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李총리, 입술 깨물며 애써 울음 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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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李총리, 입술 깨물며 애써 울음 참아
  • 신현희 부장
  • 승인 2015.04.28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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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탑승전 직원들 바라보며 말못한채 아쉬운 표정

   
 
성완종 사건으로 직에서 물러나게 된 이완구 국무총리가 27일 오후 다소 북받치는 울음을 애써 참으려 입술을 깨무는 등 많은 아쉬움을 뒤로한채 정부서울청사를 힘겹게 떠났다.

제43대 이완구 국무총리 이임식이 열린 곳은 정부서울청사 별관 2층 대강당.

이임식 사회는 역대 첫 여성 의정관인 행정자치부 김혜영 의정관이 맡았다. 임명 당시 주목을 받았던 김 의정관은 첫 행사로 총리 이임식을 주관하는 이례적인 기록을 남기게 됐다.

이임식 시작을 7분 정도 앞둔 이날 오후 6시3분께 각 부처 장·차관들이 입장했다. 반면 성완종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을 지휘하는 황교안 법무부 장관과 국무회의 참석 문제로 이 총리로부터 지적을 받았던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이 총리 입장과 거의 동시에 식장으로 들어와 착석했다.

이 총리가 입장하자 행사장에 있던 공무원들은 전원 기립박수를 쳤다. 국민의례와 애국가 제창,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 후에 이 총리 이임사가 이어졌다.

이 총리는 담담한 목소리로 미리 준비한 이임사를 읽어 내렸다. 짤막한 이임사 후 이 총리는 연단 위에 서서 장·차관들과 차례로 악수를 나누고 기념촬영을 했다. 이 총리는 장관들과 악수를 나눌 때도, 사진 촬영을 할 때도 엷은 웃음을 띠는 등 동요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려 애썼다.

촬영을 마친 이 총리는 장관들의 호위 속에 정부서울청사 별관과 본관을 잇는 통로, 일명 구름다리를 통해 청사 본관으로 도보로 이동했다. 본관 1층 로비를 통과한 이 총리는 본관 출입구 앞 계단에 도열해있던 총리실 직원들과 함께 기념사진 촬영을 했다.

이 총리는 차량에 탑승하기 전 직원들을 향해 뒤돌아서서 오른손을 들어 감사의 뜻을 표했다. 직원들이 격려의 박수를 치자 만감이 교차하는 듯 이 총리는 눈물을 글썽이며 입술을 깨물었다. 차량이 도착해 문이 열렸지만 그는 무언가 말을 하고 싶은 듯 한동안 직원들을 바라보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일부 직원들도 그런 이 총리를 바라보면서 눈시울을 적시는 모습이었다. 직원들의 표정은 대체로 어두웠다. 황교안 장관 역시 떠나는 이 총리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착잡한 표정을 지은 뒤 곧 청사를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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