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배우 크리스 조의 행복한 ‘무한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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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배우 크리스 조의 행복한 ‘무한도전’
  • 김옥경 기자
  • 승인 2015.08.31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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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되는 것은 없다. 다만 안할 뿐이다”

   
▲배우 크리스 조는 자신을 원하는 무대라면 어디라도 마다않고 달려가는 열정의 소유자다.

[시사매거진] 흔히 무모한 도전을 말할 때 ‘맨땅에 헤딩하기’라는 표현을 쓴다. ‘남는 건 고통뿐인 헛짓거리’라는 에두른 표현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는 맨땅에 헤딩도 마다않을 열정으로 원하는 걸 얻는 사람이 더러 있다. 남들은 안 된다고 포기할 때 되든 안 되든 일단 부딪혀보는 아름다운 용기와 패기를 가진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옛말에도 ‘용기 있는 자가 미인을 얻는다’라고 하지 않았던가. 섣부른 포기보다는 무모한 도전으로 더 행복한 인생을 살아가는 많은 이들에게 박수를 보내며 배우 크리스 조의 무한도전기를 들어보기로 하자.

뮤지컬 <꽃신> <마리아마리아> <몬테크리스토 백작> <울지마 톤즈>, 드라마 <끝없는 사랑(SBS)> <닥터 이안(웹드라마)> 등 무대와 브라운관을 종횡무진 넘나드는 오늘의 주인공은 배우 ‘크리스 조’다. 자신을 원하는 무대라면 어디라도 마다않고 달려가는 그의 열정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작품들이다.

무대에 설 때마다 느끼는 짜릿한 희열이 좋아 무대를 포기할 수 없다는 그는, 그러나 지금의 성공은 수많은 삶의 무대를 이루는 하나의 과정이자 시작이라고 말한다. 결코 평탄치 않은 삶을 살아오면서도 끝내 포기할 수 없었던 음악과 연기에 대한 열망은 그가 열연했던 몬테크리스토 백작의 집념과도 같고, 인류를 향한 예수의 무조건적 사랑을 닮기도 했다. 타고나기를 ‘연예계와 궁합이 잘 맞는다’는 크리스는 이제 또 다른 시작을 위한 변곡점에 서서 더 힘찬 도움닫기를 준비 중이다.

포기 없는 도전 ‘안 되는 건 없다’

   
 ▲크리스는 배우가 된 지금도 포기나 좌절을 모른다. 세상에 안 되는 것은 없다. 단지 미리 포기하고 안하기 때문이다.

크리스라는 이름에서 짐작하듯 그는 미국에서 살다 왔다. 어렸을 때부터 남달랐던 자기관리와 선교사라는 청운의 꿈은 20대의 그를 미국 유학길로 이끌었고, 현지에서 겪은 차마 말하지 못할 마음 아픈 사연은 그를 미군 자원이라는 뜻밖의 결과로 인도했다.

“미국에서 군대에 자원해 한국 주둔부대로 오게 됐다”는 크리스는 “군인으로 복무할 당시에는 진짜 공부하고, 일하고, 운동만 했다. 특히 운동을 너무 좋아해 훈련 중에도 기구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운동을 할 정도였다. 실제로 주한 미군 2사단 내 역도시합에서 1등을 한 적도 있다”고 너스레를 떤다.

그런 군인정신이 바탕이 되었을까. 크리스는 배우가 된 지금도 포기나 좌절을 모른다. 세상에 안 되는 것은 없다. 단지 미리 포기하고 안하기 때문이다. 모든 상황에는 그 상황을 역전할 수 있는 다양한 길이 있고, 그 길들을 시도하다 보면 아무리 부정적인 상황도 긍정적으로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안 된다고 생각하는 그 자체가 안 좋다고 생각한다. 경험해 보고, 도전해 보고, 안 되면 왜 안 되는지 생각해보고, 또 다른 방법으로 해보면서 살아왔다. 요즘 청년 일자리가 문제인데, 젊은 친구들이 직장을 못 잡는 것도 진짜 일할 데가 없어서 못 잡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중소기업 같은 경우는 일할 사람이 없어서 난리다”며 “만약 누가 부산을 간다고 할 때, 가다 못 가면 못 간 게 아니고 간 데까지는 간 것이다.

나중에 여력이 되면 더 가면 되고, 거기까지가 인생의 끝이면 거기까지 즐겁게 살면 된다. 그러니 도전하고 즐겨라. 부산까지 가는 중간중간 역들이 있듯이 인생에도 과정이 있고, 그 과정과정이 다 하나의 성공이다. 그러니 느끼고, 즐기고, 감사하면 된다. 그런데 대부분 사람들은 부산까지 못 가면 아무것도 한 게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곁길로 빠지고 방황하는 것이다.”

배고픈 배우 아닌 제 몫 하는 배우로

   
▲ 뮤지컬 배우 크리스 조

크리스는 아직 소속사가 없다. 데뷔 당시만 해도 음악공부를 체계적으로 한 적이 없어 업계 인맥도 거의 없다시피 하다. 타고난 재능에 교회 성가대 활동과 지인들의 행사나 공연에 초청돼 공연한 것이 그가 가진 전부라면 전부다. 그렇게 오랜 시간 음악과 함께 해왔으나 정작 ‘크리스 조’라는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것은 불과 10여 년 안팎이다. 그럼에도 데뷔 초부터 윤복희, 강효성 등 쟁쟁한 뮤지컬 배우들과 함께 무대에 오르며 주목받았다. 하지만 아직도 그는 갈 길이 멀다고 말한다.

“처음 뮤지컬 데뷔할 때는 주인공 아니면 안 한다고 큰소리쳤다. 지금 생각하면 미친 짓이었다”는 그는 “처음에 그렇게 시작할 수 있었던 것이 당시에는 직장을 다니고 있으면서 뮤지컬 배우를 겸하고 있어 좀 여유롭게 선택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지금은 뜻한 바 있어 회사를 그만두고 이쪽에만 전념하고 있다. 그러니 나도 배고픈 배우가 되었다”며 통 크게 웃는다. 오롯이 배우의 길에 집중하고 싶은데 자꾸만 생활고가 발목을 잡는다며 말이다.

“외람된 말이지만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그 분야에 미쳐야 된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나는 아직 덜 미쳤다. 더 미치고 싶고, 더 집중하고 싶다”는 그는 성공하고 싶으냐는 기자의 질문에 ‘성공은 하나의 과정일 뿐’이라고 진지하게 대답한다.

“인생에 있어 성공은 여러 가지 색깔이 있고 종류가 있다. 어떤 사람이 보기에는 내가 지금 성공한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사람이 보기에는 아직 멀었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그 하나하나가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남들이 말하는 성공에 도달했다고 내가 만족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저 계속 도전하고 계속 가는 것이다.”

때문에 크리스는 인생에 있어 가장 큰 적군은 자신이라고 덧붙인다. 자신을 일으켜 모든 일의 출발선에 세울 수만 있다면 그 일은 성공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강조한다.

   
▲ 광복 70주년을 맞아 특별기획된 뮤지컬 <꽃신> 출연 장면. 위안부라는 역사의 아픈 자화상을 그린 뮤지컬 <꽃신>은 이달 초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공연된다.

요즘 그는 뮤지컬 <꽃신>의 독일공연을 준비 중이다. 파독간호사협회가 <꽃신>의 프랑크푸르트 공연을 주선했기 때문이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다채로운 관련 행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이번 공연이 치러지게 돼 개인적으로 꽤 의미 있게 생각한단다.

사랑하는 여인을 위안부로 빼앗기고 독립운동에 청춘을 바친 남자주인공 윤재를 열연하며 그는 시대를 관통하는 우리 역사의 아픈 자화상을 본다고 소회한다. 그러나 그런 굴곡의 시간을 지나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듯, 나를 이기는 이 도전의 끝에는 더 나은 자신이 있을 것이라고 그는 확신한다. 그 길에 무엇이 있건 이겨낼 그의 행복한 도전에 힘찬 응원의 갈채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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