늘리기로 했다. 또 체크카드 발급 연회비 면제를 모든 고객으로 확대하고, 소규모 업체의 경우 은행과 급여이체 계약을 맺지 않아도 특정일에 20만 원 이상 입금하면 급여이체 거래로 인정해 부가서비스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하나은행은 ‘부자 되는 월급통장’으로 급여이체 시 전자금융 수수료를 10회 면제해 주던 것을 3월 말까지 무제한 면제해 준다.
또 신용대출 시 금리 0.4%포인트 우대와 함께 외화 환전·송금 시에도 수수료를 50%까지 깎아 준다. 외환은행은 창립 40주년을 맞아 ‘2030 직장인 저축예금’ 가입 고객에 대해 올 연말까지 전자금융 수수료를 면제한다. 특히 이 상품에 가입한 뒤 4월 말까지 급여를 이체한 고객 가운데 추첨을 통해 1000명에게 황금돼지 휴대전화 고리를 선물하는 행사도 벌이고 있다.
외환은행은 창립 40주년을 맞아 `2030직장인저축예금' 가입 고객에 대해 올 연말까지 전자금융수수료를 면제한다. 특히 이 상품에 가입한 뒤 4월 말까지 급여를 이체한 고객 가운데 추첨을 통해 1천명에게 황금돼지 휴대전화 고리를 증정하는 행사도 진행 중이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등도 시장상황에 따라 다양한 혜택을 추가로 내놓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