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롭고 힘든 아이들의 ‘경찰 아빠’ 김문석
상태바
외롭고 힘든 아이들의 ‘경찰 아빠’ 김문석
  • 공동취재단
  • 승인 2015.02.03 16: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험한 세상 어렵고 힘든 청소년들의 다리가 되다

2015년 을미년 새해가 밝은 지도 벌써 한 달이 넘었다.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찬바람이 부는 겨울이 가고 어느덧 따뜻한 봄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는 듯하다. 특히 따뜻한 남쪽 제주에서 들려오는 따뜻한 이야기는 끝물 추위도 잠시 잊은 채 어느덧 가슴에 봄이 내려앉아 마음을 따뜻하게 적셔주고 있다.

 
따뜻한 이야기의 주인공은 제주 서귀포경찰서 남원파출소 김문석 순찰2팀장이다. 그는 서귀포의 토박이로 일찍이 가정에서의 대화 결여 등 갈등으로 각종 일탈 행동을 하거나 학교에서 부적응하는 학생들이 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선도활동을 하고 있다. 서귀포시지역 청소년 상담 및 선도를 위해 청소년진로멘토 특강, 결손가정불우 청소년 지원, 부모와 교사 등과의 반항심 해소를 위해 체험봉사활동, 극기훈련, 멘토 학생등과의 관광지 견학, 영화관람, 중식 등 제공하면서 오늘도 소외받고 있는 불우청소년 선도에 앞장서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사회에서 소외 받고 있는 소외계층(무의탁 노인, 시설보호 아동) 등을 대상으로 약 30여 년간에 걸쳐 매달 후원지역을 선정, 그의 아내와 함께 식사제공 및 부식 지원 등의 후원을 하고 있다.

외로운 아이들의 일탈, 사랑으로 보듬어 줘야
지난 2001년부터 서귀포 청소년들을 상대로 상담활동을 해오고 있는 김 팀장은 ‘서귀포룸비니청소년상담소’라는 개인 상담실까지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지난 한해에만 118명이나 상담을 했고 지금도 가정에서나 학교에서 계속 상담과 선도의뢰를 받아 비번이나 휴무일에도 5명에서 10명까지 성심껏 상담을 해오고 있다. 
아이들의 일탈에는 무엇보다도 어른들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김 팀장은 최근에 상담한 아이들 중 기억에 남는 일화를 소개했다.

김 팀장은 서귀포룸비니청소년상담소에서 가출 등 일탈 행위를 일삼아 가정이나 학교에서 도저히 감당이 안 된다며 추영호, 강호진, 송철수 학생(가명)에 대한 상담의뢰를 받았다. 우선 김 팀장은 점심을 먹이기 위해 시내의 한 식당에 들어갔는데 이 학생들이 밥을 한 그릇씩 뚝딱 비우더니 밥을 더 먹어도 되냐고 묻더란다. 김 팀장이 마음껏 먹어도 좋다고 하니 영호는 밥을 세 그릇, 호진이는 네 그릇, 철수는 여섯 그릇을 뚝딱 비웠다고. 그런데 사실은 이 학생들이 집에 돌아가도 밥 한 끼 챙겨 먹여줄 사람이 없는 결손가정 아이들이었던 것이다.

“한 끼라도 먹을 수 있을 때에?최대한 많이 먹어 두어야 하루를 버틸 수 있다고 하는 불쌍한 아이들이었어요. 특히 영호는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시고 가족이라고는 할아버지 밖에는 남지 않았고 그 분마저 암 투병 중으로 언제 혼자가 될지 모른다며 할아버지께서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가정에서도 학교에서도 감당할 수 없는 불량청소년의 다른 모습은 아무도 보살피지 않는 외로운 아이들 이었던 것이다. 이후 지속적인 상담으로 아이들의 상처를 보살펴 준 김 팀장. 이후 영호는 성인이 될 때까지 김 팀장이 진짜 아버지처럼 보살펴 주기로 했다.

“처음에는 영호가 쑥스러워 하더니 이제는 아빠하고 곧잘 부르고 있습니다.”
이 아이들과의 상담으로 우리 아이들이 비뚤어지는 이유를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는 김 팀장은 “아이들을 보듬어 주지 못하면 비뚤어질 수밖에 없고 가정과 학교가 보듬어주니 못하면 우리 경찰이라고 보듬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김 팀장은 ‘청소년들은 우리 모두의 아이들’이라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이를 묵묵히 실천하고 있다.

 
따뜻한 도움이 따뜻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그동안 김 팀장은 자원봉사활동과 후원을 하면서 참 많은 일들을 겪었다. 그 중에서도 오래전부터 알코올 중독 증세와 정신분열 등의 질환을 앓고 있는 부친으로부터 도끼 등으로 폭행당하며 살고 있던 아이들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전했다.

부친은 집안 냉장고, 세탁기, 장롱, 밥상 등을 도끼로 찍어 부수고, 95세(당시나이)의 할머니 멱살을 잡고 돈 내놓으라며 끌고 다니는 등의 지나친 폭행을 일삼았다. 겁에 질린 아이들은 할머니와 함께 부산 고모 집으로 피신했다가 다시 집에 돌아 왔지만 계속되는 부친 횡포로 어쩔 수 없이 할머니를 집에 남겨두고 아이들은 결국 가출하게 되었다. 하지만 집에 혼자 남겨진 할머니가 걱정되어 아이들은 할머니와 함께 동네 밀감과수원 비닐하우스에서 은신하며 학교를 다닐 수밖에 없다. 부친은 학교에까지 찾아와 폭행을 저질렀다. 바로 현장 확인을 한 결과 이 모든 게 사실로 드러났다. 너무도 안타까운 사실에 김 팀장은 이 가족을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싶었고 모든 자원을 통해서라도 해결하고 싶었다.

우선 아이들은 부친의 형사적 처벌보다는 정신적 질환을 치료해달라고 했다. 이에 김 팀장은 평소 도움을 준 지인들을 통해 제주의료원에 장기 입원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주변의 자원봉사자와 학교 교사들의 도움으로 집안 방역소독을 실시했고, 학생들의 학업 성적 향상을 위해 소직이 받고 있는 보수와 용돈을 절약해 학원비 지원 및 부식지원, 생활비 지원 등을 지원해 주었다. 관할 동사무소에 협조를 구해 학생들이 살고 있는 집수리와 노모가 생활 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화장실 등을 신설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기도 했다. 입원중인 부친은 많이 호전되어 지금은 아이들이 두렵기만 하던 아버지를 자유롭게 면회하기도 했다.

그 이후 퇴원해 행복한 가정을 이룰 수 있도록 끊임없는 관심을 갖고 선도해 범죄로부터 보호해 주었고, 그 이후부터 현재까지 약 12년간 이 가정을 수시로 방문하며 상담과 지원활동은 물론 보호자 역할을 하고 있다.
학생들의 조모는 이제 눈을 감아도 손자들을 맡아줄 새 아들이 있어 편히 눈을 감을 수 있을 것 같다는 말을 자주 반복하면서 기뻐해 하며 아이들은 자신들도 커서 꼭 성공해 삼촌같이 우리 사회에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도와주는 사람이 되겠다고 김 팀장과 약속 했다. 그 약속은 오늘 날 남동생은 제주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해 건축사 활동을 하고, 누나는 제주대학교 인문사회학과를 졸업해 여자경찰관으로 당당한 삶을 살면서 사회에 꼭 필요로 하는 사람으로 성장하겠다는 약속을 지켜나가고 있다. 아버지는 자식들이 커가는 모습을 보면서 가족들을 위해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이게 바로 김문석 팀장이 일을 하는 이유이다.

김 팀장은 우리 이웃에서 소외를 받으며 추린 배를 움츠리고 방황하는 청소년들에게 조금이나마 희망을 이어주기 위해 오늘도 어렵고 힘든 소외계층 청소년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청소년 상담 및 선도활동을 하고 있다. 한해 300∼400여 명의 청소년들과 함께하면서 학교와 가정 등에서 청소년범죄 가담 등 일탈행위로 얼룩진 청소년들에게 학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하는 그는 경찰아빠로서의 소임을 다하고 있다. 때론 힘들기도 하지만 김 팀장에게 있어 이 일은 행복이고 그게 바로 멈출 수 없는 이유이고 우리나라 미래 우수한 인적자원을 지켜야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주요기사