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유승민 거취 '침묵' 속…김태호 돌발 발언에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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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유승민 거취 '침묵' 속…김태호 돌발 발언에 '긴장'
  • 편집국
  • 승인 2015.06.29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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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3시 국회서 긴급 추가 최고위, 유 원내대표 거취 등 논의 예정

   
▲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새누리당 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무성 대표와 서청원 최고위원이 피곤한 표정을 하고 있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29일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극복과 제2연평해전 13주년에 현장 최고위원회의의 초점을 맞춘 만큼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를 거론하지 않기로 내부 단속을 했으나, 김태호 최고위원이 유 원내대표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고 나서면서 팽팽한 긴장감이 이어졌다.

새누리당은 이날 오전 경기 평택에서 현장 최고위를 열고 메르스로 인해 직격탄을 맞은 평택시의 상황을 보고받고 대책을 논의했다.

당초 해당 현장 최고위에서 유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가 거론될 것이라 예상됐으나, 김무성 대표는 이 문제는 이날 오후 3시 친박(친 박근혜)계인 서청원, 이정현 최고위원 등이 참석한 오후 긴급 최고위에서 논의키로 정리한 뒤 회의를 시작했다.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 이인제 김태호 김을동 최고위원, 원유철 정책위의장 등은 무거운 표정으로 회의장에 들어섰다.

김 대표와 유 원내대표는 국회법 개정안과 유 원내대표 거취 논란 등 현안에 대해선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김 대표는 "메르스가 평택에서 처음 시작됐다. 지역경제가 크게 흔들리고 있는데 메르스를 하루빨리 이겨내겠다는 결의를 다지기 위해 이곳 평택에서 최고위를 연다"고 말문을 연 뒤 "우리 국민들도 '팀 코리아'의 모습으로 메르스를 빨리 이겨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 제2연평해전 13주년을 맞아 여섯 용사들의 이름을 한 명 한 명 언급, "국가 안보와 국민 생명과 안전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최우선적 가치"라면서 "새누리당은 국가를 위해 생명을 바친 호국영웅, 애국용사들이 소외받고 홀대받는 일 없도록 입법 제도적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유 원내대표도 "평택은 메르스 때문에 큰 타격을 입었다. 불안한 평택 시민들과 여러 큰 피해를 당한 원로들께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평택에서) 메르스가 시작된 만큼 평택에서 종식되길 바란다"며 "평택에서 나온 여러 건의사항들을 이번 추경(추가경정예산)과 2016년 예산에 적극 반영하는 것을 진지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유 원내대표는 이어 "오늘 제2연평해전 13주기 기념식에서 13년 전 있었던 그 일을 되새기면서 우리 평택이 국가안보의 성지로 모든 국민들 가슴 속에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새누리당이 국가보훈을 위해 앞으로 실질적인 대책을 내놓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덤덤한 표정으로 최고위가 열리던 중 김태호 최고위원이 메르스와 제2연평해전에 관한 발언을 한 뒤 "이런 자리에서 이런 얘기를 하고 싶지 않았다"고 운을 떼자 긴장감이 고조되기 시작했다.

김 최고위원은 "가슴 아픈 이야기지만 당청 간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가장 큰 원인을 제공한 유 원내대표가 용단을 내려야 한다"며 "이제 당과 나라를 위해 또는 개인을 위해서라도 대승적 결단이 필요하다"고 유 원내대표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유 원내대표는 김 최고위원이 자신의 거취에 대한 발언을 이어가는 내내 굳은 표정으로 앞을 응시하거나 허공을 응시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어 "김 대표에게도 한 말씀 드린다. 최고위원들 중 (회의에) 안 온 분들이 많은데 나머지 분들도 제 뜻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며 "통합은 문제가 되고 있는 유 원내대표 문제 해결부터 해소하고 가는 게 통합의 진정한 출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와 유 원내대표 사이에서 중재의 역할을 계속 해오던 김 대표를 향해 향해 유 원내대표 사퇴 주장에 목소리를 더할 것을 요구한 것이다.

그러자 김 대표는 "오늘 오후 3시 이 문제를 갖고 최고위에서 회의하기로 결정했다. 현장 최고위 주제는 메르스 극복과 제2연평해전 관련한 주제다. 이를 지켜주길 바란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김 대표는 또 "김 최고위원이 협조를 안 해서 평택 상공인들에게 할애할 시간이 없다"고 거듭 김 최고위원을 압박하기도 했다.

앞서 이날 김 대표 등 몇몇 최고위원들은 최고위에 앞서 김 최고위원에게 유 원내대표 거취와 관련한 이야기를 하지 말 것을 당부했으나 김 최고위원은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최고위원, 당직자들 사이에선 메르스 사태와 제2연평해전 관련한 이야기만 나왔다.

이인제 최고위원은 "평택은 메르스 공포의 직격탄이 내려진 곳"이라면서 "당과 정부는 메르스 공포로부터 피해를 입은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피해 입은 분들(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을동 최고위원은 "월드컵의 함성으로 가득했던 2002년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치열한 사투 끝에 우리 영해를 지켜내고 장렬히 전사한 충무공의 후예를 기억한다"며 "그 날의 아픔으로 마음의 상처를 입은 유가족과 생존 장병 전우 여러분에게 위로와 격려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원유철 정책위의장은 "메르스 후폭풍이 만만치않다. 소비심리 위축, 내수 부진으로 경제가 매우 어렵다. (소상공인들을 위한) 정부 지원대책이 신속히 이뤄져서 현장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들에게 큰 도움이 제대로 돼야 할 것"이라며 "추경도 그런 입장에서 신속 편성해서 메르스와 가뭄으로 인한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밝혔다.

원 의장은 이어 "국가와 국민을 위한 헌신과 희생이 제대로 보상될 때 호국정신이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며 "해당 법안들을 적극 검토해 참전 용사 가족들의 명예가 회복될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말했다.

경기 평택을 지역구의 유의동 의원은 당 지도부에게 평택을 찾아줘 고맙다는 인사를 전한 후 "평택이 메르스를 극복하고 예전의 일상으로 최대한 빨리 돌아가는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이날 오후 3시 국회에서 긴급 추가 최고위를 열어 유 원내대표 거취 등 국회법 관련한 논란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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