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매거진250호=신혜영 기자) 이탈리아와 오랫동안 반목하고 대립해 온 로마 교황령(領)이 1929년 2월 11일, ‘라테란 협정(Lateran Concordat)’을 체결함으로써 독립국가 바티칸 시국(Vatican City)으로 탄생했다. 협정은 교황 비오 11세(Pius XI, 1857~1939)를 대신해 교황청 국무장관 가스파리(Gasparri, Pietro, 1852~1934) 추기경과 이탈리아 총리 무솔리니(Mussolini, Benito, 1883~1945)가 서명했다.
로마 교황령이 이탈리아의 지배를 받게 된 것은 1870년 이탈리아 왕 비토리아 에마누엘레 2세(Vittorio Emanuele II, 1820~1878)가 로마를 점령한 뒤 교황 비오 9세(Pius IX, 1792~1878)의 세속적 지배권을 인정하지 않으면서부터다. 이전에는 로마를 중심으로 이탈리아 반도 중부를 넓게 차지한 교황령(756-1870)으로 존속했으나, 영토 대부분은 1860년 이탈리아 왕국에 강제 합병되었고, 10년 후인 1870년에는 로마와 더불어 나머지 다른 지역도 모두 이탈리아에 합병되었다. 이후 1929년 2월 11일 무솔리니는 가톨릭을 이탈리아 유일의 종교로 인정하고 바티칸시국에 대한 교황청의 주권을 인정하며 몰수한 교회재산도 돌려줌으로써 독립 도시국가로 독립하게 됐다. 교황도 이탈리아의 실체를 인정하는 것으로 화답함으로써 무신론자인 무솔리니의 정치적 기반을 강화시켜 줬다.
바티칸 시국은 이탈리아의 수도인 로마 시내에 있으며, 벽으로 둘러싸인 영토로 이루어져 있는 내륙국이자 독립 도시국가이다. 바티칸 시는 바티칸 언덕과 언덕 북쪽의 바티칸 평원을 포함하며, 0.44㎢의 면적에 약 900명 정도의 인구로 세계에서 가장 작은 독립국이다.
바티칸 시국은 로마의 주교, 즉 교황이 통치하는 신권 국가로 가톨릭교회의 상징이자 중심지다. 바티칸 시국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대부분 가톨릭교회의 성직자나 수도자로 이루어져 있으며 국제 관계에서의 정식 명칭은 바티칸 시국이 아니라 ‘성좌(聖座, Sancta Sedes)’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