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매거진] 국내 정치는 왜 이렇듯 흉흉한 지, 자고 일어나면 정치권의 사건사고에 국회의원의 구속수감이다. 알뜰하게 세금 내는 국민들 보란 듯이, 더 많은 정치자금과 횡령배임이 비일비재한 여의도 정가 소식. 국민들은 날이면 날마다 들리는 그런 뉴스들이 싫어서 먹는 방송에 더 집착하는 지도 모르겠다. 안타까운 일이다.
박 대통령, 8월25일로 임기 반환점 돌아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8월25일로 임기 반환점을 맞았다. 전체 임기 5년 중 이제 전반전을 끝내고 후반전에 접어 든 것이다. 2년6개월 전 박 대통령은 경제부흥과 국민행복, 문화융성, 평화통일 기반 구축을 4대 국정기조로 제시하며 5년 임기를 야심차게 시작했다.
국민이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고 희망의 새 시대를 열겠다는 다짐으로 시작했지만 박 대통령의 전반기는 예기치 못한 대내외 악재에 크게 흔들렸고 이를 수습하느라 국정운영에 큰 차질을 빚었다는 것이 전반적인 평가다.
인사 실패뿐 아니라 세월호, 메르스 등으로 많은 사상자를 냈고, 이제는 대북리스크를 어떻게 해결할 지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외교문제 또한 얽힌 실타래 풀기가 만만치 않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과거사 왜곡과 우경화 행보에 대한 과제와 함께 우리나라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 어떤 묘책을 발휘할지 주목되고 있다.
한명숙 전 의원, 2년 실형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징역 2년의 실형을 확정 선고받은 한명숙(71) 전 의원이 8월24일 서울구치소로 출석해 수감됐다.
검찰은 지난 20일 한 전 의원에 대해 실형이 최종 확정되자 21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검 공판2부장실 또는 서울구치소로 출석할 것을 통보했으나 신병 정리와 병원 진료 및 검진 등의 이유로 출석 시한을 연기해달라는 한 전 의원 측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앞서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20일 오후 2시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한 의원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 판결했다.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됨에 따라 지난 2012년 19대 국회에 비례대표로 당선된 한 의원은 국회의원직을 상실하게 됐다. 또 수일 내 구속수감 절차를 거친 뒤 2년간 수감 생활을 하게 된다
정의화 의장, 43년 만의 사진전
정의화 국회의장이 8월7일부터 9월4일까지 부산 해운아트 갤러리에서, 9월7일부터 11일까지 서울 국회에서 각각 ‘정의화의 시선’ 초대사진전을 개최한다. 별명이 ‘사진 찍는 국회의원’일 정도로 사진에 일가견이 있는 정 의장은 지난 43년 동안 촬영한 사진 중 40점을 선별해 전시하며, 수익금 전액은 국제구호개발 NGO단체인 ‘한국월드비전’에 기부된다.
평소 “사진은 추억이자 일기장”이라는 소신을 갖고 작품 활동을 해온 정 의장의 이번 사진전은 의과대학을 졸업하던 1972년 10월 첫 개인 작품전 이후 43년만이라 더욱 의미가 있다.
포스코 수사, 사실상 마무리 수순
배성로(60) 전 동양종합건설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지난 5개월여 동안 진행되어 온 포스코 비리 관련 검찰 수사가 사실상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다.
배 전 대표는 포스코의 비자금 조성 통로로 지목된 인물로서 정준양(67) 전 포스코그룹 회장과 포항제철 시절 함께 근무한 인연을 계기로 포스코건설의 각종 건설공사를 특혜 수주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검찰은 정 전 회장이 동양종건에 850억 원 규모의 인도 제철소 토목공사를 몰아주도록 지시했다는 내용의 진술까지 확보, 배 전 대표에게 횡령·배임·배임증재·사기 등의 혐의를 적용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러나 법원이 지난 8월22일 “제출된 수사자료와 피의자의 변소내용에 비춰볼 때 현 단계에서 구속의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배 전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한 것. 이로써 검찰은 지난 3월 포스코건설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6개월에 걸쳐 진행한 포스코 비자금 수사에서 포스코건설 전·현직 임직원과 하도급 업체 관계자만 재판에 넘긴 채 그룹 수뇌부와 유착관계에 있던 기업인들의 혐의를 명백히 입증하지 못했다는 지적과 함께 수사를 마무리할 전망이다.
결국 검찰은 정 전 회장과 배 전 대표를 불구속 기소하는 선에서 9월 초께 수사를 마무리 지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야, 남북회담 성사 여부조차 몰랐나
지난 8월22일 북한의 포격도발에 따른 위기상황에서 여야가 초당적 협력을 과시하는 듯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이날 오후 2시30분 국회 귀빈식당에서 만나 북한 도발에 따른 여야공동대응 합의문 발표를 논의, 2시55분께 양당은 남북대화를 촉구하는 여야합의문을 공식 발표했다. 그러나 불과 5분 후인 오후 3시 청와대가 “이날 오후 6시 판문점에서 남북고위급 회담을 개최하게 됐다”는 긴급 브리핑을 내놨다.
남북회담을 촉구하는 여야 합의문이 나온 지 5분 만에 청와대가 이를 수락하고 브리핑을 한 모양새가 연출된 셈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의 남북회담 촉구 요구를 새누리당이 “정부가 판단할 몫”이라고 여야 공동합의문에 넣을 수 없다고 거부하면서 여야 회담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이같은 대치 상황은 회담 시간을 3시간 앞둔 이날 낮 12시까지 계속됐고, 양당 고위관계자 모두 “협상 난항, 회담 성사 안 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힌 터. 하지만 오후 들어 상황이 급반전 돼 오후 3시 예정됐던 회담이 30분 앞당겨진 오후 2시30분에 열린다고 발표됐다.
그러고선 합의문 발표 5분 만에 남북회담 성사 발표가 청와대로부터 있었고, 김무성, 문재인 양당 대표는 회담장을 나갈 때 기자들로부터 ‘남북회담 성사됐다는 데 소감이 어떠냐’는 웃지못할 처지에 놓였다.
결국 여야가 물밑에서 공동합의문 발표를 위해 신경전을 벌이고 있던 때, 청와대는 이미 북한과의 회담 조율을 끝내놓은 상황이었던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