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붐’을 따라 한국 영화도 급성장하고 있다, 영화 개봉 전부터 해외에서의 러브콜이 쇄도하는가 하면, 그들이 영화에서 입은 옷, 먹은 음식, 지나간 거리 등 모든 것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러한 콘텐츠가 우리나라 경제를 지탱하는데 큰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너무나 고무적인 일이다. 하지만 이렇게 되기까지 영화계를 ‘정리정돈’한 많은 관계자들의 노력이 오늘날 영화계의 현주소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 이들이 구심점이 되어 영화계 발전을 견인하고 있는 (사)한국영화배우협회(거룡 이사장)를 찾아가 보았다.
▲ (사)한국영화배우협회 거룡 이사장
배우들과 국민들에게 가장 신뢰받는 협회
묵직한 목소리, 호탕한 웃음, 마음을 흔드는 진정성… 한국영화배우협회 거룡 이사장과의 인터뷰는 짧지만 강렬한 여운을 남겼다. 그가 한 많은 이야기들을 되새기다 보니, 그가 왜 한류1세대인지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지난 1977년 영화 ‘최후의 정무문’으로 데뷔해 70~80년대 영화계를 풍미한 그는 ‘제2의 이소룡’으로 불리며 수많은 작품에 출연했다. 어린 시절부터 유독 운동을 좋아한 그는 탄탄히 다져진 기본기에 이소룡의 매력에 빠져 표정부터 몸동작 하나까지 똑같아 그야말로 이소룡 판박이라 불렸다. 홍콩영화가 전 세계를 강타할 즈음이었기에 제2의 이소룡인 그의 인기가 날로 치솟았고, 데뷔와 동시에 홍콩으로 진출, 영화계에서 한국의 이름을 알리는 단초가 되었다.
이러한 그의 존재감은 단지 영화에서만 발휘되는 것이 아니었다.
그는 우리나라 영화를 발전시키고 영화배우들의 권익신장을 위한 (사)한국영화배우협회 활동을 시작했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영화 한 편을 찍는 것보다 영화계 전반적인 문제와 이를 해결하는 것이 더 시급한 현안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덕화 이사장을 3년 동안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면서 우리나라 영화계에 대해 많은 부분을 느꼈고, 법인 4대 이사장을 역임하면서 하나씩 실천해가기 시작했다.
거룡 이사장은 그렇게 3년 동안 오롯이 한국영화배우협회를 위한 삶을 살고, 2015년 법인 5대 이사장으로 재임했다. 협회가 법인화된 이후 첫 연임한 이사장이다. 그만큼 거룡 이사장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것을 반증한다.
“제가 특별히 잘난 것은 없습니다. 단지 정도(正道)를 걸을 뿐입니다. 요즘 세상에 어떻게 바른 길만 고집하느냐고 하지만, 정도를 걷다보면 그것이 곧 성공이고 발전입니다. 반칙과 편법으로 지름길을 가더라도 결코 목표한 지점에 도달하지 못합니다”라는 그는 “우리 한국영화배우협회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일에는 기본과 정도가 있고, 우리도 그 길을 걸어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모든 영화배우가 한국영화배우협회에 가입해 그들의 인권과 권익을 보호하고, 최신 정보와 트렌드를 읽을 수 있고, 업계에서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임기 3년 동안 한국영화배우협회를 조직적이고 기업화해, 배우들과 국민들에게 가장 신뢰받는 협회로 만들고자 한다.
원로영화배우를 위한 복지제도 정착
또한 거룡 이사장은 원로영화배우들의 복지사업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한류스타를 만들어 한국영화를 발전시키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이 길을 갈 수 있도록 닦아준 선배들에 대한 예우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젊고 아름다워 소위 한참 잘 나가는 영화배우와 그 기획사들이 영화 한 편의 콘텐츠를 이용해 거둬들이는 수입은 엄청납니다. 하지만 그런 날이 영원한 것이 아니고 또한 혼자 잘 나서 되는 것도 아닙니다. 영화배우로 가장 빛날 때, 그늘진 곳에 있을 원로배우들에게 기금을 조금씩 내 준다면 그 아름다움이 배가 될 것”이라며 “신영균 회장님께서 연간 500만 원씩 원로기금을 지원해 주시는데, 신영균 재단에서 직접 원로배우들에게 전달해 주십니다. 선후배가 만나 서로 격려하고 감사의 인사를 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 뿐 아니라 협회의 투명한 경영을 위해서도 가장 좋은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임기 내에 제대로 된 복지제도를 정착시켜, 모든 영화배우들이 훗날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사랑의 도네이션을 할 계획입니다”라고 강조했다.
12월 29일, ‘스타의 밤 시상식’ 열려
한국영화배우협회의 가장 중요한 행사는 매년 마지막 날 즈음 우리나라 최고의 스타를 뽑는 ‘스타의 밤 시상식’이다.
오래전 있었던 스타의 밤을 거룡 이사장이 다시 부활시킨 것으로 진정한 대한민국의 톱스타를 판가름하는 대회로 정착시키기 위한 행사일 뿐 아니라 스타들에게 한 해를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준다는 의미도 있다. 올 해가 네 번째 대회지만 아직 ‘제4회’라는 정식 명칭을 붙이지 않았다.
거룡 이사장은 “‘스타의 밤 시상식’은 대한민국의 진정한 최고 스타를 뽑는 것입니다. 그 잣대는 작품수, 관객수, 사회적 역할, 기여도, 가정생활 등 모든 면을 함께 평가해 부상도 두둑하게 제공할 것입니다. 고생한 최고 스타에게 주는 선물인 셈”이라며 “이 시상식이 만족할 만한 밑그림으로 제대로 자리매김할 때, 그때 ‘제몇회 스타의 밤 시상식’이라고 정식으로 쓸 계획입니다. 이 행사가 제대로 자리매김하면 2박3일 동안 제주도 등에서 스타의 밤 행사를 진행해 스타들이 한 해를 마무리하며 조금 쉬고 즐길 수 있는 시간으로 마련하고자 합니다. 그들은 존재만으로도 제주도를 홍보할 수 있어, 행사 기간에는 유커들같은 관광객 유입도 가능합니다. 서울도 마찬가지로, 한강 등지에서 불꽃놀이나 세계음식문화축제 등을 시상식고 함께 개최함으로써 서울시 홍보를 병행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라며 스타의 밤 행사에 대한 향후 계획을 피력했다.
올해는 한국영화배우협회 스타의 밤 시상식은 오는 12월 29일 오후 6시부터 남산 하이얏트 호텔 그랜드볼륨에서 개최된다. 첫 시상식과는 달리 많은 스타와 기업인들, 영화관계자들이 먼저 스타의 밤 행사를 문의하고 참석여부를 밝혔다. 이것만으로도 거룡 이사장의 뚝심이 절반의 성과를 이룬 셈이다. 그는 해를 거듭할수록 우리나라와 문화관광산업과 더불어 발전하는 스타의 밤 시상식이 될 것이라 강조했다.
올곧은 생각과 마인드로 한국영화배우협회 이끌어
이렇듯 영화계의 현안을 하나씩 풀어내는 그의 원동력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그는 “항상 내 자신을 옥토로 가꾸어야 한다는 마인드가 가장 주효합니다. 기름진 땅을 만들어 놓으면 굳이 씨앗을 심지 않고 그냥 흘리더라도 언젠가는 열매를 맺게 됩니다. 내가 옥토가 되면 타인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치게 되지요”라고 말했다.
올곧은 생각과 마인드로 한국영화배우협회를 창조로 이끌고 싶다는 사람,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와 인기를 뒤로하고 향후 100년을 바라보고 한 걸음 씩 전진하는 사람. 거룡 이사장이 웬만한 아이돌보다 멋있어 보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