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 2월] 1968년 2월 20일, 재일동포 권희로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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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 2월] 1968년 2월 20일, 재일동포 권희로 사건
  • 신혜영 기자
  • 승인 2019.01.31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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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_뉴시스

(시사매거진250호=신혜영 기자) 재일한국인 권희로가 야쿠자 2명을 라이플총으로 사살했다.

1968년 2월 20일 권희로는 시즈오카현 시미즈 시에서 야쿠자 2명과 말싸움을 하게 됐고 채권자의 청부를 받아 빚 독촉을 하던 상대편의 일본인 야쿠자가 그에게 “조센진, 더러운 돼지새끼!”라고 모욕하자, 이에 격분한 그는 총으로 이들을 살해한 것이다.

이후 그는 다이너마이트와 실탄을 갖고 도주했고 사건현장에서 45㎞ 떨어진 시즈오카현의 가와네 온천장에 있는 후지미야 여관에서 여관 주인과 투숙객 13명을 인질로 잡고 경찰과 대치하다 4일 만인 24일 검거됐다. 이 인질극은 당시 TV 등을 통해 생생하게 중계되었고, 그는 “경찰관의 한국인 차별을 고발하기 위해 사건을 일으켰다”고 주장하며 경찰이 사과를 요구했다. 결국 당시 시즈오카현의 경찰본부장은 사죄의 방송을 했고 이 사건은 일본 사회에 엄청난 충격을 줬다. 당시 일본에서는 권희로 사건을 건국 이래 4대 테러사건으로 꼽았다. 한편 체포 당시 그의 어머니 박득숙은 그에게 “일본인에게 붙잡혀 더럽게 죽지 말고 깨끗이 자결하라”면서 흰 한복을 건네기도 했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권희로는 체포된 후 8년간의 재판 끝에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구마모토(熊本)형무소에 수감된 뒤 1999년 9월7일 31년 만에 석방돼 우리나라로 돌아왔다.

권희로는 재일한국인에 대한 차별대우와 멸시에 대한 정중한 사과를 요구하는 등 재일동포의 인권문제를 부각시킨 사건으로 그의 이야기는 1970년 ‘분노는 폭포처럼’이라는 책으로 국내에 소개되기도 했고, 1991년 기타노 다케시 주연의 ‘김의 전쟁’과 1992년 유인촌, 이혜숙 주연의 ‘김의 전쟁’이란 영상물로 제작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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