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된 놀이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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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된 놀이문화
  • 글/신혜영 기자
  • 승인 2007.0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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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일석다조’의 여가생활을 즐긴다
여가체계 ‘나’에서 ‘가족중심’으로…가족을 테마로 한 다양한 놀이문화 형성

주5일근무제 실시로 문화생활이 변화하고 있다. 1박2일에서 2박3일로 여가체계가 바뀌면서 자극적인 밤의 문화보다는 자연환경에서 여유로운 휴식을 취하는 낮의 문화가 선호되고 있는 것. 이러한 여가활동은 삶의 질을 높여주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로써 이러한 현상은 자연스레 웰빙에 대한 열풍을 불러오기도 했다. 특히 주5일근무제의 실시로 많은 변화를 가져온 것 중 하나가 바로 가족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가족놀이문화의 확대다. 가족과 공유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공공장소에서 테마활동 등 다양한 여가활동이 활성화 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연봉정보제공 전문회사 페이오픈이 직장인 1,438명을 대상으로 ‘주5일근무제 실시이후 삶의 변화’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9.12%가 ‘주5일 근무 이후 삶에 변화가 있다’고 답했다고 지난 11월9일 밝혔다. 주5일 근무제가 도입된 이후 직장인들의 삶에는 많은 변화가 찾아온 것으로 나타났지만 연령별로 주5일 근무제 이후 늘어난 여가를 즐기는 방식에는 차이가 있었다. 20대는 문화생활(16.39%), 30대는 여행(18.06%), 40대는 운동(28.64%)으로 나타났다. 연령에 상관없이 가장 많은 대답은 ‘잠이 늘었다’(20대 30.94%, 30대 29.84%, 40대 32.73%)였다.
이와 더불어 문화관광부가 지난 6월21일부터 8월1일까지 15세 이상의 국민 3,000명을 대상(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1.8%)으로 실시한 ‘2006년 문화향수실태조사’를 살펴보면 응답자의 대다수가 쉬는 시간을 TV시청으로 보낸다고 답했다. 이중 ‘주말에 TV를 보거나 집에서 쉰다’고 대답한 응답자는 2000년 조사 때 25.7%였던 것이 올해는 29%로 3.3%포인트 증가했다. 주5일근무제로 늘어난 주말 여가시간을 TV시청으로 보내는 사람들이 많아진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5일근무제의 실시는 우리생활의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그중 가장 큰 변화는 바로 여가활동이다. 과거에 ‘나’ 중심에서 ‘가족’중심으로 변화하면서 기존의 외식, 놀이문화 등이 가족단위로 자연스럽게 변화했고, 각 지자체 등에서도 가족을 테마로 실시하는 다채로운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가족과 함께 ‘보고 놀며 배운다’
주5일제가 정착되면서 단순히 눈으로 즐기던 관광문화가 이제는 교육적 가치에 비중을 둔 체험관광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리기 시작했다.
지난 10월15일 11세, 7세 자녀를 둔 김씨는 두 아이를 데리고 길동 자연생태공원을 찾았다. 지난 9월부터 11월까지 열렸던 가을생태학교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김씨는 “나무열매도 먹고 사마귀, 거미 등의 곤충들을 직접 만져보고 특히 스스로 관찰 할 때는 보이지 않던 많은 것들에 대해 담당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며 관찰하니 아이들이 매우 좋아해요”라며 종종 이곳을 찾는다고 한다.
최근 김씨처럼 주말을 이용해 아이들과 함께 배우며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장소를 찾아 떠나는 가족들이 많다. 이밖에 생태체험학습장인 여의도 샛강생태공원과 자연과 역사문화를 동시에 체험할 수 있는 몽촌토성, 아차산 생태공원도 아이들과 함께 가볼만한 곳 중 하나며 직접 작물재배를 할 수 있는 주말농장도 인기다.
지난 9월16일부터 17일까지 체험 행사인 ‘2006 보드게임콘’이 성황리에 개최됐다. 주로 젊은층에게서 인기가 많았던 보드게임이 이번 행사를 통해 어린이부터 연령대가 높은 어른들까지 쉽고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장을 마련한 것.
이 행사에 참가한 정모 씨는 “보드게임을 통해 교육적인 효과도 얻을 수 있어서 좋아요. 아이들이 지루해 하지도 않고 오히려 더 흥미를 얻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어요”라고 말했다.
또 다른 박모 씨도 “주5일근무제로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많아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볼거리를 찾아다니지만 매주 다니기는 힘들어요. 그래서 집에서도 쉽고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놀이를 찾았는데 이번 행사를 통해 찾게 되어 기뻐요”라며 “앞으로도 이러한 가족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이벤트가 많이 열렸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최근 과거에 비해서 가족단위로 참여할 수 있는 게임, 자연체험 등의 다양한 이벤트를 비롯한 외식문화에서도 가족을 테마로 한 다양한 이벤트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제는 이러한 문화를 겨냥해 찜질방, DVD방 등도 가족단위를 위한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특히 여가체계가 2박3일로 바뀌면서 자연스럽게 리조트, 콘도미니엄 등 레저형태의 문화도 가족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주5일근무제 시행 2년 반이 지난 지금, 대부분의 기업체들이 주5일근무제를 시행함으로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즐길 거리를 찾아 떠나는 가족이 늘고 있는 것이다.



방 문화, 이제는 가족을 테마로
가족단위를 겨냥해 새롭게 태어난 DVD방들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과거 음지의 문화공간으로만 여겨졌던 DVD방에서 탈피해 이제는 가족단위로 영화를 볼 수 있는 쾌적하고 건전한 곳으로 거듭나고 있다.
강남의 한 DVD방은 웬만한 극장 로비 못지않은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웹서핑이 가능한 PC는 물론 각종 잡지 및 미니바까지 구비되어 있다. 팝콘은 무료로 제공되며 테마별로 수성, 금성, 지구 룸 등으로 마련되어 있다. DVD방 관계자는 “최근 들어 DVD방에 대한 인식도 많이 좋아지면서 가족단위의 고객이 많이 늘었어요. 예전에는 주말에 젊은 남녀 고객들이 주를 이뤘지만 요즘에는 가족단위로 찾아오는 고객들도 많습니다”라고 말했다.
특히 찜질방의 경우 가족 단위로 이용할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인 곳 중 하나다.
최근 찜질방을 보면 노래방, 서점 등을 구비하며 단순히 목욕이나 땀을 빼기위해 찾았던 공간이 아니라 다양한 문화시설을 구비해 가족단위 문화공간으로 급부상 하고 있다.
‘다목적 웰빙 찜질방’의 가장 큰 장점은 모임은 물론 운동, 독서, 오락 활동 등 다양한 여가시설을 한 곳에서 접할 수 있어 가족 문화 공간 역할을 해내고 있다는 것이다.
신도시 지역의 경우 문화공간을 갖춘 대형 찜질방이 많이 생겨나고 있는데 그 중 지난 2005년1월 문을 연 한 찜질방은 휴게실을 비롯해 서점, 헬스장, 노래방, PC방, 안마시설, 피부관리실, 네일아트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으며 가족단위고객을 위해 매주 노래자랑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이 곳을 찾은 김모 씨는 “찜질방은 아줌마들이 모여 수다를 떠는 곳으로 여겨왔는데 의외로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많아 좋아요”고 말했다.
찜질방의 한 관계자는 “주5일근무제가 자리를 잡기 시작하면서 학생들은 물론 직장인, 가족단위 모임도 많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중계동의 찜질방도 넓은 공간으로 가족과 함께 피로를 풀기엔 좋은 곳이다. 야생화가 피어난 야외 휴게실과 테마방인 굵은 광염으로 뒤덮인 소금방, 동굴방 등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인기다. 특히 옥상공원은 가족이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공간이다.
이 곳을 찾은 김모 씨는 “옥상공원에서 하늘도 보고 산도 보고 서울 같지 않아서 좋아요. 연인, 가족 모두에게 좋은 곳이에요”라고 말했다.
한편, 주5일근무제 실시이후 외식문화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강북구 수유동의 스테이크 전문점으로 유명한 패밀리레스토랑은 토요일 오후면 가족단위 또는 또래나 연인끼리 외식을 하고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주5일근무제가 전 기업으로 확산되면서 부엌에서 장시간 음식을 장만하기 보다는 간편하게 외식을 즐기려고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 때문에 외식업계에서도 이를 겨냥한 다양한 메뉴나 이벤트를 마련하고 있다.



지자체도 가족여가중심으로
최근 들어 아이들과 함께 전통과 자연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곳은 물론 가족을 위한 공원 등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전통테마마을로 지정 운영되고 있는 남해 다랭이 마을, 산청 예담촌, 의령 산 천렵마을 등 은 주5일근무제 정착 이후 온 가족이 함께 방문하는 수가 꾸준히 늘었다.
수림이 울창하고 풍광이 뛰어난 경기도 내 산림지역에도 다양한 여가ㆍ휴양시설이 잇따라 조성되고 있다. 현재도 용인, 가평, 포천 등지에서 자연휴양림을 비롯해 수목원 숲체험쉼터 등의 조성사업이 속속 진행되고 있다.
도 관계자는 “주5일근무제 실시와 더불어 가족이 함께 건강과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휴양림과 수목원 등을 조성하기로 했습니다”며 “시설별로 테마를 부여하고 고유의 체험시설을 설치해 자연교육학습장으로도 활용할 계획입니다”라고 밝혔다.
강원도의 경우 전통민속공연 및 전통문화체험장 등 강원도만이 갖고 있는 차별화된 관광자원을 적극 활용해 가족중심의 여가를 보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경기도 파주는 매년 건강한 가족놀이문화를 고양시키고 예술문화축제의 표본을 제시하는 문화예술제를 개최하고 있다.
한편, 주5일수업제 실시로 청소년을 위한 시설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현재 전국에는 생활권 청소년시설인 128개 청소년수련관과 185개 청소년문화의집이 운영되고 있다.
광진구에 있는 A초등학교 5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 15명은 격주 쉬는 토요일이 되면 특별한 개인 사정이 없는 한 인근 청소년수련관, 청소년문화의집, 여성회관, 서울숲 등에서 실시하는 각종 문화활동 프로그램에 참가한다.
이 모임의 학부모는 “우리 아이들이 친구가 되어 가깝게 지내기도 하지만 공동 과제에 대한 탐구도 하면서 심지어 지방으로 떠나는 역사탐방에도 참가하는 등 오히려 쉬는 토요일을 기다리는 입장으로 변했다고”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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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함께 하면 유익한 문화공간
-어린이 전문서점 -
▲이솝 - 1백여 평 규모로 유아부터 초등학생들을 위한 각종 그림책, 창작동화책, 영어동화책 등을 구비해놓았다. 국문학을 전공한 강사가 서점에 상주하여 각종 모임을 지도해주며, 좋은 책을 추천해준다. 회원에게는 10% 할인혜택이 있다. <연회비:1만원/위치:노원구 중계본동 은행사거리 삼부플라자 4층/개장시간:오전11시∼오후8시(일요일·공휴일 휴무)/문의: 02-951-2036>
▲동화나라 - 30여 평의 서점에는 1만5천여 권의 도서가 주제별로 정리되어 있으며, 서가 군데군데에 의자와 테이블이 놓아 책을 편하게 볼 수 있도록 배려해놓았다. 지하공간에서는 ‘동화 읽는 어른모임’ 등 소규모 토론회가 정기적으로 열린다. <위치:고양시 일산구 대화동 백병원 뒤/개장시간:오전10시∼오후7시(명절·마지막 주 일요일 휴무)/문의:031-919-0518>

-이색 박물관-
▲짚풀생활사박물관 - 짚과 풀은 예로부터 가장 유용하게 쓰였던 생활재료. 짚풀문화를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직접 배우면서 체험할 수 있다. 짚풀 관련 민속자료는 물론 연장, 제기, 세계의 팽이 등을 소장하고 있으며, 다양한 기획전이 열리고 있다. 장편서사시 ‘금강’으로 유명한 고 신동엽 시인의 부인 인병선 씨가 운영하는 곳으로 짚으로 만든 각종 생활도구를 통해 삶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위치:서울시 종로구 명륜동/개관시간:오전10시∼오후5시(일요일·공휴일 휴관)/입장료:어른 3천원, 어린이 2천원/문의:02-743-8787∼8, www.zipul.co.kr>
▲아프리카 미술박물관 - 한종훈 관장이 20여 년간 수집한 개인소장품 4백50여 점을 전시해놓은 곳. 17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걸친 아프리카 30여 개국 70여 부족의 작품들로 채워져 있다. 다양한 종류의 가면, 장식용과 호신용으로 사용한 동물 모양의 장신구, 추장이 사용하던 의자, 곡식창고 문짝, 북, 조각상 등의 전시물을 통해 아프리카인들의 생활과 예술혼을 느낄 수 있다. <위치:서울시 종로구 동숭동/개관시간:오전11시∼오후7시30분/입장료: 어른 3천원, 어린이 2천원/문의:02-741-0436>
▲이슬람성원 - 1976년 지어진 이슬람성원은 한국이슬람협회 사무실과 선교사무실이 있는 1층과 예배실이 있는 2·3층으로 구성된 사원 건물과 부속 건물이 전부. 하지만 쿠란이 빼곡이 적혀 있는 예배실 벽면이 이채롭다. 근처 터키음식점에서 이들의 전통음식을 맛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 될 듯하다. <위치:서울 이태원 소방서 근처/관람시간:오전9시~오후6시/입장료:무료/문의:02-793-6908, www.koreaislam.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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