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포 바닷가에서 들었던 평화의 메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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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포 바닷가에서 들었던 평화의 메세지
  • 이두섭 기자
  • 승인 2018.12.13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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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두섭 작가의 스케치로 만나는 감성여행 스토리
강릉경포1 이두섭

[시사매거진=이두섭 기자] [이두섭의 여행스케치] 젊을 때부터 다져온 역마살이 또 도졌다. 황사가 잔뜩 낀 날 동해 바다가 쉼 없이 생각났다. 코끝이 매콤한 아침이었다. 무작정 카메라와 그림 도구를 챙겨 영동고속도로에 차를 올렸다. 강릉의 공기가 무척 궁금했다.

그곳의 갈매기, 그리고 파도 소리는 여전하겠지. 처음 경포 바닷가에 가서 들었던 파도 소리, 아직도 똑같이 들리는지, 그것들을 그리는 그리움은 심한 감기 걸렸을 때 대책 없이 터져 나오는 기침 같았다. 대관령에 도착할 때까지 내내 그랬다. 아직도 그리움에 열병을 앓는 문학소년 같은 감정에 스스로 계면쩍어 살짝 헛헛한 웃음도 터져 나왔다. 그것도 그렇지만 동해 바다로 내 몸이 향해져 있다는 사실로 내내 입가에 웃음이 돌았다. 경포호수를 끼고 드디어 바다에 도착했다. 바다로 향하는 길은 앞으로만 있었으나 바다에서는 앞으로의 길이 없었다. 좌우로 나누어지는 길만 있었다. 그래서 이곳이 여행의 끝이라 생각됐다. 밀려오는 바다 냄새와 파도 앞에서 마음을 가지런히 정리하기 좋았다.

강릉경포2 이두섭

수평선, 가로로 되어 있고 나의 눈도 가로로 되어 같이 마주할 수 있음이 참으로 다행이었다. 추상적 존재인 바다는 이곳 뭍으로 끊임없이 파도를 보내주고 반복적으로 밀려오는 파도는 어찌 보면 나비의 날갯짓 같기도 했다. 해안선을 따라 북쪽 방향과 남쪽 방향의 풍경을 그려보기로 했다. 원시의 해변에 우뚝 서있는 큰 건물이 보기 싫어 스케치에선 배제하였다. 대자연 앞에서는 자연만을 존재시키는 것이 맞는 듯했다.

아주 오랜 시간 인간의 세포에 깃들여진 파도 소리만을 들었다. 그렇게 1.8 km길이의 경포해변에서 무념무상 긴 사색으로 머릿속을 맑게 환원시켰다. 눈빛이 다시 살아난 듯했다. 여행목록에 있는 바다는 항상 옳았다. 진정성 있는 힐링, 어지러운 마음은 그곳에서 끝나고 새로 시작되는 마음이 있어 바다는 영원히 사랑할 수밖에 없는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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