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조건 속에서도 아시안게임 ‘종합 2위’ 영광
프로선수들 부진, 피겨스케이팅은 세계제패 가능성
발문 : 지난 해 12월 1일 개막 15일간의 일정을 끝으로 도하 아시안게임이 막을 내렸다. 승마 경기 도중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故 김형칠 선수, 남자 핸드볼 카타르전에서의 편파 판정 논란, 야구 농구 축구 등 프로스포츠들의 충격적인 패배 등 가슴 아픈 일들이 있었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한 선수와 지도자들 덕분에 우리나라는 3대회 연속 종합 2위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
종합 2위의 성적 ‘절반의 성공’
지난해 2006 도하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한국 대표선수들이 목표했던 ‘3회 연속 2위’ 약속을 겨우 지켰다. 한국이 카타르 도하로 향할 때 목표했던 금메달 수는 73개였지만 이번 대회에서 한국이 따낸 메달은 최근 아시안게임에 비교하면 매우 저조하다. 대회 중반까지 금메달이 더디게 나와 애간장을 태우기도 했지만 최강 중국에 이어 ‘아시아 2인자’의 위치를 지킨 셈이다. 대회 초반 사격과 역도, 배드민턴, 탁구 등 전략 종목에서 부진을 면치 못해 메달 경쟁에 차질을 빚었으며 효자종목들에서도 중국의 ‘황사 바람’에 의한 탓인지 경기력 면에서 떨어지는 수모를 겪었다. 구기종목의 잇단 참패 역시 선수단 분위기를 가라앉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했고, 수준이 후퇴됐다는 점에서 절반의 성공으로 평가절하 됐지만 선수들은 이런 악재 가운데 희망을 보여줬다.
특히 지난 대회의 주역은 박태환 선수로 수영은 아시아에서 일본과 중국이 워낙 강세를 보이는 종목인데 한국의 가능성을 보여주며 세계 정상으로의 방향을 제시한 것이 MVP 수상이 이룬 가장 큰 효과다. 박태환 선수는 “대회 MVP를 김형칠 선수에게 바치겠다”고 하며 오는 3월에 있을 세계 선수권대회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프로 종목 중 유일하게 금메달을 따낸 남자 배구의 후인정은 “민망할 정도로 프로 종목의 성적이 좋지 못했지만 이를 만회하기 위해 더 열심히 뛰어 좋은 결과를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양궁은 8년 만에 남녀 개인과 단체전을, 국기(國技) 태권도는 9체급을 휩쓸었으며 골프강국이라는 말이 무색치 않게 아시안게임 사상 처음으로 남ㆍ여 개인과 단체전 금메달을 얻어내 최강의 면모를 과시했다. 이어 유도(금4ㆍ은5ㆍ동3)와 사이클(금5ㆍ은2ㆍ동9), 볼링(금4ㆍ은4ㆍ동3), 펜싱(금4ㆍ은4ㆍ동2), 레슬링 그레코만형(금4) 등이 메달을 쓸어 종합 2위 원동력이 됐다.
‘김연아’ 은반 위의 퀸 오브 퀸 등극
지난해 ‘스포츠 10대 뉴스’를 선정한 결과 월드베이스볼클래식대회 한국 야구 4강, 삼성 프로야구 2연패, 이승엽 홈런 열풍, 설기현 프리미어리그 돌풍 등이 자리를 차지했다. 그 중 ‘은반의 요정’ 김연아의 세계 시니어 피겨 무대 첫 우승이 다른 뉴스들을 압도하며 단연 1위로 올라 우리나라 피겨 스케이팅의 세계 제패 가능성을 보여줬다. 특히 피겨는 오랫동안 세계 정상과의 기량 차가 커 오르지 못할 나무로 치부됐으나 세계 정상급 스타가 탄생해 더욱 주목을 받았다. ‘김연아 돌풍’은 그녀가 지난 시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에서 우승함으로써 정점에 달했고 세계 랭킹 1위를 지켜온 이리나 슬로츠카야(러시아)에 이어 일본의 라이벌 아사다 마오와 차세대 ‘은반 여왕’ 자리를 다투게 된 것. 김연아는 허리 통증과 스케이트화 교체의 악재가 겹쳤음에도 더블 악셀, 트리플 토롭, 비엘만 등 화려하면서도 안정된 기량을 선보여 그날 6명의 선수 중 가장 우아한 자태를 뽐냈다. 피겨에 있어 한국은 1990년대 후반 한국계 미국 선수 남나리가 기대를 모았으나 부상 후 페어 스케이팅으로 전환하는 등 남의 우승 잔치를 구경하기만 했다. 그러나 김연아의 출현으로 한국 피겨 스케이팅도 한 단계 도약할 기회를 잡은 것이다. 국내 피겨 등록선수가 100명도 채 안되는 현실은 여전히 열악하지만 야무진 16세 소녀 김연아는 자신이 가야할 곳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김연아는 내년부터 한국보다 주로 캐나다에 머물며 ‘브라이언 오셔’ 코치의 집중 교육을 통해 세계적인 피겨스타로 커가기 위한 준비를 할 계획이다.
우즈, 美골프기자협회 선정 ‘올해의 선수’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30·미국)가 자신의 재단이 주최한 타깃월드챌린지(총상금 575만 달러)에서 역전승을 거두며 지난 시즌을 화려하게 마쳤다. 우즈는 올해 상금 총액만 1000만 달러를 넘기며 부동의 스포츠 재벌 1위 자리를 지켰는데 이와 함께 지난해 미국 골프기자협회(GWAA)가 선정한 ‘2006 올해의 선수’에 뽑히는 영예까지 안았다. 지난해 브리티시오픈과 PGA챔피언십 등 2개 메이저대회를 포함해 PGA투어에서 8승을 거둔 우즈는 GWAA 투표결과 97%의 지지를 얻어 1996년 프로전향 이후 통산 8번째 이 상을 수상했으며 PGA투어 선수들의 투표로 뽑은 올해의 선수에도 선정돼 ‘잭 니클로스 트로피’를 받게 됐다. 이 밖에 PGA투어에서 연간 50라운드 이상을 뛴 선수 가운데 가장 낮은 타수를 기록해 ‘바이런 넬슨 상’을 차지해 미국프로골프협회(PGA of America)가 주는 시즌평균 최저 타수 상 ‘바든 트로피’를 놓친데 대한 위안을 삼았다. ‘바든 트로피’는 연간 60라운드 이상을 뛰어야 수상 자격이 있지만 우즈는 올해 55라운드만 치러 평균타수 68.11로 1위에 오르고도 68.88타를 기록한 짐 퓨릭(미국)에게 양보해야 했다. 최우수 여자 선수상은 ‘골프 여제’ 소렌스탐을 제치고 87%의 압도적 지지를 얻은 로레나 오초아(멕시코)가 받았다. 오초아는 다승왕, 상금왕, 평균 최소타를 친 선수에게 주는 베어 트로피 등을 휩쓸고 올해 LPGA 투어 6승을 거두는 등 뜻 깊은 한 해를 보냈다. 시니어 부문에서는 올해 챔피언스 투어에서 4승을 거둔 제이 하스(미국)가 선정됐고 시상식은 오는 4월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에서 개최되는 GWAA 연례총회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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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심과 함께 울고 웃는 선수들
스포츠의 역사가 길게 이어졌듯 오심도 그 역사를 같이 했다. 여전히 세계 축구 팬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신의 손’ 사건이 대표적인데 마라도나가 머리와 발이 아닌 손으로 골을 넣어 아르헨티나의 월드컵 우승을 따낸 것. 우리나라 오심의 역사는 1984년 LA올림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복싱의 김동길은 복싱 라이트 웰터급의 강력한 우승 후보였지만 8강전 미국의 제리 페이지와의 경기에서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어이없게 판정패를 당했고 한국 뿐 아니라 미국, 제3국 권투 관계자들도 부당한 판정이라며 불만을 터트렸지만 결과는 번복되지 않았다. 반대로 1988년 서울올림픽은 한국이 홈 이점을 누렸던 대표적 예였다. 복싱 라이트 미들급에 출전한 박시헌이 미국의 로이 존스와 금메달을 놓고 시합을 벌이는 가운데 두 차례 다운을 당하고 유효타에서도 열세를 보였지만 예상을 뒤엎고 박시헌이 금메달을 차지하게 된 것이다. 이로 인해 대회 마지막 날 12번째 금메달을 추가한 한국은 서독을 누르고 올림픽 종합 4위에 올랐다.
지난해 열렸던 도하 아시안게임에서도 한국의 스포츠는 오심과 함께 했다. 아시안게임 6연패를 노리던 한국 남자 핸드볼 대표팀이 중동 심판의 오심으로 4강에서 주저앉았기 때문이다. 두 걸음만 발을 떼도 오버스텝, 몸싸움이 조금만 벌어져도 한국 선수의 2분간 퇴장을 연발하는 등의 핸드볼 신이 경기를 해도 질 수밖에 없는 경기 진행으로 한국은 숱한 오심의 희생 역사에 한 점을 더하게 됐다며 억울함을 숨기지 못했다.
이처럼 괘씸한 오심을 당하면 분노가 일다 서서히 코미디처럼 허탈해 진다. 넓은 의미에선 오심이란 옷을 입고 있지만 따지자면 ‘편파판정’이라 할 수 있다. 한국대표 선수들은 국제무대에서 피해자에 위치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심지어 오심의 상처로 은퇴를 결심한 선수도 있었다. 99번의 명승부를 놓치더라도 숨은 곳에서 땀 흘린 진정한 승자의 열정을 패자가 앗아가는 한 번의 오심은 없어야 할 것이다.
프로선수들 부진, 피겨스케이팅은 세계제패 가능성
발문 : 지난 해 12월 1일 개막 15일간의 일정을 끝으로 도하 아시안게임이 막을 내렸다. 승마 경기 도중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故 김형칠 선수, 남자 핸드볼 카타르전에서의 편파 판정 논란, 야구 농구 축구 등 프로스포츠들의 충격적인 패배 등 가슴 아픈 일들이 있었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한 선수와 지도자들 덕분에 우리나라는 3대회 연속 종합 2위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
종합 2위의 성적 ‘절반의 성공’
지난해 2006 도하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한국 대표선수들이 목표했던 ‘3회 연속 2위’ 약속을 겨우 지켰다. 한국이 카타르 도하로 향할 때 목표했던 금메달 수는 73개였지만 이번 대회에서 한국이 따낸 메달은 최근 아시안게임에 비교하면 매우 저조하다. 대회 중반까지 금메달이 더디게 나와 애간장을 태우기도 했지만 최강 중국에 이어 ‘아시아 2인자’의 위치를 지킨 셈이다. 대회 초반 사격과 역도, 배드민턴, 탁구 등 전략 종목에서 부진을 면치 못해 메달 경쟁에 차질을 빚었으며 효자종목들에서도 중국의 ‘황사 바람’에 의한 탓인지 경기력 면에서 떨어지는 수모를 겪었다. 구기종목의 잇단 참패 역시 선수단 분위기를 가라앉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했고, 수준이 후퇴됐다는 점에서 절반의 성공으로 평가절하 됐지만 선수들은 이런 악재 가운데 희망을 보여줬다.
특히 지난 대회의 주역은 박태환 선수로 수영은 아시아에서 일본과 중국이 워낙 강세를 보이는 종목인데 한국의 가능성을 보여주며 세계 정상으로의 방향을 제시한 것이 MVP 수상이 이룬 가장 큰 효과다. 박태환 선수는 “대회 MVP를 김형칠 선수에게 바치겠다”고 하며 오는 3월에 있을 세계 선수권대회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프로 종목 중 유일하게 금메달을 따낸 남자 배구의 후인정은 “민망할 정도로 프로 종목의 성적이 좋지 못했지만 이를 만회하기 위해 더 열심히 뛰어 좋은 결과를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양궁은 8년 만에 남녀 개인과 단체전을, 국기(國技) 태권도는 9체급을 휩쓸었으며 골프강국이라는 말이 무색치 않게 아시안게임 사상 처음으로 남ㆍ여 개인과 단체전 금메달을 얻어내 최강의 면모를 과시했다. 이어 유도(금4ㆍ은5ㆍ동3)와 사이클(금5ㆍ은2ㆍ동9), 볼링(금4ㆍ은4ㆍ동3), 펜싱(금4ㆍ은4ㆍ동2), 레슬링 그레코만형(금4) 등이 메달을 쓸어 종합 2위 원동력이 됐다.
‘김연아’ 은반 위의 퀸 오브 퀸 등극
지난해 ‘스포츠 10대 뉴스’를 선정한 결과 월드베이스볼클래식대회 한국 야구 4강, 삼성 프로야구 2연패, 이승엽 홈런 열풍, 설기현 프리미어리그 돌풍 등이 자리를 차지했다. 그 중 ‘은반의 요정’ 김연아의 세계 시니어 피겨 무대 첫 우승이 다른 뉴스들을 압도하며 단연 1위로 올라 우리나라 피겨 스케이팅의 세계 제패 가능성을 보여줬다. 특히 피겨는 오랫동안 세계 정상과의 기량 차가 커 오르지 못할 나무로 치부됐으나 세계 정상급 스타가 탄생해 더욱 주목을 받았다. ‘김연아 돌풍’은 그녀가 지난 시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에서 우승함으로써 정점에 달했고 세계 랭킹 1위를 지켜온 이리나 슬로츠카야(러시아)에 이어 일본의 라이벌 아사다 마오와 차세대 ‘은반 여왕’ 자리를 다투게 된 것. 김연아는 허리 통증과 스케이트화 교체의 악재가 겹쳤음에도 더블 악셀, 트리플 토롭, 비엘만 등 화려하면서도 안정된 기량을 선보여 그날 6명의 선수 중 가장 우아한 자태를 뽐냈다. 피겨에 있어 한국은 1990년대 후반 한국계 미국 선수 남나리가 기대를 모았으나 부상 후 페어 스케이팅으로 전환하는 등 남의 우승 잔치를 구경하기만 했다. 그러나 김연아의 출현으로 한국 피겨 스케이팅도 한 단계 도약할 기회를 잡은 것이다. 국내 피겨 등록선수가 100명도 채 안되는 현실은 여전히 열악하지만 야무진 16세 소녀 김연아는 자신이 가야할 곳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김연아는 내년부터 한국보다 주로 캐나다에 머물며 ‘브라이언 오셔’ 코치의 집중 교육을 통해 세계적인 피겨스타로 커가기 위한 준비를 할 계획이다.
우즈, 美골프기자협회 선정 ‘올해의 선수’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30·미국)가 자신의 재단이 주최한 타깃월드챌린지(총상금 575만 달러)에서 역전승을 거두며 지난 시즌을 화려하게 마쳤다. 우즈는 올해 상금 총액만 1000만 달러를 넘기며 부동의 스포츠 재벌 1위 자리를 지켰는데 이와 함께 지난해 미국 골프기자협회(GWAA)가 선정한 ‘2006 올해의 선수’에 뽑히는 영예까지 안았다. 지난해 브리티시오픈과 PGA챔피언십 등 2개 메이저대회를 포함해 PGA투어에서 8승을 거둔 우즈는 GWAA 투표결과 97%의 지지를 얻어 1996년 프로전향 이후 통산 8번째 이 상을 수상했으며 PGA투어 선수들의 투표로 뽑은 올해의 선수에도 선정돼 ‘잭 니클로스 트로피’를 받게 됐다. 이 밖에 PGA투어에서 연간 50라운드 이상을 뛴 선수 가운데 가장 낮은 타수를 기록해 ‘바이런 넬슨 상’을 차지해 미국프로골프협회(PGA of America)가 주는 시즌평균 최저 타수 상 ‘바든 트로피’를 놓친데 대한 위안을 삼았다. ‘바든 트로피’는 연간 60라운드 이상을 뛰어야 수상 자격이 있지만 우즈는 올해 55라운드만 치러 평균타수 68.11로 1위에 오르고도 68.88타를 기록한 짐 퓨릭(미국)에게 양보해야 했다. 최우수 여자 선수상은 ‘골프 여제’ 소렌스탐을 제치고 87%의 압도적 지지를 얻은 로레나 오초아(멕시코)가 받았다. 오초아는 다승왕, 상금왕, 평균 최소타를 친 선수에게 주는 베어 트로피 등을 휩쓸고 올해 LPGA 투어 6승을 거두는 등 뜻 깊은 한 해를 보냈다. 시니어 부문에서는 올해 챔피언스 투어에서 4승을 거둔 제이 하스(미국)가 선정됐고 시상식은 오는 4월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에서 개최되는 GWAA 연례총회에서 열린다.
box기사
오심과 함께 울고 웃는 선수들
스포츠의 역사가 길게 이어졌듯 오심도 그 역사를 같이 했다. 여전히 세계 축구 팬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신의 손’ 사건이 대표적인데 마라도나가 머리와 발이 아닌 손으로 골을 넣어 아르헨티나의 월드컵 우승을 따낸 것. 우리나라 오심의 역사는 1984년 LA올림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복싱의 김동길은 복싱 라이트 웰터급의 강력한 우승 후보였지만 8강전 미국의 제리 페이지와의 경기에서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어이없게 판정패를 당했고 한국 뿐 아니라 미국, 제3국 권투 관계자들도 부당한 판정이라며 불만을 터트렸지만 결과는 번복되지 않았다. 반대로 1988년 서울올림픽은 한국이 홈 이점을 누렸던 대표적 예였다. 복싱 라이트 미들급에 출전한 박시헌이 미국의 로이 존스와 금메달을 놓고 시합을 벌이는 가운데 두 차례 다운을 당하고 유효타에서도 열세를 보였지만 예상을 뒤엎고 박시헌이 금메달을 차지하게 된 것이다. 이로 인해 대회 마지막 날 12번째 금메달을 추가한 한국은 서독을 누르고 올림픽 종합 4위에 올랐다.
지난해 열렸던 도하 아시안게임에서도 한국의 스포츠는 오심과 함께 했다. 아시안게임 6연패를 노리던 한국 남자 핸드볼 대표팀이 중동 심판의 오심으로 4강에서 주저앉았기 때문이다. 두 걸음만 발을 떼도 오버스텝, 몸싸움이 조금만 벌어져도 한국 선수의 2분간 퇴장을 연발하는 등의 핸드볼 신이 경기를 해도 질 수밖에 없는 경기 진행으로 한국은 숱한 오심의 희생 역사에 한 점을 더하게 됐다며 억울함을 숨기지 못했다.
이처럼 괘씸한 오심을 당하면 분노가 일다 서서히 코미디처럼 허탈해 진다. 넓은 의미에선 오심이란 옷을 입고 있지만 따지자면 ‘편파판정’이라 할 수 있다. 한국대표 선수들은 국제무대에서 피해자에 위치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심지어 오심의 상처로 은퇴를 결심한 선수도 있었다. 99번의 명승부를 놓치더라도 숨은 곳에서 땀 흘린 진정한 승자의 열정을 패자가 앗아가는 한 번의 오심은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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