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대통령이 6일 오후 국군수도병원을 방문해 지난달 4일 DMZ 지뢰도발로 인해 부상을 당한 육군 김정원 하사를 격려하고 있다.
[시사매거진] 박근혜 대통령은 6일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지뢰 도발로 중상을 입은 부상 장병들의 치료비 논란과 관련해 "마땅히 국가가 끝까지 책임을 져야 당연하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분당서울대병원에 입원 중인 하재헌 육군 하사를 위문한 자리에서 "애국심으로 나라를 지키다가 이렇게 다쳤는데 병원 진료비 얘기가 나온다는 것 자체가 있을 수가 없는 일"이라며 이같이 밝혔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현행 군인연금법 제30조의5는 군 병원이 아닌 민간병원의 경우 공무상 요양비 지급 기간을 최장 30일로 제한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군 병원이 아닌 민간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하 하사는 지난 4일부터 청구되는 치료비를 본인이 부담해야 할 상황에 놓여 논란이 일었다.
이와 관련해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민간병원을 갈 경우 일정 기간 지나면 병사가 자비로 치료비를 부담해야 한다는 보도를 접하고 대통령께서는 매우 마음이 안 좋았다"며 "오늘 문병에도 직접적인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동행한 한민구 국방부 장관에게 "국가가 이런 충성심 있는 장병들을 돌보지 않으면 아무도 나라에 충성과 헌신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지시했다.
하 하사가 병실에 군복을 놓아둔 것을 보고는 "애국심과 충성심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아서 참 가슴이 뭉클하다"며 "이렇게 인생의 소중한 시기에 다치게 돼 참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위로했다.
또 "이런 장병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든든하고 믿음직스럽고 자랑스러운지 모른다"며 "하루빨리 군에 군복 입고 복귀해서 나라를 위해서 최선을 다해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자 하 하사의 어머니는 "앞으로 이런 친구들이 많이 나올 것"이라고 답했다.
두 다리를 심하게 다친 하 하사를 보고 박 대통령은 담담하게 애써 미소를 지으려고 노력했지만, 눈시울이 붉어진 모습이었다고 민 대변인은 전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국군수도통합병원에 입원 중인 김정원 육군 하사의 병실도 찾아 가족들을 위로하고 회복 상태에 관심을 표명했다.
박 대통령은 "(김 하사가) 수술해서 깨어나자마자 동료부터 먼저 챙기고, 평생 군으로 남겠다는 군인정신으로 아주 많은 국민에게 큰 감동을 줬다"며 "앞으로 치료를 완전히 마칠 때까지 정부가 책임지고 모든 지원을 다 할 것"이라고 격려했다.
이어 "김 하사가 바라는 대로 치료가 완전히 되면 군에 복귀해서 계속 복무할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잘 취해 놓을 테니까 아무 걱정하지 말고 치료에만 전념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 하사는 "오늘 이렇게 와 주셔서 정말 감격스럽고 감사하다"며 "빨리 쾌차해서 군에 복무하겠다"고 답했다.
박 대통령은 김 하사의 어머니에게도 "다쳐서 가슴 아프지만, 자랑스러운 아드님을 두셨다"며 "아드님의 군인정신이 군에 귀감이 되고 있다. 앞으로 치료는 물론이고 여러 가지 지원을 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어머니께서) 일을 하시다가 간호 때문에 일도 그만두셨다고 들었는데 생활에 어려움은 없으신지 모르겠다"며 "간호하시는데 어머님도 건강 잘 챙기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김 하사의 매형과 누나, 여자친구 등과도 만나 격려했다.
이명철 국군수도병원장에게는 "우리나라 의료기술이 세계적인 데다가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까 가장 좋은 방법으로 치료되도록 하실 것이라고 믿는다"며 빠른 치유에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위문에서 하 하사와 김 하사에게 금일봉도 전달했다.
김 하사 위문을 마치고 이동하는 복도에서는 국군수도병원에 입원해서 치료를 받는 장병들과 가족들을 만나 빠른 쾌유와 함께 건강한 군 복무를 기원했다.
이날 위문에는 이병기 대통령비서실장과 한 국방부장관, 김요환 육군참모총장, 주철기 외교안보수석 등이 함께했다.
한편 박 대통령이 지난달 4일 북한의 DMZ 지뢰 도발 이후 부상 장병들을 직접 찾아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11일 주 수석을 대신 보내 이들을 위문한 바 있다.
이어 지난달 15일에는 두 하사와 가족들에게 전화를 걸어 "군인정신에 감동을 많이 받았다"고 위로하고 복귀를 최대한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